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둑tv나 기보를 보면서 느끼는 건데, 기사들이 너무 '승부'에 묶여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승리만이 인정받고, 또 전문기사의 경우는 돈을 벌 방법은 승리뿐이지만... '자기만의 바둑'을 두는 사람이 몇 안 되는 듯하여 씁쓸합니다. 개인적 생각으로,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거슬러 올라가서는 조훈현 9단이나 서봉수 9단처럼 자기만이 둘 수 있는 바둑, 체취가 느껴지는 바둑을 둘 수 있는 사람이 비로소 진정한 정상급 기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요즘 기보를 보면 기사들(특히 신예기사들)의 바둑의 경우에는 그렇게 큰 특색이 없어 보입니다. 이건 '기풍'과는 좀 다르다고 해야 하나요, '두텁고 안정적인 바둑'이라던가, '발빠른 바둑'이 '기풍'의 범주에 속한다면, 이세돌 9단의 날카로운 수나 최철한 9단의 초강수처럼 체취가 담뿍 묻어나는 바둑, 그런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아니면, 제가 실력이 부족하여 아직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