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데려왔을 땐 너무 아가였던 찌뽕이

밥도 잘먹고

땅꽁도 잘 먹고

까까도 잘 먹었더니

찌뽕이 종종 그려줘서 실베 가기도 하고

이걸로 찌뽕이 포토카드 만들어서 갤럼들한테 나누기도 하고 추억이 많네

장모라 헤어스타일도 자유자재라서 너무 웃기는 애였음

사람을 좋아해서 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나를 마중나오거나, 내 팔을 타고 기어오르면서 놀곤 했음ㅎㅎ

찌뽕이는 내가 5월에 장기출장때문에 본가에 맡긴뒤로 쭉 본가에 살았음

지난 주말까지만해도 지정석에 앉아서 꺼내달라고 시위하고, 내 팔에 매달려서 나가고싶다고 항의하고, 꺼내주면 뽈뽈 돌아다니던 예쁜 햄지였음

그런데 어제 부모님한테 찌뽕이 상태가 안 좋다고 연락이 왔음

황급히 기차타고 본가로 갔더니 애가 겨우겨우 숨만 쉬고 있더라

금방 떠날 것 같아서 밤새 지켜봤는데, 굳어가는 팔다리로 엉금엉금 기어서 케이지를 7바퀴나 돌았음

이너하우스에 넣어줬는데도 나온걸 보면 밖에서 놀고싶었나봐

찌뽕인 내가 보러온지 12시간 뒤에 떠났음

오늘 아침에 급한일 때문에 잠시 노트북을 보다가 찌뽕이를 봤는데, 숨을 몰아쉬던 애기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눈을 똥그랗게 뜨곤 나를 쳐다보더라고

그리고 바로 해씨별로 떠났어

우리 찌뽕인 28개월 14일, 868일 살다 갔음

그동안 찌뽕이 사랑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