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부작용 겪어서 단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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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부작용 겪어서 단약함앱에서 작성

ㅇㅇ(36.38) 2024.07.06 11:58:28

조회 418 추천 2 댓글 4

물론 내 스스로 단약한건 아니었음

브레인포그, 우울증, 고환 작아짐, 정액 묽게나옴

이 네가지을 겪었다

제일 심각한건 우울증이랑 브레인포그였음

난 20년을 내가 긍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아왔었는데

그때 힘든일이 잠깐 있긴 했어도

그렇게 심한 우울감을 느끼게 될지는 몰랐음

우울증은 정신병자들이나 걸리는거다,

우울증은 정신적 무기력증 때문에 촉발되는거다,

혹시 우울증이 생기면 그건 뇌 기전의 변화이기 때문에

약으로 치료하는것 말곤 답이 없는거다

이런걸 나는 고딩때부터 이미 알고 살아왔었음

근데 그게 나한테 찾아올진 몰랐다

약 먹기 시작하고 대략 한 4개월? 그쯤부터였던거 같다

사소한 일로도 우울감이 올라오고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그런 트러블에도

기숙사 창문열어놓고 뛰어내릴까?

진지하게 하루에 수십번도 더 생각했음

지금보면 내가 왜 그랬나 싶은데

그땐 우울감이 정말 심했음

그리고 고환 작아짐, 정액 묽어짐

이건 진짜 확실했음 발기 강직도도 떨어진게 느껴지고

자의적으로 발기가 잘 안돼서 발기시키려고 노력했던 경험도 있을정도로 상태가 좀 심각했다

고환은 원래 4~5cm였으면 3cm정도까지 거의 30%이상 줄어들었음 부피로 따진다면 절반 넘게 감소한거지

정액 묽어짐 이건 대부분이 아마 경험해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건 눈으로 딱 보이잖아 아니 20년 내내 하얗게 나오던 정액이

쿠퍼액마냥 그렇게 묽게 나온다고? 난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음

어떻게 20년 내내 하얀게... 약한번 먹기 시작했다고 색이 변하지??....

그래도 성기능 쪽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단게 나는 뇌 과학에 관심이 많았거든 그래서 브레인포그, 우울증 이런건 진짜 이게 맞을까? 하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였는데 반대로 성쪽은 그래도 임시적일수 있다고 좀 낙관적으로 봤음

왜냐면 인간은 뇌를 움직이기 위한 생체 기계라고 보아왔거든

뇌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사유하고 주변 환경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삶의 일부분들을 분류화하고 정의내리는것

그런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기에

우울증이랑 브레인포그 얘들이 찾아오면서

진지하게 단약을 고민했던거 같음

딱 직감이 왔던거지...

"약이 내 뇌를 망치고 있다"

내 뇌 조차도 자기가 망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나한테 알려주고 있었던거임

그 시기에 나는 고민을 참 많이 했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머리털을 포기할것이냐

머리털을 건지고 내 인생의 모든것인 뇌를 병들게 할것이냐

암만봐도 전자를 선택하는게 내가 살아온길, 살아갈 길에 적합한 결정이었겠지만 그래도 20대 초반에 외적으로 보이는것이

중요할 시기에 머리털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

그래서 스스로 타협을 본게 2~3일에 한알씩만 먹자

그거였다 이때가 군대가기 몇달 전이었음

그러다가 약을 끊게 된건 내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그땐 내 약담당 조교가 미웠는데 지금은 좀 고맙게 생각함

훈련소 간 애들은 알거다

처방전 뜯어 입대한 다음 논산에서

테이블 같은거 위에 소지품 존나 올려놓고

조교랑 소대장 오면 보여주면서 약같은거 반납해야하는거

난 다행히 통과가 됐다

매일 밤 조교한테 불려가서 탈모약 한정씩 배부 받음

그렇게 훈련소 동안 약 섭취 꾸준하게 했다

그러다가 자대 가면서 터닝포인트가 찾아왔음

왜냐면 수료하고 자대갈때 얘들이 훈련소때 복용하던 약 직접 쥐어주든 자대로 택배로 보내든 어떻게든 챙겨줘야하는데

병신 조교년이 내 약 까먹고 안챙겨줘서 나는 탈모약 5개월치를

걍 땅에 버린것 마냥 받지도 못하고 자대로 감

아마 나 전역까지도 연락이나 택배 같은거 안온거보니 얘네 걍 귀찮으니 논산에서 자체적으로 폐기한거 같음

그렇게 자대 입성하고부터는 약을 못먹음

100일휴가때 휴가나가서 약 사올까 싶었는데

머리 짧아서 털리는지 아닌지 티도 안나고

내 두뇌 상태가 스스로 호전되는거 같다는 느낌이 들길래 복용안하기로 함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아마 운이 좋았던거 같다

우울증? 그건 뇌가 변해서 약으로 치료해야한다 생각했다 그랬잖아

탈모약은 반대인것 같다

뇌를 변하게 해서 병들게 하는게 탈모약인거임

약을 복용하면서 생긴 안구 건조증

이건 아직까지도 남아서 나를 괴롭히지만...

그렇게 평생을 같이 가야할 후유증이겠지만 난 그래도 만족한다

어쩌면 불가역적일 수 있었단 상흔과 변화들이 대부분 정상화되었으니 천운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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