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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둑의 전설을 꼽자면 이 분을 빼서는 안됩니다.

도라지로(58.148) 2013.02.05 12:16:43
조회 870 추천 2 댓글 4

신진서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얼마전 영재입단대회를 통과하고 이창호 9단을 이겨 세상을 깜짝 놀래켰던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아버지께 바둑의 기본을 익히고 오직 인터넷 바둑만으로 프로기사의 실력을 키운 참으로 독특한 아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신진서보다 더 한 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학교를 싫어했고 숫자와 친하지도 못해 수학도 못하고 숫자세는 것도 몹시 느린 그저그런 아이였습니다.

바둑책이나 명국의 기보를 공부하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13세에 우연히 동네 기원에서 본 바둑이 재밌어보여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웠습니다.

스승같은건 없었습니다.

오직 동네 기원 아저씨들과 할아버지들과의 내기바둑으로만 실력을 키웠습니다.

신진서가 스승 없이 인터넷바둑만 둬서 프로기사가 되었던 것 처럼......

그 아이는 4년 후인 17세에 프로기사가 됩니다.

그리고 18세가 되던 해...

명인전 예선을 5연승으로 뚫어버립니다.

승단대회에서 전승으로 2단을 달고

명인전에서 당대 최고의 기사 김인 (당시)7단을 꺾고
(김인 (당시)7단은 그 즈음 40연승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명인이었던 조남철 (당시)8단을 3승 1패로 꺾고 명인 타이틀을 획득합니다.

당시 2단에 불과했던 그 아이...

그 이름은 바로 '서봉수' 입니다.






그러나 숙명의 라이벌 '조훈현' 이라는 일본의 프로기사가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다는 천재기사라는 별명이 붙은 기사였습니다.
이런 조훈현을 상대로 서봉수는 처절하게 싸웁니다.
싸웠다기보단 서봉수가 버텨보려고 처절하게 노렸했지요.
서봉수 - 조훈현의 대국전적은 119승 247패...
프로기사 서봉수는 조훈현이 한국으로 온 후 20년이 넘도록 2인자라는 설움을 삼키며
조훈현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며 세월과 함께 늙어갔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1996년이 되었습니다.

2인자라는 설움에 북받친 서봉수 9단이 세상을 정복하기엔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였고, 바둑세계에선 환갑이 지난 나이였습니다.

젊고 싱싱한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이 있었고

불혹을 넘겼으나 국내기전 및 세계대회 타이틀을 이미 여러번 획득하고 있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조훈현 9단도 있었습니다.

서봉수......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의 천재기사였습니다.

천재기사라면.

10번기의 전설로 남아있는 오청원이나

어성기 19연승의 슈사쿠처럼......

전설이 될 무용담이 하나쯤은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불혹을 넘긴 서봉수에게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일까요?

그런 꿈같은 불멸의 기록이 말이죠.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들 5명이 나란히 출전하여

연전연승식으로 실력을 겨뤄

바둑이 어디가 가장 강한지 겨루는 대회가 있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서봉수는

한국의 2장으로 출전합니다.

3연승을 노리던 중국의 강자 위빈을 가볍게 누르고

일본의 강자 히코사카 나오토와 중국의 강자 창하오를 제압하더니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 중국의 천린신, 일본의 왕리청, 중국의 조대원을 꺾습니다.

당시 세계최고의 이창호 9단과 전적상 천적으로 불릴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던 일본의 자존심 요다 노리모토 마저 반집으로 무릎 꿇리게 하더니

제 9국에선 중국의 슈퍼스타 마샤오춘 9단이 출전하게 되었습니다만

오히려 서봉수는 본인의 바둑인생에서 최고의 기보를 남기며......
 
마샤오춘 마저 서봉수의 20년 넘는 한맺힌 분풀이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세계 최강자들을 상대로 9전 전승을 기록한 서봉수 9단.

이 기록은 16년이 지난 지금

그 누구도 비슷한 기록조차 내지 못하는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도 최소한 50년은

그 어떤 사람도 이 기록 근처라도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517384]seo03.gif


오청원의 대기록과 슈사쿠의 기록은 어떻게 보면 덤이 없던 시절이었고 국내무대에 한정된 기록이었으나

서봉수 9단의 기록은 그 무대가 세계무대였기에

세계 최고수들 상대로 9전 전승이라는 기록은 

훨씬 더 특별합니다. 

자신의 마지막 포텐을 전대미문의 업적으로 남겨버린 그는

요즘의 바둑팬들이 잘 알지 못했던, 알려지지 않은 바둑천재였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특출난 기재를 가졌던 서봉수 9단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짠하여

오늘처럼 쉬는 날(?) 서봉수라는 천재기사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ㅏ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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