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군번 논산훈련소 출신

불침번서던때가 생각나네

첫주에는 취침소등 후 들리는 나팔소리가 너무 구수하고 서글프게 울려퍼져서 누운 장정들의 눈시울을 적시곤 했음....

나는 눈물이 없는편이라 눈물은 안났지만 참 밤에 눕기만 하면 입대 전 생활들이 생각이 나고 가족들과 친구들 여자친구 생각이 많이 나곤 했음

뒤척이다가 11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지

자고 있는데 누가 깨우더라고 아 ㅅㅂ 뭐지 그때 꿨던 꿈이 기억난다 불침번 첫근무때

꿈에서 내가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취해가지고, 평소에 입대전에 술취하면 주로 자러 가던 친구네 집에 실제처럼 또 간거야

거기서 누워서 녀석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 전번초가 날 깨우더라고 불침번 근무시간이라고

눈을 뜨니까 창문밖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주황색 외등만이 날 비추고 있더라.

한참이나 멍하니 이게 현실인가 망연자실하면서 환복을 하는데, 다른 녀석들도 비슷한 심산 같더라고

자대에서였다면 개갈굼을 먹었을만한 속도로 주섬주섬 환복을 하고 탄띠 메고 전투화 신고 나가자마자 엎드려 뻗쳐.

교대시간보다 늦었거든.

훈련소에서의 불침번 근무는 좀 심심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게 했지. 당직부사관인 조교는 졸고 있고 훈련병들은 그냥 내무반 왔다리갔다리

자대에서보다 훨씬 간단했다. 그저 자고있는 동기들을 보니 괜시레 착잡. 창문 밖으로 보이는 군청색 하늘이 내 마음을 대변해 주더라....

그 느낌 그 기억이 4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생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