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씹찐따아싸임

그래서 겪어보기도 전인 입대 전날에 굉장히 많은 걱정에 잠도 못 자고 그랬음



훈련소 때는 다행히 처음에 인싸들이랑 초반에 친해져서 오히려 재밌었음
근데 아싸 본성 어디 안 간다고 후반엔 애들 생활관에서 어울려서 같이 안 놀고 책만 읽어서 겉돌긴 함ㅋㅋㅠ..

문제는 수료 후 자대 배치 받았을 때임
신병보호기간 초반에 어떠한 계기로 내가 어디 장애가 있다는걸 인지함
근데 군대 특성상 병원 자주 다니는건 굉장히 불편하고 눈치까지 보이잖음?
군생활 할 때 이게 좀 장애물이 될거 같으니까 빨리 고치고 싶어서 조바심도 생기고, 자꾸 실수하니까 선임분들은 긴장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시긴 했는데 동기들은 정신 좀 차리자고 눈치도 주고 다들 기가 세서 찐따마냥 쭈그려 있었음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랑 자존감이 낮아지기 시작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사니깐 동기들은 내가 재미가 없는지 나보단 멀쩡하고 잘난 동기들이랑만 놈
가족들한테 장애 고백도 함 이해는 해주셨는데 공감은 못해주시더라
진짜 그땐 진정으로 내 편 하나 없는거 같아서 되게 외롭웠음
동기들 담배피러 나가고 생활관에 나 혼자만 있었을때 많이 울었음
동기들한테 울다가 걸린 적도 있는데 그래도 그때 착한 동기 하나는 모른척 신경 써주고 잘 챙겨주더라
나머지는 쌩까고 지금까지도 평소엔 말 하루에 한두마디도 안 섞을 때가 더 많음

그래도 나도 사람 구실은 할려고 선임들한테 인사 크게 하고 작업은 못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이니까 나를 나쁘진 않게 봐주시긴 하는 것 같음
농담도 자주 쳐주시는 선임이랑 하루가 어땠는지 다정히 물어봐주시는 분도 계심 자기랑 공통점이 많다고 아예 대놓고 나 엄청 챙겨주시는 선임분도 계심 이 선임 분에겐 진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그리고 대부분 다들 순하시고 부조리도 진짜 거의 없는 편임 터치도 잘못한거 없으면 크게 안 하심

동기 쪽은 그래도 그나마 평소에 붙어서 같이 다녀주는 동기들이 있어서 크게 외롭다고 느끼지는 않음
결이 안 맞는다고 느껴지는 애들은 서로 잘 안 건드리고 그냥 선만 지키고 삼

그렇게 살다보니 이번달 1일에 일병진급 함 ㅋㅋ 언제 전역하냐
이제야 좀 적응한 것 같단 생각이 드니깐 첫날보단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더라
장애는 휴가 때 한번 병원 가볼 생각임 어차피 이제 추워져서 제설만 주구장창할 예정이라 크게 어려운 일은 없음
머리가 나쁘고 이해가 느린지라 훈련이 좀 걱정되긴 하는데 나도 자존심 쎄서 무시 당하는거 싫은지라 혼나는거 각오하고 최대한 열심히 할거임

글 읽기 싫은 애들을 위한 줄 요약
1. 자대 배치 초반, 장애를 인지하고 사람들과 잘 못 어울려서 외로워서 우울했음
2. 초반에 잘은 못하더라도 군생활 열심히는 할려고 하니깐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외로움이 덜해짐
3. 맞는 사람들이랑 잘 지내고 그 반대는 선 지키면서 살 생각임

군생활 중인 애들아 다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