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을 어겼으니, 실격패가 맞긴 한데 진짜 찜찜하긴 하네요. 준결승까지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다가, 갑자기 결승전에 규정을 적용한 것은 대회운영 미숙을 넘어서 파행에 가까운 행동이죠. 중국 기사들이 사석통에 사석을 넣지 않는 습관이 한 두해에 걸쳐 형성된 것이 아닌데. 규정을 숙지한다고 해도 바둑에 몰입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예전 습관이 발현될 수 있는거죠. 일반 법률도 새로운 법을 공포하면 시행까지 보통 6개월 정도의 적응기간을 가집니다. 너무 졸속행정이었던 거죠. 그리고 규정의 내용도 너무 가혹한 점이 있죠. 1차 위반시에 2점 벌점, 2차 위반시에 바로 실격패. 사석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도 아니고, 그저 테이블 위에 두는 행위 정도로 승부를 결정 지어버린다? 그것도 세계대회 결승에서? 적응 기간도 없이? 이런 규정이 바둑 발전을 위해서 무슨 도움이 되는지 솔직히 모르겠네요. 웬만하면 한국 응원하고 싶은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