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공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초부터 탄탄히"한다고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려다간 99% 중도포기하게 됩니다. 숲을 보고 나무를 봐야 합니다.

나무만 보고 있다간 영영 길을 못찾지요. 

기본적인 룰을 익혔다면, 대국을 많이 하십시요. 그러면서 바둑이란

어떤 게임인가 하는 감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아마 바둑은 집 많이 내면

이긴다고 배우셨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이기고지고 하다보면 그게 다가

아니란걸 조금씩 깨닫게 될겁니다. 집을 내려면, 싸움을 해야하고, 때로는

살았있는줄 알았던 대마가 잡혀서 역전승도 당하기도 하고, 열심히 실리를

챙겨서 집이 앞선다 생각했는데, 상대에게 세력을 너무 내주어 역전하기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바둑이란 무슨 게임인가, 감을 잡으시란

겁니다.

그렇게 전체적인 숲을 보게 되면, 이제 나무를 보시는 겁니다. 포석,

사활,정석,끝내기,전투같은 것들 말이죠. 이때도 책을 잠깐잠깐 참고하는식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영어단어 모를때 사전찾듯이 말이죠. 절대 한권 다봐야 한다

는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책보단 차라리 바둑티비에서 하는 프로들의 바둑을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공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인터넷 강좌 같은것들

한번씩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절대 무언가 마스터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받지 않으시는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저같은 경우 입문시절 돌이켜보면, 바둑실력은 꾸준히 는다기보단 개구리가

움츠렸다가 확 높이 뛰듯이 그렇게 느는걸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책이나 강좌에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것들보단, 나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 왜 그 수가 ,왜 그런

진행이 되었냐 고민했을때 많은 내공이 쌓여가는걸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프로가

될 사람들이 아니고 취미로 바둑을 즐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책을 붙잡고 억지로

학교 공부하듯 압박을 받아가면서 하지마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