20대초의 그 순수하고 돈, 명예, 집안, 스펙 이런거 안 따지고

오로지 섹스와 유희, 사랑으로만 서로가 서로를 끄는 그런 관계

한남동에서 만나서 거기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걸어다니면서..

엄청 더웠음 기억상 등에 땀 나고
짤이 그때 찍은 사진임

마치 이 큰 세상은 무섭게 느껴지고 오지 같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같이 손 잡고 탐험가 처럼 그 속을 누비고 다니는 그 안정감과 궁금함, 미지를 향해 손 잡고 걸어가는 기대감,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전부 엮이어서 야릇하고 이상한 느낌들
그냥 여기저기 쏘아 다니면서, 화장 안한 수수한 얼굴도 예쁘고, 작은 손도 예쁘고, 큰 눈도 예쁘고, 항상 충동적으로 키스해주고 싶고 길 가다가도 멈추고 그냥 서로 안다가 가시 걷고
내가 우울하면 위로해주고 걔가 우울하면 위로해주고 아픈 영혼들 끼리 합치니까 무서울게 하나도 없었음
난 그때 n수생이었는데 수능 따위 하나도 안 무섭게 느껴지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공부 해서 의대나 서울대 가서 잘 보살피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음

나의 출세와 욕망과 명예, 의대를 향한 막연한 갈망이 아닌, 남을 위한 나의 노력이 제일 깃털같이 가벼웠음
보고 싶다 너무 우울해

이번에 의대 성적 나왔는데 내 곁에 없어서 너무 슬픔

막 자랑하고 내가 먹여살릴게 라는 우스갯 소리라도 해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