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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소 견과류의 세계 (4) 견과류 섭취 시 주의 사항
https://www.youtube.com/watch?v=pmZWXHcc5Ss견과류는 고소한 맛을 자랑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1) 과다 섭취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지만, 그래도 지방산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살이 찌기 쉽습니다.또한 단시간에 많이 섭취하는 경우 가스가 차거나 속이 더부룩할 수 있고, 설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하루 한 봉 (~20 g) 남짓 먹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2) 보관 문제아플라톡신의 분자 구조견과류를 밀봉하지 않고 상온에 장기 보관하는 경우, 곰팡이의 일종인 Aspergillus flavus와 Aspergillus parasiticus가 견과류에 자리잡아 아플라톡신 (aflatoxin)이라는 독소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아플라톡신은 1급 발암물질 (확실한 발암물질) 중 하나로, 아플라톡신에 노출되면 간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견과류에 있는 아플라톡신 기준치를 설정하여 관리합니다.아플라톡신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 견과류를 보관할 때는 밀봉하여 냉장/냉동 보관해야 하며, 곰팡이가 피거나 변색/수축 현상이 일어난 견과류는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또한 진공 포장된 견과류의 경우 개봉 후에 빠르게 섭취하고, 소비기한이 지났다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3) 알레르기견과류 알레르기견과류는 사람에 따라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도 한데, 크게 땅콩 알레르기 (peanut allergy)와 나무 견과 알레르기 (tree nut allergy)로 분류됩니다.견과류 내에 있는 알레르기 항원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가볍게는 가려움, 두드러기, 복통부터 심하게는 과민성 쇼크 (anaphylaxis)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견과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 절대 견과류를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한편 특정한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어도 다른 견과류에는 알레르기가 없기도 합니다.견과류 알레르기를 비롯하여 식품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총 19종의 원료에 대해 해당 원료가 사용된 경우 함유량과 관계없이 제품 포장지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ㅇㅇㅇ 함유).또한 같은 제조 과정을 통해 생산하여 불가피하게 혼입 가능성이 있을 때에도 주의사항 문구를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ㅇㅇㅇ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매장에서는 제품명이나 가격 표시 주변에 해당 원재료명을 표시하여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이렇게 규정된 19종의 원료는 알류 (가금류의 알),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게, 오징어, 고등어, 조개류 (굴, 전복, 홍합 포함), 우유, 땅콩, 호두, 잣, 대두, 복숭아, 토마토, 밀, 메밀, 아황산류 (최종 제품에 10 mg/kg 이상 함유된 경우)인데, 이 중 3종의 원료가 식품으로서의 견과류인 땅콩, 호두, 잣입니다.프랑켄 지방: 하늘색 지역은 전 지역이 프랑켄 지방에 속하며, 연두색 지역은 일부 지역이 프랑켄 지방에 속합니다.한편 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영상으로 넣었던 노래는 '흑갈색은 헤이즐넛 (Schwarzbraun ist die Haselnuss)'이라는 독일의 민요이자 군가입니다.이 노래는 18세기 후반 독일 남부의 프랑켄 지방 (Franken)에서 유래한 노래로,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흥겨운 노래입니다.'흑갈색'으로 상징되는 갈색 머리카락/갈색 눈동자를 가진 여성에 대한 노래는 16세기 이후부터 많이 나왔는데, 흔히 '금발벽안 (金髮碧眼; blonde hair and blue eyes - 금색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과 반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이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1절)Schwarzbraun ist die Haselnuss,헤이즐넛은 흑갈색이고,Schwarzbraun bin auch ich, ja bin auch ich.나 또한 흑갈색, 나 또한 그래.Schwarzbraun muss mein Mädel sein,내 애인도 흑갈색이어야 해,Gerade so wie ich!바로 나처럼!(후렴)Holdrio, duwiduwidi, ha ha ha.홀드리오, 두비두비디, 하하하.Holdrio, duwiduwidi, ha ha ha.홀드리오, 두비두비디, 하하하.Holdrio, duwiduwidi, ha ha ha.홀드리오, 두비두비디, 하하하.Holdrio, duwiduwidi!.홀드리오, 두비두비디!(2절)Mädel hat mir'n Busserl geb'n,소녀가 나에게 해준 입맞춤은,Hat mich schwer gekränkt, ja schwer gekränkt.나를 많이 상처입혔어, 그래 많이 상처입혔지.Hab' ich ihr's gleich wiedergeb'n,내가 그걸 그녀에게 다시 돌려줘야겠어,Ich nehm' ja nichts geschenkt!나는 아무것도 그냥 받지 않아!(3절)Mädel hat nicht Hof noch Haus,소녀는 마당이나 집이 없고,Mädel hat kein Geld, ja hat kein Geld.소녀는 돈이 없어, 그래 돈이 없지.Doch ich geb sie nicht heraus,하지만 나는 그녀를 내버리지 않을거야.Für alles in der Welt!이 세상 그 무엇에게도!지금까지 '고소 고소 견과류의 세계'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실시간 베스트 등록을 거부합니다. [시리즈] 고소고소 견과류의 세계 시리즈 · 고소고소 견과류의 세계 (1) 견과류의 분류 및 식물(형태)학적 견과류 · 고소고소 견과류의 세계 (2) 음식으로서의 견과류 - 핵과 · 고소고소 견과류의 세계 (3) 음식으로서의 견과류 - 협과, 삭과 등
작성자 : 에스프리고정닉
아시아 18위 레스트랑 세브세도어 방문기. 구강 대만족
격조 있는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일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는 것과 같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적 음식을 영접하다 보면 훌륭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과 유사한 감흥을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방문지가 세븐스도어(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18위)라면 세계적인 연주자나 유명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관람을 앞둔 클래식 애호가처럼 한껏 들떠 옷매무새와 몸가짐까지 신경 쓰게 된다.예약 시간인 정오에 맞춰 도착하니 메뉴 안내지가 음악회 프로그램북처럼 조신하게 놓여 있다. 연주 곡명을 살펴보듯 안내지에 적힌 코스 요리 하나하나를 눈으로 음미하는데 차분한 검은색 의상에 금발 머리카락의 직원이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다가온다. 다소 어눌한 한국어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간장과 과일청 등의 샘플을 보여주며 그 특별함을 마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우수성을 전하듯 설명한다. 마침 옆 좌석에 앉은 외국인 손님이 눈에 들어오니 이 레스토랑이 얼마나 글로벌한 장소인지를 새삼 절감한다.첫 음식은 잘게 썬 나물이 들어간 두세 숟가락 분량의 전복죽이다. 단조롭고 빤한 메뉴에서 발견되는 예외적 특별함은 더욱 인상에 남는 법. 나물의 쌉쌀함과 고소한 기름 내음이 진동하는 가운데 그 무엇보다도 쌀알의 질감이 충격적이다. 한 알 한 알이 마치 각각 정성스럽게 조리된 듯해서 그 젤리와 같은 탱글탱글함은 혀로 개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 집에 있는 전기밥솥으로는 갖은 수를 쓰더라도 구현할 수 없는, 장인 정신의 결과물임이 분명하다.두 번째로 등장한 아뮤즈 부쉬는 그 시각적 효과만으로도 맛있음 기준치를 초과 달성했다. 한 입 거리 다섯 가지가 돌, 나무, 식물로 꾸며진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그 위에 드라이아이스 연기를 뿌려서 안개가 짙게 드리운 상서로운 산의 모습을 연출한다. 연기가 어느 정도 가시자 직원이 미술관의 큐레이터처럼 아뮤즈 부쉬 하나하나를 먹는 순서까지 챙겨 꼼꼼하게 설명한다.안개 두른 산의 상서로움은 이내 다채로운 맛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1번 아뮤즈 부쉬 ‘낙지탕탕이 올라간 김부각’을 집어 든 게 분명 조금 전인데, 무릉도원 신선놀음에 시간 감각을 잃은 듯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5번까지 자취를 감췄다. 이 무슨 조화인고. 입안에 남은 달달한 여운으로 판단컨대 마지막으로 단호박 무스를 먹은 게로구나.작은 단지에 담겨 나온 쌀 빵을 집어 들어 바로 옆에 준비된 소스에 찍어 먹는다. 몽실몽실하고 졸깃담백한 빵과 매실 맛 독특한 소스가 좌우 비대칭 옷처럼 기묘하고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빵을 다 먹을 때쯤 본 게임이 시작되었다.메뉴에 적힌 ‘오늘의 생선’은 능성어회. 오렌지색이 감도는 눅진한 소스 위에 회 몇 점이 비단이불처럼 곱게 포개어 있고 그 위에 앙증맞게 손질된 채소가 올려져 있다. 세븐스도어의 요리사들은 접시를 캔버스 삼아 식재료로 그림을 그리는구나. 젓가락으로 그 정성스러운 그림을 망가뜨릴수록 미각적 즐거움이 배가되는 이 모순적 상황이라니.다음 요리가 등판하기 전에 숨을 고르는 차원에서 글라스로 주문한 와인을 한 모금 맛보았다.보데가스 발두에로 티에라 알타 데 2 코타스 레세르바Bodegas Valduero Tierra Alta De 2 Cotas Reserva스페인의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템프라니요 포도 100%로 만들었다든지, 천연 유기농 비료만 사용했다든지, 해발 840~900미터 고지에서 포도를 재배했다든지, 오크통 30개월 숙성에 병입 후 추가 30개월 숙성을 거쳤다든지. 솔직히 그러거나 말거나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랑 크뤼 증조할아버지께서 몸소 납신다 한들 맛없으면 꽝 아닌가.그런 의미에서 이 와인을 선택한 건 단연 성공적이다. 저릿할 정도로 상쾌한 산도와 묵직한 과실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실키한 촉감으로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게다가 세븐스도어에서 서빙 온도를 얼마나 정밀하게 맞췄는지 입술을 축이며 차오르는 그 서늘함에서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쇠를 깎는 절삭기계의 비타협적 정교함이 연상된다.‘관자구이와 멸치 액젓 버터 소스’가 등장했다. 삶은 완두콩 알갱이를 품은 초록빛 소스 위에 멋스럽게 그을린 관자 두 덩이가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식후 포만감으로 깊이 잠든 침샘조차 벌떡 일어날 비주얼 아닌가. 다만 해산물인 관자와 멸치 액젓이 과연 레드 와인(발두에로)과 조화를 이룰지 불화를 이룰지 다소 우려가 있었다.그것이 기우였음은 관자 섭취 후 와인을 마시자마자 즉각 증명되었다. 그 어울림은 단순한 준수함을 넘어 이산가족 상봉 수준의 화학적 결합이라고 해도 좋은 정도였다. 게다가 이어서 등장한 생산구이 요리 ‘덕자구이와 된장 베흐블랑’과도 멋진 궁합을 선사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에 점입가경 아닌가.관자 요리와 생선구이에 사용된 소스의 풍미가 깊고 풍부하면서 크리미했는데 그 덕분인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레드 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우려했던 비린 맛이 올라오는 일도 없고, 심지어 동석자가 주문한 한우 갈비찜 요리와의 궁합보다 한층 더 인상적이었다. 이러니 금세 와인 잔이 텅 빌 수밖에.알코올 기운이 오르면, 우리는 이토록 미약한 지구의 중력장 안에서도 시공간이 왜곡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알코올성 중력파의 영향이 지속되면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음식 맛도 주마간산처럼 건너뛰며 인식하게 된다.그~뤠. 김 위에 밥, 밥 위에 캐비어가 올라가는 ‘대천 김’이 있었지. 세븐스도어를 이끄는 김대천 셰프의 이름이 노골적으로 들어간 것을 보니 화가의 낙관과도 같은 요리이려나. 참~말로 독창적이야. 매콤한 비빔국수도 좋았어. 당돌한 면발에다가 외국인을 요만큼도 배려하지 않는 그 근본 있는 맵기도 지~대루야. 고럼! 한국에 왔으면 한국법을 따라야지.구수한 옥수수 향과 치즈의 감칠맛이 아이스크림의 꾸덕한 달콤함과 창발적으로 조화를 이룬 ‘초당옥수수와 페코리노치즈 아이스크림’을 떠먹다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최근 독주회 곡목이 떠올랐다.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그러고 보니 내내 묘한 기시감이 있었다.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 후 예술작품과도 같은 음식을 영접하는 일련의 루틴에서 말이다. 그 기시감의 원천이 바로 이 곡이었구나. 전람회의 그림은 전주곡이자 간주곡의 역할을 하는 ‘프롬나드’가 앞서 연주되고 이어서 특정 그림을 묘사한 곡이 등장하는 형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프롬나드1 ▶ 난쟁이 ▶ 프롬나드2 ▶ 고성 ▶ 프롬나드3 ▶ 튈리르 궁전 ▶ …프롬나드가 그때그때 직원의 친절한 설명이라면 난쟁이, 고성, 튈리르 궁전 같은 곡들은 요리를 몸소 영접하는 순간이지 않을까. 이 장르를 뛰어넘는 의외적 연결성은 알코올성 중력파로 인한 브레인 쇼크의 부산물임이 분명하다.임윤찬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너무나 훌륭했다는 말만큼이나 무의미한 언사일지는 모르겠지만, 세븐스도어의 음식은 그야말로 완벽한 공연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제공된 따뜻한 녹차와 아삭아삭 한과로 알코올 기운을 달래며 예의 ‘프롬나드’ 멜로디를 흥얼거려본다.
작성자 : 임승수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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