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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중인 당가문* 갓정 놈 작성자 : ㅇㅇ

고수들은 어떤식으로 생각하는가?

수근사전(123.199) 2012.12.28 19:51:21

조회 473 추천 1 댓글 7

고수들은 어떤식으로 생각하는가?

이세돌은 천재라고들 얘기한다. 왜 그런고 하니. 바둑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는거 같은데 성적이 좋으니 주변 사람들의 눈엔 그렇게 보일수밖에... 하지만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걸 알수 있다. 그는 누구보다 많이 바둑에 관해 생각하고 연구한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선 바둑책을 보거나. 아니면 판을 앞에다 두고 돌을 놓아본다거나, 아님 다른 기사 바둑을 관전한다던가.. 뭐 그런식으로 하겠지만, 이세돌은 머릿속으로만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른바 상상훈련이라는 것인데, 검객들이 흔히 싸움에 임하기전 머릿속으로 앞으로 벌어질 싸움을 그려보는 것, 같은거 말이다. 여러분도 바둑을 두고 나서 내가 왜졌을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 어느 부분이 문제였었구나 하고 깨달을 때가 많을 것이다. 또는 중요한 대국을 앞두고 미리 어떤식으로 싸울지 전략을 짜내 본적도 있을테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바둑판에 돌이 놓이는 상상 같은거에 빠져본적도 있을거다. 이런 경험들을 할때 바둑 실력이 뭔가 확확 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가? 바로 이런 상태가 몰입의 상태이다.

여러분들도 이런 몰입의 상태에 드는 훈련을 자주 해보기 바란다. 이런 몰입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바둑실력은 더더욱 증가하게 된다.

물론 정석이나, 사활 같은 걸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저런 암기식 공부는 오래 가지 않아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한마디로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정석이 왜 만들어졌는지 아는가? 원래는 그냥 생각해서 두던 것이 수없이 반복적으로 두어지고 그것이 최선이다 하여,하나의 모범답안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수천가지이다. 흔히 바둑책에서 다루는 많은 것들( 정석,포석,사활, 끝내기)이 그런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자,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원리를 아는 것이지, 만들어진 수많은 결과들을 무조건적으로 암기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2x2가 왜 4가 되는지 이해를 하는 것이 학문적발전을 이룩하는데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암기식 공부법의 문제점 또하나는 창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언젠가 이세돌은 말한적이 있다. 일류기사가 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성이라고, 또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정석은 익히고 나서 잊어버려라.

지금 당신의 기력이 5급이라고 해보자. 당신이 알고 있는, 또 즐겨쓰는 수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상대들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들을 구사할 것이다. 비슷한 수준의 실력끼리에서 이기는 쪽은 당연히 상대가 예상치 못하는 수를 두는 쪽일 것이다.

자, 이제 정리를 하겠다. 바둑 실력이 늘기 위해선 여러가지 수법들을 컴퓨터처럼 암기하는 것보단 그런 수법들이 어떤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원리를 이해하는 것(늦게 가는 것 같지만, 이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리고 몰입의 상태에 자주 드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 이 두가지만 열심히 해주면 여러분도 머지않아 고수의 반열에 드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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