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커피가 쏟아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식사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라섰다. 이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편의점과 커피 전문점들의 크고 저렴한 커피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자체브랜드(PB)를 중심으로 용량을 키운 제품과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서 가성비 경쟁을 시작했다. GS25는 지난달 PB 원두커피인 '카페 25'의 신규 메뉴로 '아이스아메리카노 점보'를 선보였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점보 용량은 780mL로, 기존 아이스아메리카노 라지(480mL) 사이즈의 1.6배 수준이다. 용량은 늘었지만 100mL당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30%가량 더 저렴하게 책정되었다. 정가는 2400원인데 '우리 동네 GS 클럽' 할인과 통신사 제휴 할인 등을 받으면 1000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고 GS25 측은 설명했다.

CU 역시 PB 원두커피 '겟(get)커피'의 아이스아메리카노 가장 큰 사이즈 제품(XL) 가격을 올해 들어 두 번 인하했다. 지난 4월 해당 제품 가격을 21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 한데 이어 다음 달부터 1800원으로 또 한 차례 인하한다고 밝혔다. CU는 "원두 사전 매입을 통해 안정적으로 재고를 확보했으며 자체 마진을 줄였다" 말하며 "주요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 속에서 합리적 가격대의 편의점 즉석커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구독 서비스를 내세워 소비자 발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개인 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편커족(편의점 커피족) 전용인 월간 커피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3주 만에 2만 잔을 판매하기도 했다. 5000원짜리 구독권으로 한 달에 총 60회(일 최대 2회)에 걸쳐 세븐카페 아메리카노를 50% 할인된 600원이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뒤따라 커피 프렌차이즈 업계에도 '용량 키우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줄줄이 가격 인상 후 나타난 일부 이탈 수요 확산 속에서 지출을 줄이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방위적 생활 물가 상승 속 가성비가 돋보이는 제품과 대용량을 선호하는 흐름이 커피 소비에서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대용량 '트렌타' 사이즈를 선보였고, 3주 만에 음료의 누적 판매량이 60만 잔을 넘었다고 3일 밝혔다. 트렌타는 기존에 가장 큰 용량이던 ‘벤티(591mL)’의 약 1.5배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의 트렌타 사이즈 음료의 도입 요청에 따라 북미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트렌타 사이즈를 선보였다. 판매 동향을 고려해 상시 판매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커피빈 코리아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레귤러 사이즈의 바리스타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라지 사이즈로 무료 사이즈 변경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앞서 이디야는 지난해 12월 동결된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고 사이즈를 라지(510mL)로 늘린 '뉴아메리카노'를 선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24.15로 지난해 7월(110.58)보다 12.3% 올랐다. 지난해 7월 상승폭(10.6%)을 고려하면 2년 사이 5분의 1가량이 뛴 셈이다. 올해 1월 17.5%(전년 동월 대비)에 달한 커피 물가 상승률은 이후 꾸준히 10%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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