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인적으로 부작용 경험했던 사례고 읽기 싫으면 뒤로가기 해라

당연히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님

여기 보면 나처럼 부작용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고 약 잘 먹고 치료 잘 받는 사람들도 있으니

확률의 문제인데 개인적으로 내 몸에 피나는 맞는데 두타는 안 맞는 것 같다

일단 내 탈모약 일대기를 간단히 말하면  

20대 초반 때 여드름 때문에 피부과 갔더니 탈모 아니냐고 그러더라

그냥 이마 넓은건데요? 이랬더니 중년 의사가 자기보다 이마가 넓다고 탈모라고 진단하더라..ㅜㅜㅜㅜ

그래서 군 전역하고부터 피나 계열로 약 먹기 시작했다 돈 없는데 일단 프로페시아에서 카피약으로 넘어갔던듯

그렇게 5년 정도 먹다가 20대 후반 되니까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약효가 줄어든 것 같았음

사진으로 봐도 좀 그런 것 같아서 의사선생님한테 말하니까 싸구려 카피약이 효과 없을 수도 있다고 조금 비싼 카피약으로 처방해주더라 (의미가 있노?)

별 효과 못보고 고민하다가 의사랑 상담받고, m자 탈모에 더 효과가 좋다는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로 갈아탔다

모낭까지 날아간건 회복되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모발이 굵어지고 효과 있었던 것은 확실했음

문제는 부작용이었음

피나 먹을때 약간의 성욕감소나 그런건 있어도 크게 부작용을 경험하진 않았음

그때 대학원도 나왔고 의욕도 열정도 남들보다 넘쳐났음

근데 두타 계열 먹고나서부터 불면증과 만성피로,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가 컸음

진짜 문제가 가벼운 서류 작업이나 대면하는 업무는 잘 하는데 집중해서 문서를 읽고 정리하고 그런 일이 어려웠음

하루에 문서 한 개를 겨우 읽는 정도? 심각했음

거기다 무기력증까지 겹치니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진짜 눈앞에 닥치지 않으면 일 자체를 안 함

심한 사람들은 브레인포그까지 겪는다고 했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괜찮은 줄 알았음

그러다보니 지금 회사에서 욕도 많이 먹고 퍼포먼스도 계속 못내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증상이 시작된 게 두타 계열로 갈아탄 시기랑 일치함..

어쩌면 내 게으름을 포장하고 정당화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약 끊고 경과를 봐야할 것 같음 

반감기 때문에 1-6개월은 봐야할 듯

걱정돼서 논문도 찾아보고 했는데 연구논문마다 갈리는데 내가 본 논문에서는 두타보다 피나 계열 부작용 확률이 크다고 나오더라

근데 내 몸이 특이하게 두타를 못받아들이고 피나는 괜찮았나봐 (다른 사람은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음)

혹시 이 글 보는 사람 중에 비슷한 증상 있는 사람들은 탈모약 부작용일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봐라

꼭 브레인 포그처럼 심각한 부작용 아니더라도 잠을 잘 못자거나, 우울하거나 의욕이 없는 것 등등이 탈모약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음

머리카락을 지키는 것과 부작용 사이에서 고민될텐데 전자가 더 중요하면 약 계속 복용하는 거고, 후자가 더 심각하면 약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거고

개인적으로 머리카락 지키려고 내 커리어와 집중력, 열정과 능력 등을 다 포기할 수는 없어서

일단 11월부터 약 끊고 경과를 보면서 피나 계열로 다시 넘어가든 하고, 안정되면 모발이식 받으려고..

탈모인 게이들 다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스트레스도 받고 ㅈ같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다들 힘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