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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니 가의 비급...이거 퍼온글 좋군요.

복지계의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10.11 15:11:58
조회 663 추천 0 댓글 5

◇ 일본 기타니家의 비급 ◇

일본 현대바둑사에 있어 일본 최고의 바둑가(家)는 역시 기타니(木谷)가이다. '살아있는 기성 우칭위엔(吳淸源)과 함께 대정, 소화시대에 걸쳐 일본바둑계를 양분했던 일본바둑의 영웅 기타니 미노루(木谷實)의 제일 가는 업적은 뭐니뭐니 해도 일생을 바쳐 바둑 후학을 길러낸 일이다.

내제자들에 대한 기타니의 교습법은 전통적인 도제방식이었다. 즉 쪽집게 과외선생처럼 제자 옆에서 붙어앉아 미주알고주알 가르친 것이 아니라. 제자들로 하여금 스승의 공부를 옆에서 제주껏 훔쳐 배우거나 스스로 기리를 깨닫도록 입구를 넌지시 가리킬 뿐이었다. 그나마 스승도 평소 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자들은 사형에게 구걸하다시피 한수씩 가르침을 받는 것이 고작 이었다. 아니면 방에 혼자 틀어박혀 꿍꿍 않으며 손에 기보집을 들고 기력을 닦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타니였지만 다음 네가지 사항만큼은 모든 제자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과연 어떤 비법이 길래 이후 일본바둑계를 일통하고 발전시킨 기타니 문하들이 배출됐던 것일까?

★ 행마법을 익혀라
기타니 일문 상승무공의 요결(要訣)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진리가 그러하듯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다만 같은 말이라도 공자님이 하신 것과 범인이 한 것은 엄연히 그 무게가 다른 법. 기타니 선생의 비급 첫조항은 <U>행마법을 익혀라</U> 이다.
무예를 닦는 사람들 사이에는 권(拳)을 익히고 공(功)을 익히지 않으면 늙어서 일장춘몽이요 공을 익히고 권을 익히지 않으면 노없는 배와 같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물론 여기서 권이란 팔다리를 쓰는 초식을 말함이요 공은 흔히 말하는 내공을 이른다.

바둑에서 행마법이란 바로 초식을 익히는 첫 걸음이다. 무예에서 팔다리를 놀려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을 익히듯 바둑은 행마법을 알아야 제대로 싸울 수가 있는 것이다. 행마법을 몰라도 싸울 수가 있겠지만 효율성과 세련미가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막주먹이 골목에서야 통하겠지만 어디 전문적인 무술유단자나 격투기선수에게 먹혀들겠는가?

행마법은 모든 바둑수의 근원이자 만인 공통의 수법이다. 행마법이 부실하다면 당장 관련 서적을 한 권쯤 독파하고 볼일이다. 그런 뒤 실전을 통해 한수 한수 행마법을 음미하며 대국에 임한다면 짧은 시일 내에 무술 고수와 같은 세련된 몸놀림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 정확한 수읽기는 내공의 근본
행마법이 초식의 기본이라면 정확한 수를 읽을 수 있는 힘은 내공의 영역이다. 혹시 태권도 유단자가 거리에서 만난 불량배에게 형편없이 얻어맞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과연 이런 기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태권도가 실전무술이 아니라서? 이론과 실제가 다른 법이어서?

그 이유는 바로 유단자의 기초체력이 불량배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초체력을 내공과 통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유사한 개념으로 간주할 때 만약 태권도 유단자가 불량배와 비슷한 또는 우월한 체력을 지녔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임에 분명하다.

바둑에서 초식이 모양이라면 내공은 수읽기이다. 행마와 포석은 그럴 듯한데 싸움만 벌어졌다하면 떼굴떼굴 반상을 구르는 화초바둑이야말로 내공을 닦지 않고 초식에만 치중한 탓이다. 태극7장, 8장 품세만 아무리 근사하게 펼쳐 보이면 뭐하나? 거리의 불량배에게 한 주먹감도 못 돼서야 어디 유단자라 할 수 있겠는가?

기타니는 정확한 잔수를 강조했으며 특히 제자가 사활관계에서 엉성하게 두었다가는 어김없이 불호령을 내리곤 했다. 기타니의 평소 바둑관이 부분에 최선을 다하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수읽기를 중시했는지를 알 수 있다.

★ 늘 생선회처럼 펄펄 뛰는 기백
바둑은 기(氣)가 살아있는 생선처럼 펄펄 뛰어야 한다. 한번 정한 작전은 소신을 가지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기백. 적의 반발에 눈을 부릅뜨고 되반발할 수 있는 배짱. 기타니는 교전 중에 상대의 기에 눌려 꼬리를 내리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복기 중 제자의 수가 기백 부족임이 드러나면 어김없이 호된 꾸중을 감수해야 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행마법과 수읽기의 배양이 초식과 내공에 관한 조항이라면 기백과 다음에 나올 끈기는 정신적인 수양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바둑은 초식과 내공, 정신력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려야 훌쩍훌쩍 실력이는다. 이중 한두 가지만 가지고서는 어느 정도까지는 몰라도 진정한 고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기타니는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 끈기야말로 승리로 이끄는 왕도
기타니 선생의 내제자였던 조남철9단은 기타니선생은 평소 바둑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일단 대국을 위해 바둑판 앞에 앉으면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두었다라고 회고한다. 조치훈이 목숨을 걸고 둔다라는 일도양단의 정신자세로 일본 바둑계를 풍미했지만 사실 이 어록의 원조는 기타니였다. 실제로 기타니는 조치훈을 능가하는 끈기와 장고의 화신이었으며 반상에서 장고를 거듭하다 뇌일혈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기타니는 초반은 물론이려니와 중반, 종반에 이르러서도 불리한 바둑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바둑이란 원래 호수와 악수가 번갈아 등장하는 법이므로 난관에 부딪칠수록 냉정한 눈으로 판세를 보고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잘 안던지기로 소문났던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9단 역시 이와 비슷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다.

바둑에서 실수는 누구나 저지르는 것이다. 내가 악수를 두어 판이 불리해진 만큼 상대 역시 악수를 두지 않으리란 법이 있는가? 상대방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한 나는 던질 수가 없다.

지나치게 안 던지는 일은 분명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잘 던지는 것 또한 바둑이 느는 데에 빼놓을 수 없는 기백과 끈기를 배우는 데에 막대한 장애가 된다. 조금만 불리해져도 둘 기분이 안 난다고 매너만큼은 1급이라며 미련 없이 던져 버리는 당신. 기타니 선생이 살아있었다면 다음의 일갈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이런 기백도 끈기도 없는 위인 같으니? 그런 자세로 어느 세월에 바둑이 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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