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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제 9-1편. {특집} 바둑 세계기전 총정리 [통합 Up-One]

판타마린 2005.08.17 07:29:33
조회 1088 추천 0 댓글 1


오늘은 8-1편~8-4편에 걸쳐 소개해드렸던 세계기전 총정리 시리즈를 업그레이드하여 모두 모아 정리해 놓겠습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제9편 :  {특집} 바둑 세계기전 총정리 [통합 Upgrade]









제한시간 기록─대국시계





우선 간단하게 훑어볼까요?

1988년 4월 2일 개최된 제1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전을 시작으로 올해(2005년) 3월 18일 끝난 제5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전까지, 메이저 세계 개인기전은 총 후지쯔배 17회, 잉씨배 5회, 동양증권배 7회, 삼성화재배 9회, LG배 9회, 춘란배 5회, 도요타덴소배 2회로 총 쉰 네번(54회)이 치러졌습니다. 대전 방식은 모두 토너먼트 입니다.

※ 동양증권배 1회, 2회는 국내기전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규모가 우승상금 1천여만원 정도였으며 외국기사가 참가하기는 했지만 세계기전의 성격을 띠지는 못했습니다. 제3회부터 상금 규모가 늘어나 비로소 세계 메이저 기전의 구색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메이저 세계 개인기전으로 취급되는 것은 3~9회, 즉 7번입니다.^^


총 54회의 결승전이 치러진 메이저 세계 개인기전의 국가별 우승 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후지쯔배 10회 + 응씨배 4회 + 동양증권배 6회 + 삼성화재배 7회
                     + LG배 6 회 + 춘란배 4회 + 도요타덴소배 2회 =  총 39회(우승률 72.2 %)

◈ 중국 ☞ 후지쯔배 한번 + 응씨배 한번 + 동양증권배 한번 + 삼성화재배 업ㅂ다
               + LG배 한번 + 춘란배 업ㅂ다 + 도요타덴소배 업ㅂ다 =  총 네번(7.4 %)

◈ 일본 ☞ 후지쯔배 여섯번 + 응씨배 업ㅂ다 + 동양증권배 업ㅂ다 + 삼성화재배 두번
               + LG배 두번 + 춘란배 한번 + 도요타덴소배 업ㅂ다 = 총 열 한번(20.4 %)


※ 메이저*마이너(TV아시아/중환배) 통합 통계

총 71회 중...

☞ Major─39회 / Minor─6회 = 총 45회(63.4 %)
◈ 지나중국 ☞ Major─4회 / Minor─3회 = 총 7회(9.9 %)
◈ 일본열도 ☞ Major─11회 / Minor─8회 = 총 19회(26.8 %)


메이저*마이너 세계 개인기전은 이정도고...그럼 국가대항전, 즉 메이저 세계 단체기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요.^^

국가대항전 성격을 띠는 메이저 세계 단체기전은 1991년 제1회 SBS 세계 바둑 최강전을 시작으로 올해 2월 26일, <이창호9단의 마무리 5연승-상하이 대첩>으로 빅 이슈가 된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 바둑 최강전까지, SBS배 1회, 진로배 5회, 농심배 6회, CSK배 3회로 총 열 다섯번(15회)의 대회가 치러졌습니다.

※ 이밖에도 중*일 슈퍼대항전, 롯데배 한*중 대항전이 있으나 바둑을 이끄는 삼국이 모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로 분류할 수 없기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총 15회가 치러진 메이저 세계 국가대항 단체기전의 각국 우승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SBS배 1회 + 진로배 5회 + 농심신라면배 6회 + CSK배 1회
                     =  총 13회(우승률 86.7 %)

◈ 중국 ☞ SBS배 업ㅂ다 + 진로배 업ㅂ다 + 농심신라면배 업ㅂ다 + CSK배 한번
               =  총 한번(6.7 %)

◈ 일본 ☞ SBS배 업ㅂ다 + 진로배 업ㅂ다 + 농심신라면배 업ㅂ다 + CSK배 한번
               =  총 한번(6.7 %)






...대충 이렇습니다.^^

그럼 이제 세계 기전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전목록의 순서와 대회의 비중, 권위 등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출범순서와는 관련이 있는 듯 하군요...^^
거의 무작위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아, 또하나...우승자/준우승자 명단의 단(段)위는 현재(2005년) 기준으로 기록했습니다. 우승/준우승 당시의 단위가 아닙니다.^^


※ 1엔(¥) ≒ 10원   /   1달러($) ≒ 1000원(그냥 적어봅니다.^^;;)





Part. 하나 :  세계 개인 기전 [Major]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전





제11회 후지쯔배 최후의 승자는 이창호 9단





제16회 후지쯔배 우승자 이세돌 9단




후지쯔배는 가장 처음 열린 최초의 세계 메이저 개인기전이다.
1988년 대만 재벌 잉창치(응창기)씨가 세계 최초*최고규모의 국제기전을 창설하겠다고 선포하자 근대바둑의 본산지이자 바둑에 있어서는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이 부랴부랴 후지쯔배라는 국제기전을 급조한다. 비록 시작은 좀 조잡스러운 면이 있지만 그래도 최고(最古)의 국제기전이라는 전통을 자부하는 대회로 발전하게 된다.

초대 대회에서는 '우주류'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중앙을 중시하는 기풍으로 인기가 높은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이 대만 출신으로 도일하여 그 특유의 끈질김으로 20세기 중반 일본기계 당대 최강이었던 '면도날' 사카다 9단의 시대의 종말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인 '이중허리' 린하이펑(임해봉)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

2회 대회는 1회 대회의 결승멤버가 재대결해 다시 다케미야 9단이 이겨 대회 2연패를 달성한다. 이후 5회까지 일본은 자국 기업이 주최하는 이 국제기전을 5연패하게 되는데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후지쯔배에서 큰 빛을 볼 수 없게 된다.

제6회 대회에서는 4강전 구도가 일본 2 / 한국 2 였는데 한국의 두 기사인 '전신' 조훈현 9단과 '최강의 공격수' 유창혁 6단(당시)이 모두 각각 필패의 흐름에 직면해 있다가 드라마같은, 두 기사 모두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일궈내면서 결승에 나란히 오르게 된다.
드디어 90년대 들어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한국에 유일하게 반(反)하던 후지쯔배가 한국의 품에 오게 된 순간이었다.

제6회, 제7회 대회는 결승멤버가 모두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이었고 6회는 유 9단이, 7회는 조 9단이 우승하였다. 특히 제7회에 우승한 조훈현 9단은 당시 존재하던 모든 메이저 국제기전 우승 트로피를 1회 이상 거머쥔(응씨배, 동양증권배, 후지쯔배, 진로배) 최초의 그랜드슬램을 이룩하게 된다(사실 그랜드슬램이냐 사이클링 히트냐를 놓고 명칭에 관한 논쟁이 많았지만─그랜드슬램은 스포츠 관련 시사용어로서 통상적으로 1년 동안 모든 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말합니다─...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누구도 이루지 못한 대업을 최초로 이룬 조훈현 9단. 자랑스럽습니다^^).

제8회 대회에서는 중국의 '요도' 마샤오춘(마효춘) 9단이 일본의 1인자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을 꺾고 우승하여 이미 같은 해에 제패한 동양증권배를 포함, 국제기전 2관왕을 이룩하며 1995년 세계 랭킹 1위가 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바로 이듬해 '외계인' 이창호 9단에게 제9회 후지쯔배 결승에서 패하여 그 권세를 '세계 최강'이 된지 1년만에 잃고 만다.

제10회 대회는 잠시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일본에서는 1인자로서 명성을 누렸지만 국제기전 우승이 없어 가슴앓이 하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자국기사 왕리청 9단을 꺾고 소원성취를 한다.

제11회 대회는 한국 최강이자 세계 최강인 이창호 9단과 마샤오춘 9단의 뒤를 이어 중국 최강으로 떠오른 창하오 9단이 결승전을 벌여 막판 역전승으로 이창호 9단이 우승을 하게 된다. 이후 창하오 9단은 올해 제5회 응씨배 우승을 하기까지 국제기전 준우승만 6번을 해 '만년 2위기사' 오명을 쓰게 되는 불운을 겪는다(지질이 우승복이 없던 창하오 9단도 올해에는 '독사' 최철한 9단을 꺾고 세계 최대 국제 메이저 개인 기전인 응씨배 우승을 차지해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바둑 열기가 엄청나지만 국제 기전 성적이 지지부진하여 속을 썩히던 중국 바둑팬들의 반응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이후 한국은 후지쯔배 독식 행진을 개시하게 되는데...
제11회 대회의 이창호 9단의 우승을 시작으로 12회 유창혁 9단, 13~14회 대회를 2연패하며 바둑황제의 면모를 재확인시킨 조훈현 9단, 15~16회를 역시 2연패 하며 '세돌열풍'을 일으킨 천재기사 이세돌 9단, 17회 '어린왕자' 박영훈 9단에 이르기까지 후지쯔배 7연패를 달성한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 바둑 최강국으로서의 위세를 만방에 떨치게 된다.

현재 18회 후지쯔배가 진행 중인데 대회 8강에 이세돌 9단, 유창혁 9단, 최철한 9단, 송태곤 7단 등 한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기사들이 절반의 티켓을 꿰어찼으니 대회 8연패의 기록도 충분히 가능할 성 싶습니다.^^




◎ 기전규모 ☞ 1회~3회(우승─1천 5백만엔 / 준우승─7백만엔)
                     4회~15회(우승─2천만엔 ≒ 당시 한화 1억 5천만원 / 준우승─7백만엔)
                     16회~현재(우승─1천 5백만엔 / 준우승─5백만엔)

◎ 대회규정 ☞ 제한시간─모든 대국 1인당 3시간
                     초읽기─1분 10회
                     덤─1회~15회(백 + 5집 반), 16회~현재(백 + 6집 반)

◎ 진행방식 ☞ 1회만 16강 토너먼트, 2회부터 본선 24강 토너먼트 / 선수권전 방식
                     모든 대국 및 결승전 단판승부
                     시드 :  전기대회 3위까지 차기 출전권 부여 / 전기대회 8강 1회전 면제

◎ 주최 / 후원 ☞ 일본 * 관서기원, 요미우리 신문 / 후지쯔(주), 일본항공

◎ 대회 우승자 / 준우승자 명단

제01회 ─ 다케미야 9단(日) / 린하이펑 9단(日)
제02회 ─ 다케미야 9단(日) / 린하이펑 9단(日) ... 다케미야 2연패
제03회 ─ 린하이펑 9단(日) / 녜웨이핑 9단(中)
제04회 ─ 조치훈 9단(日) / 첸위핑 9단(中) ... 첸위핑 결승전 기권
제05회 ─ 오다케 9단(日) / 왕리청 9단(日) ... 일본 5연패
제06회 ─ 유창혁 9단(韓) / 조훈현 9단(韓) ... 유창혁 국제기전 첫 우승!!
제07회 ─ 조훈현 9단(韓) / 유창혁 9단(韓) ... 조훈현 최초의 그랜드슬램 달성!!
제08회 ─ 마샤오춘 9단(中) / 고바야시 9단(日) ... 마효춘 WR 1위 등극
제09회 ─ 이창호 9단(韓) / 마샤오춘 9단(中) ... 이창호 WR 1위 탈환!!
제10회 ─ 고바야시 9단(日) / 왕리청 9단(日)
제11회 ─ 이창호 9단(韓) / 창하오 9단(中)
제12회 ─ 유창혁 9단(韓) / 마샤오춘 9단(中)
제13회 ─ 조훈현 9단(韓) / 창하오 9단(中)
제14회 ─ 조훈현 9단(韓) / 최명훈 9단(韓) ... 조훈현 2연패!!
제15회 ─ 이세돌 9단(韓) / 유창혁 9단(韓) ... 이세돌 최저단 국제기전 우승!!
제16회 ─ 이세돌 9단(韓) / 송태곤 9단(韓) ... 이세돌 2연패!!
제17회 ─ 박영훈 9단(韓) / 요다 9단(日) ... 박영훈 국제기전 첫 우승!! 한국 7연패!!
제18회 ─ 현재 8강전 진행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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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씨배 트로피
잉창치배 세계바둑선수권전






초대 잉씨배 우승컵을 안은 조훈현 9단




제3회 잉씨배의 우승자는 바로 유창혁 9단




제4회 잉씨배 우승을 차지한 이창호 9단





1988년. 대만의 재벌이자 바둑광인 잉창치(응창기)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기전을 출범한다고 발표한다.

이 거창한 세계 최초의 바둑 국제대회 창설의 이면에는 이제 막 바둑 신흥 최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우승을 이.뤄.주.려.는 잉창치씨의 속셈이 숨어있다...그렇게 기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생각했다.
물론 잉창치씨는 순수하게 바둑을 사랑하는 온화한 사람이다. 하지만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사실 그건 공공연한 비밀과 다름 없었다. 그때 당시 한국은 거의 바둑에 있어서는 왕따였고 실질적으로 바둑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과 근대바둑 발전의 본산지로 자부심이 높았던 일본, 양국의 기세가 등등했는데 그 때 기계의 시대상을 대표하는 대회가 바로 중*일 슈퍼대항전이었다.

1980년대 중반, 중*일 슈퍼대항전이라는 국가대항전이 처음 열렸는데, 방식은 지금의 농심배와 같은 연승제(엠겜 팀리그 방식)였다.
이 대회는 대국이라고 자부하던 중국이, 깔보던 상대인 일본에게 한 때나마 30년의 세월을 핍박받은 과거를 가지게 되고, 근래의 국제적 위상조차도 일본에게 밀리고 있는데서 생긴 뿌리깊은 자신들의 열패감을 치유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데...그 중심에 녜웨이핑(섭위평)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녜웨이핑은 흑룡강 돼지우리 반장까지 하던 불우한 과거를 안고 사는 기사로 굴곡이 크고 상처가 깊은 기억의 한을 중*일 슈퍼대항전에서 신들린 11연승으로 풀어헤쳤다(1회의 마무리 3연승, 2회의 마무리 5연승, 3회 마무리 1승, 4회 2승).

'최고'를 그 어느 누구보다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가만 있지 않았다.
바로 중국은 자국의 명예를 드높인 이 남자를 극진히 대접하기 시작한다.

심장에 구멍이 뚫려 선천적으로 호흡곤란을 자주 일으키는 이 특이한 이력의 남자에게 중공정부는 '기성(棋聖)'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사사하고 공산당 내에서의 서열도 상당한 고위수준의 직을 맡아 부와 명예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당시 녜웨이핑은 자국의 지지하에 공공연히 세계 최강으로 대접받던 기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한국이야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일본이 문제였다.
일본은 절대로 녜웨이핑을 1인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녜웨이핑은 진정한 1인자로 대접받지는 못한 것이다.

그즈음...잉창치씨가 세계 대회 창설을 발표하고 나선다.

비록 중국과 사이가 그닥 좋지 않은 대만이지만 결국은 한 동족인 어느 한 기사가 '최고'로 부각되기 시작하는 것을 본 잉창치씨는 바로 그 녜웨이핑에게 공식적인 세계 바둑대회의 명예로운 우승자 칭호와 진정한 1인자의 왕관을 씌워주려는 목적을 가졌던 것이다.

우월의식.
단순히 머릿수만 많은 것들이라는 비하를 참을 수 없던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자국 민족(그런게 있기는 한지는 모르겠다만...)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바둑은 상상도 못할 경우의 수를 가진 진정한 두뇌*마인드 스포츠이다.
즉 중국은 '바둑을 잘 두는 나라'는 '지능이 우수한 나라'라는 논리를 스스로 입각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바둑 국제 선수권전은 1988년 초대 대회가 열리게 된다.

잉씨배가 창설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일본에서 부랴부랴 만든 제1회 후지쯔배에서 일본은 결승에 모두 자국 기사를 올려놓으며 '보험'을 들어놓는다.
하지만 잉창치씨나 중국은 개의치 않고 후지쯔배보다 규모도 크고 권위도 있는 바로 이 잉씨배가 진정한 세계 최고수를 가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태연히 말한다.

1988년 8월. 제1회 잉씨배...그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가장 많은 본선티켓을 받았고 다음이 중국...
한국은...달랑 한장이었다. 바로 한국의 최강자 조훈현 9단.
미국, 남미같은 바둑으로서는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나라와 같은 수의 티켓을 받으며 '하수' 취급을 받았다.

제1회 후지쯔배에서 한국은 조훈현, 서봉수, 장두진이 모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에...그에 따른 '합당한' 처사라는 것이다.
한국기원측에서 반발해도...주최측은 막무가내였다. 억울하면 참가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것은 한국에게 치욕이라는 이름의 분노를 가져다 주었다.
한국의 간판스타 조훈현 9단은 독이 잔뜩 올랐다.
그리고...기어코 일을 낸다.

제1회 잉씨배 결승 최종국...스코어는 현재까지 2 : 2로 타이...
'철의 수문장' 녜웨이핑 9단을 맞아 바람과 같이 빠르고 날카로운 착수로서 상대를 현혹시킨 뒤...휘청하는 녜 9단을 본 그 순간 작렬하는 결정타...
140여수에 이르자...얼굴 빛이 흙색이 된 녜 9단은 고개를 떨구며 돌을 던졌고...녜 9단의 아내 쿵샹밍(공상명)씨는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다.

시대를 갈라버린 조훈현의 섬광...
숨이 멎을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최종국을 절실히 기도하며 관전하전 한국의 모든 바둑인들은 승리의 축포와 환희의 눈물로 뒤범벅이 되고 말았다.
조훈현...그는 한국 바둑계에 찬란한 빛을 초대한 인물이었다...

조훈현 9단은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프로기사로서는 최초로 카퍼레이드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조치훈 9단에 이어 두번재로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4년만에 한번 열리는...모든 바둑인들의 꿈의 기전인 잉씨배는 이후 2회 서봉수, 3회 유창혁, 4회 이창호로 이어지는 우승자들을 배출하며 세계 최강 한국바둑의 명위를 입증했다.
바둑 올림픽 4연패...정말 어이없기까지한 업적이었다.

비록 제5회 잉씨배 우승컵이 중국의 창하오 9단에게 돌아가 '전통'이 깨지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4년 뒤를 기약합시다.^^



◎ 기전규모 ☞ 115만달러(우승─40만달러 / 준우승 10만달러)

◎ 대회규정 ☞ 제한시간─모든 대국 개인당 3시간 30분
                     초읽기─없음 / 제한시간 초과시 30분당 2점 벌점(최대 2회)
                     덤─8점(계가법 : 응씨룰)

◎ 진행방식 ☞ 1회만 본선 16강 토너먼트, 2회부터 본선 24강 토너먼트
                     준결승 3번기, 결승전 5번기
                     시드 : 전기 8강 진출자 차기 대회 2회전 진출 자격 획득
                     4년마다 개최

◎ 주최 / 후원 ☞ 잉창치 위기 교육기금회

◎ 대회 우승자 / 준우승자 명단

제1회 ─ 조훈현 9단(韓) [3 : 2] 녜웨이핑 9단(中) ... 조훈현 감격의 잉씨배 우승!!
제2회 ─ 서봉수 9단(韓) [3 : 2] 오다케 9단(日) ... 서봉수 염원하던 잉씨배 정상에!!
제3회 ─ 유창혁 9단(韓) [3 : 1] 요다 9단(日) ... 유창혁 대망의 잉씨배 우승!!
제4회 ─ 이창호 9단(韓) [3 : 1] 창하오 9단(中) ... 이창호 미지의 봉우리 등정 성공!!
제5회 ─ 창하오 9단(中) [3 : 1] 최철한 9단(韓) ... 창하오 첫 세계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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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동양증권배를 우승하여 최연소 세계챔프 기네스북에 오른 이창호 9단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전





제3회 동양증권배 이창호 9단 우승─최연소 세계챔피언으로 기네스북에 등재!!




제4회 동양증권배 우승자 이창호 9단─동양증권배 2연패!!




제5회 동양증권배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조훈현 9단




제9회 동양증권배 우승컵을 든 이창호 9단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바둑 국제 선수권전 창설의 흐름은 자연히 한국에도 찾아오게 되었다.
중국계인 대만과 일본이 각각 초규모의 세계기전을 개최하고 나서자 당시 상대적으로 바둑에 있어서 중*일에 낙후'되어야만' 했던 한국도 동양증권배라는 기전을 창설한다.

하지만 규모가 세계기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소하다 보니─당시 후지쯔배 우승상금이 한화 1억 5천만원 가량, 잉창치배 우승상금이 한화 4억원 가까이 되었는데 반해 동양증권배 우승상금은 1천 5백만원 정도─외국기사들의 참여도가 떨어졌다.
안그래도 바둑에 있어서는 자신들보다 몇 수는 아래라고 보는 일본과, 그런 일본을 쫓느라 한국에는 관심도 없던 중국의 기사들에게 더욱 참가하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외국기사에게 특혜를 줘도 변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동양증권배 1회, 2회는 국내기전으로 분류되고 말았다.

그러나 한국의 조훈현 9단이 잉창치배에서 초대 우승을 일궈내며 챔피언으로 등극하자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서서히 한국바둑의 시대가 열리던 그 시점.
그 흐름을 놓칠 수는 없기에 동양증권배는 3회부터 우승상금을 한화 5천만원으로 대폭 올리며 비로소 본격적인 세계기전의 명함을 내밀수 있게 되었다. 사실 5천만원도 세계기전의 우승상금치고는 그리 많은 액수라 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시대상과 정말로 한국바둑의 중흥기가 오는가...를 반신반의하던 주최측의 고민이 그러한 어중간한 금액으로 나오게 된것이다. 국내기전치고는 많고, 세계기전 치고는 좀 적은...주최측으로서는 일종의 '테스트'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기전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한 제3회 동양증권배는 1990년 하반기에 스타팅 테이프를 끊었다.

누가 우승할까...세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1회 잉창치배를 우승한 한국의 자랑 조훈현 9단...
제1회, 제2회 후지쯔배를 2연패한 우주류의 다케미야 9단...
비록 세계대회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대삼관(일본 기전 타이틀 중 가장 최고로 치는 세 타이틀 기전인 기성(大), 명인, 본인방(혼인보)를 동시에 획득하는 것을 말함. 유일하게 조치훈 9단만이 가진 기록)' 을 이룩하며 일본 최강의 기사로 평가받는 조치훈 9단...
조치훈이 교통사고로 슬럼프에 빠지자 곧바로 일본 최강자로 떠오른 고바야시 고이치 9단...
이 네명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중국의 녜웨이핑 9단, 일본의 린하이펑 9단, 오다케 9단 등이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초대 동양증권배 세계기전' 의 우승자는 중*일의 바둑인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성을 속으로 가늠했었다.

1991년 9월 18일. 제3회 동양증권배 세계 바둑선수권전의 대망의 결승 1국.

첫번째 결승진출자는 우승자 예상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던 제3회 후지쯔배 우승자 일본의 린하이펑 9단이었다.
일본은 초대 동양증권배 우승을 절반은 따논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막강한 조훈현만 떨어진다면...더이상 린하이펑의 앞을 막을 적수는 없다고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래도...조훈현인데...하며 어쩔 수 없이 조훈현이 결승 진출자가 될 것이라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린하이펑...이 기사는 바둑기사로는 상당히 모범적인 훌륭한 인품의 기사다.
때문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비록 전성기가 지나 이미 지천명(50)의 삶에 접어든 노장기사였지만 아직도 쟁쟁한 실력을 자랑하는, 일본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기사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조훈현 9단이 린하이펑 9단의 상대자가 아니었다.
두번째 결승진출자는...스승을 꺾고 올라온 정체불명의 소년...

바로 16세의 이창호(당시 4단)였다.

경악...
중국, 특히 일본은 거품을 물 지경이었다.
약관도 채 되지 못한 중학생이 그런 깊은 수양을 쌓았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그동안 철썩같이 믿어왔던 하나의 절대적인 바둑에 대한 믿음을 부숴버리는 것이었다.

삶을 살아가며 시간의 흐름을 체득하고 거기서 지혜와 끈기를 배워 수양을 쌓게 되며 그로인해 바둑에 대해 알아가고 숙련되는 것이...일종이 정설아닌 정설과도 같은 그 모든 절차를 모조리 생략하고 아무 표정도 없이 린하이펑과 마주 앉는 이 불가사의한 소년에게는 통용되지 않았다.
일본의 바둑관련 기자들은 이창호에게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붙이기에 이른다.
중*일의 소스라침을 보며 한국의 기사들은 이중적인 갈등에 휩싸인다.
하나는 그동안 스승 조훈현을 꺾고 한국의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이창호를 그동안 '자기 스승밖에는 이길 줄 모르는 철부지' 라  비웃어온 중*일에 대한 조소였고...
하나는 '정말로 올라갔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놀람과 탄식...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모든 감정들의 뒤로 한채...제3회 동양증권배 결승전은 시작되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결승전에 빈번한 '흑번필승' 징크스가 제4국까지 이어졌다.
두기사 모두 끈질긴 기풍이기에 1, 2국에서는 승자의 우세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제3국의 린하이펑의 흑 불계승(계가를 하지 않고 상대가 패배를 선언), 제4국의 이창호의 4집 반 승...잠시간의 격동이 지난 후 이제 최종전 제5국으로 우승컵의 향방이 가려지게 되었다.
린하이펑의 1국, 3국 승, 이창호의 2국, 4국 승. 모두 흑을 쥐었을 때 이긴 것이다.
당시만 해도 흑이 가지는 선착의 효용성을 고려하여 백에게 주어지는 덤이 5집 반이던 시절이라 모두 흑을 쥐고 싶어했다(보통 덤이 7집 반 이전까지는 모두 흑을 쥐고싶어 하는 경향이 있죠. 이에 잉씨배나 춘란배는 7집 반 이상의, 오히려 백에게 유리한 덤을 줍니다).
실력이 종이 한장 차이보다 미세한 초고수들의 대국에서 약간의 어드밴티지는 승률상승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러한 '흑번필승' 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드디어 대망의 최종국...모두가 설마설마...하는 가운데.
최종국의 돌이 가려졌다.
맙소사...이창호는 백을 쥐었다.
일본측 관전실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한국측에서는 반대로 더없이 아쉬워했다.
사실 린하이펑의 흑번은 어지간 해서 적수가 없었기에 이제 동양증권배 우승컵은 일본의 것이나 다름없다고 일본측은 섣부른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었다.

실제로 대국 중반이 지나도록 린하이펑의 우세가 계속되자 일본과 한국의 희비는 극도로 엇갈렸다.
일본은 '이창호는 대단하다. 결승전까지 올라온 것도 엄청난 것이다' 하고 입발린 칭찬을 하며 웃음꽃을 피웠고...반대로 한국측의 안타까움은 무거운 침묵으로 이어졌다.

그러나...일본은 아직 이창호의 진면목은 종반에서 비로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드디어 끝내기(대국 종반에 자신의 집의 경계선을 확보하는 것)...
역전이 힘들어진 상황에서도 도박을 걸지 않으며 묵묵히 린하이펑의 뒤를 쫓던 이창호...
린하이펑이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이럴수가...
어느새 이창호는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렇게나 깊은 숨을 가진 린하이펑의 정신이 결승 테이프를 불과 얼마 놔두지 않은 상태에서 잠시 마비되는 그 순간...
이창호는 살짝...치고 나갔다.

백의 1집 반 승리.
최연소 세계 챔프의 탄생이었다.
이 말도 안되는 결과에 일본은 넋이 나갔고 한국은 비로소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세계 최고를 향한 이창호의 행진은 바로 이 동양증권배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후 제4회 동양증권배에서 이창호는 다시 결승에 올라 스승의 심리적 라이벌이었던 조치훈 9단과 조우한다.
조치훈 9단...조국인 한국을 끔찍이 사랑하는 위대한 불사신...화염과 같은 뜨거운 정열을 가진 일본기계의 최고봉.

드디어 드림매치가 이뤄졌다는 바둑인들의 기대...
그러나 결과는 허무했다.
3 : 0  이창호의 스트레이트 우승.
그러나 세판 모두 이창호 9단의 역전승이었다.
그중 2국과 3국은 모두 반집 차.

첫판을 졌을 때만 해도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창호의 스승인 3살 위의 조훈현 9단에게 왜 제자를 더 엄히 가르치지 못했느냐고 하던 조치훈 9단은 이 허탈한 '반집'에 그저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이창호를 만난 모든 최정상급 기사들을 악몽으로 몰아넣었던 '이창호의 반집'드라마 역시 이 동양증권배에서 시작된 것이다.

3회부터 9회까지 총 7회의 대회 중, 95년 마샤오춘 9단의 우승을 제외한 6회 중, 이창호 4회 우승과 조훈현 2회 우승. 동양증권배 세계 선수권전은 조*이 사제의 대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창호 9단의 세계정상 행보의 시초가 되었던 세계기전 동양증권배는 제9회 이창호 9단의 우승을 끝으로 중단되었다.




◎ 기전규모 ☞ 1회(총─9천만원 : 우승─1천 5백만원)
                     2회(총─1억 2천만원 : 우승─1천 7백만원)
                     3회(총─2억 5천만원 : 우승─5천만원 / 준우승─1천 5백만원)
                     4회~5회(총─3억 9천만원 : 우승─1억원)
                     6회~7회(총─5억 2천만원 : 우승─1억원)
                     8회~9회(총─6억 6천만원 : 우승─1억 2천만원 / 준우승─4천만원)

◎ 대회규정 ☞ 제한시간─개인당 3시간
                     초읽기─1분 5회
                     덤─5집 반

◎ 진행방식 ☞ 준결승 단판 / 결승 5번기
                     1회~2회─32강 토너먼트
                     3회~9회─24강 토너먼트
                     시드 : 전기 4강 진출자 차기 출전권 부여

◎ 주최 / 후원 ☞ 서울 경제신문 / 동양증권

◎ 대회 우승자 / 준우승자 명단

제1회 ─ 양재호 9단(韓) [3 : 1] 장수영 9단(韓)
제2회 ─ 서봉수 9단(韓) [3 : 1] 이창호 9단(韓)
제3회 ─ 이창호 9단(韓) [3 : 2] 린하이펑 9단(日) ... 이창호 최연소 세계 챔프 등극!!
제4회 ─ 이창호 9단(韓) [3 : 0] 조치훈 9단(韓) ... 이창호 2연패!! 조치훈 7회까지 韓
제5회 ─ 조훈현 9단(韓) [3 : 1] 요다 9단(日)
제6회 ─ 마샤오춘 9단(中) [3 : 1] 녜웨이핑 9단 (中) ... 마효춘 첫 국제기전 우승
제7회 ─ 이창호 9단(韓) [3 : 1] 마샤오춘 9단(中)
제8회 ─ 조훈현 9단(韓) [3 : 0] 사토루 9단(日)
제9회 ─ 이창호 9단(韓) [3 : 1] 유창혁 9단(韓) ... 동양증권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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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제3회 삼성화재배 우승자 이창호 9단. 부상으로 SM5 자동차를 받았다




제7회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거머쥔 조훈현 9단. 최고령 세계기전 우승기록^^




제8회 삼성화재배 우승으로 12년만에 두번째 세계기전 우승을 맛본 조치훈 9단




제9회 삼성화재배 우승자 이세돌 9단






예전에 바둑 관련 사이트인 네오스톤에서 <가장 권위있는 세계(개인)기전은?>이라는 주제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었다.

현존기전과 중단기전을 포함, 국제 개인기전은 후지쯔배, 잉씨배, 동양증권배,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 도요타덴소배, 중환배, TV 바둑 아시아. 총 9개.
그 중, 현존하는 기전은 후지쯔배, 잉씨배,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 도요타덴소배, 중환배, TV 바둑 아시아.

규모가 메이저급에 다소 미달되는 중환배, TV 바둑 아시아와 중단기전인 동양증권배를 제외한 6대 국제 메이저 기전이 실질적인 설문조사의 후보대상이 되었다. 물론 위 세 기전도 포함이 되기는 했지만.

역사가 가장 오래된 세계대회인 후지쯔배.
4년마다 개최, 최고액의 우승상금,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권위를 가진 잉씨배.
세계기전 중 유일하게(당시까지) 아마추어에게도 대회 참가권을 부여하는 삼성화재배.
최고의 총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LG배.
격년제로 개최되는, 중국기업이 후원하는 유일한 기전인 춘란배.
역사는 가장 짧지만 격년제 대회임에도 잉씨배 규모의 메머드 기전인 도요타덴소배.

현재 우승상금 순위는...
잉씨배 ≒ 도요타배 >LG배 >삼성화재배 >후지쯔배 ≒ 춘란배 >중환배 >TV아시아
40만달러/3천5백만엔/2억5천만원/2억원/1천5백만엔/15만달러/2백만위안/2백5십만엔

* 동양증권배는 1억2천만원.


설문조사 결과는...
삼성화재배(42.37 %)가 잉씨배(37.59 %)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에게도 참가권을 주는 오픈기전이라는 고유의 특징과 총상금규모 12억원, 우승상금 2억원이라는─사실 1회 때는 40만달러로 최고액. 점차 줄어듦─세계기전 다운 규모...즉, 개성과 규모, 그리고 인지도와 흥미성에서도 최고의 점수를 받아 전통과 권위로 상징되는 잉씨배를 제친 것이다.

※ 이후 LG배도 삼성화재배와 같이 오픈예선을 도입합니다.

1996년까지 당시 3대 메이저기전인 후지쯔배, 잉씨배, 동양증권배와 단체전인 진로배, 마이너 속기(제한시간이 짧은) 국제기전인 TV 바둑 아시아선수권전까지, 개인기전 4개, 단체전 1개, 총 5개의 국제기전이 치러지던 그 때, 바둑의 세계화를 지켜보던 삼성은 또 하나의 초규모의 기전을 발족하게 된다.

우승상금만도 잉씨배와 같은 자그마치 40만달러. 더구나 잉씨배가 4년마다 한번 열리는 대회임을 가만한다면, 1년에 한번 치러지는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은 가히 최고의 대회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1996년 제1회 대회 결승에는 한국 4천왕(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중 한명인 "공격의 최고수" 유창혁 9단과 번번히 한국선수들을 꺾어 쇠약해진 일본기계에서 희망으로 떠오르며 "열도의 자존심" 이라 불린 요다 노리모토 9단이 최고의 기전, 삼성화재배의 첫 우승컵을 놓고 마주쳤다.

요다 9단은 세계최강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이창호 9단에게 전적상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당시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기사 중 한명이었다.
일본인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호방한 성품에 한국을 좋아해 결혼식도 제주도에서 한,
그런 요다 9단은 96년과 97년에 걸쳐 유창혁 9단과 세계 최고의 양대기전인 제1회 삼성화재배와 제3회 잉창치배의 결승에서 도합 10번기를 펼치게 된다.

세계바둑계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두번의 대승부 중 첫번재는 초대 삼성화재배 결승.
한국의 바둑팬들은 제6회 후지쯔배 우승 이후 3년만에 국제기전 결승에 올라선 유창혁 9단이 화려하게 비상하기를 바랬다.

그러나...요다는 역시 "열도의 자존심" 다웠다.
제1회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요다 노리모토 9단은 유창혁 9단을 토탈스코어 2 : 1 로 꺾고 초대 우승컵을 가져가 버린 것이다.

당시 한*일 양국의 기대는 대단했다.
그러나 기세로 보자면 한번 세계무대 정상을 밟아본적이 있는 유창혁 9단을 지지하는 한국측 응원이 더 거셌다. 일본은 이미 마지막 보루나 다름없었던 후지쯔배가 제6회에 바로 이 유창혁 9단이 우승한 이후로 거의 한국의 독무대가 되어오다시피 한 것 때문인지 큰 기대는 없었다. 아무리 요다가 한국기사들에게 그나마 성적이 낫다지만 중요한 승부에서의 한국기사들의 벽은 넘기가 어렵다는 것이 당시 세계기계의 공공연한 중론이었기에...
그리고 요다는 94년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하지만 "바둑황제" 조훈현에게 노상 시달리다가  3 : 1 로 겨우 한판 건지고 패퇴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저런 이유로...아무래도 유 9단이 요다를 꺾어주리라 한국의 바둑팬들은 기대했지만...바라지 않던 결과가 나오고 만 것이다.

전혀 뜻밖인 것은 아니었지만...그래도 패배에 익숙해져 덤덤했던 일본 바둑팬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당시 요다 9단은 일본의 전통의상을 입고 결승전을 치루었는데 여기저기 갖다붙이기 좋아하는 대중들은 왜 유 9단은 한복을 입지 않았냐는 둥의 어이없는 발언으로 유 9단을 비난했다.
유창혁 9단은 화사하고 경쾌한 공격바둑을 지향하는 만큼 성품도 온화하고 밝으며 낙관파인 편인데...당시로서는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유창혁 9단은 두번째 요다 9단과의 결승쟁패─잉씨배 결승에서 3 : 1 로 우승하며 개인적인 명예회복과 상대에 대한 설욕을 한꺼번에 하는 동시에 한국의 잉씨배 전통(1회 조훈현 9단, 2회 서봉수 9단─한국의 사천왕이 차례대로 우승하는 것이 일종의 징크스가 됨. 아니나다를까 3회 유창혁 9단이 우승한 이후 4회에서는 이창호 9단이 우승함으로써 그 전통이 확고해짐. 5회에서 깨진 것은 아깝긴 하지만...우리만 우승할 수는 없으니^^)을 이어가는 일거다득의 수확을 올리게 되었다.^^

제2회 삼성화재배는 이슈가 많았던 대회였다. 침체되었던 일본바둑이 1회 요다 9단의 우승으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자 그 흐름에 따라 고바야시 사토루 9단이 2회 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당시 조훈현 9단을 32강전에서 꺾어 파란을 일으킨 중국의 차세대 기주 창하오 9단을 다크호스 김승준 9단이 8강에서 떨어뜨리며 바둑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한 이창호 9단, 마샤오춘 9단 등의 쟁쟁한 정상급 기사들이 4강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성도 보장한, 삼성화재배가 명실상부한 최고의 대회로 새삼 각인되는 시기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제2회 삼성화재배는 단 한판의 대국으로 최고의 흥행성을 가지게 된다.

제2회 삼성화재배의 희대의 명국, <1선상의 묘수─313수만의 반집>...
그 주역은 바로...

한국의 "세계최강"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요괴의 칼" 마샤오춘 9단이었다.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 희대의 천재 재사인 주유라는 인물이 죽기 전 했던 말이 있다.

"하늘이시여. 주랑을 낳았거든 공명은 왜 또 낳으셨나이까..."

남다른 재주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제갈량에게 가로막혀 울분을 삼켜야 했던 주유...
그로부터 1700여년 후에 정체불명의 청년 이창호에 매번 쓴맛을 봐야만 했던 마샤오춘...
둘의 운명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1995년. 동양증권배와 후지쯔배, 그해 치러졌던 국제 개인기전 2개를 모두 석권하며 세계랭킹 1위로 자리매김한 마샤오춘 9단.
그 해는 섭위평의 중*일 슈퍼대항전 시대 이후 10년만의 중국바둑의 전성기였다.
95년에만 국제기전 2관왕이 된 마샤오춘 9단은 명실공히 중국의 영웅이 되었다.
때문에 기존의 영웅이었던 섭 9단과 마 9단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한다.

그러나...1993년 제4회 동양증권배를 우승하여 단일 국제기전 2연패를 이룩한 후 한동한 세계무대에 뜸하던 이창호 9단이 한국기계을 평정한 후 서서히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마샤오춘 9단은 "내 생에 봄날은 간다" 라는 불후의 명곡을 불러야만 했으니...

1996년, 한국의 최고수와 중국의 최고수는 동양증권배 결승과 후지쯔배 결승에서 연달아 만났다.
그때만 해도 마 9단은 최악의 악연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 두번의 승부는 팽팽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모두 이창호 9단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 후로 3년 넘게 이창호와 마샤오춘은 단골 결승대진멤버로 이름을 올리며 맞붙었지만 기어이 마샤오춘은 단 한번도 결승무대에서 이창호를 꺾지 못했다.
비단 결승뿐만이 아니라 만나는 족족 9연패, 5연패 등 계속 패점을 기록하며 2005년 현재 두 사람의 전적은 25 : 7 로 최고수들간의 전적치고는 마 9단으로서는 치욕적이리만큼 처참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러나 그러한 악연의 기나긴 흐름 속에서 마샤오춘 9단이 아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다 한번 이긴 것으로는, 더구나 결승에서 완벽하게 꺾지 못하는 것은 승리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의 패배가 마 9단으로서는 너무나 가슴아팠기에.

마샤오춘이 이 지긋지긋한 악연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는 두번의 결정적 찬스는...모두 삼성화재배에서 주어진다.



1997년 한글날 치러진 제2회 삼성화재배 준결승.
이창호 對 마샤오춘 * 김승준 對 고바야시 사토루의 대진.

예상보다 한국은 힘겹게 4강에 2명의 기사를 올려보낸다.
부동의 에이스 이창호와 다크호스 김승준.
한국 바둑팬들은 지난 1회 대회의 악몽을 가슴에 남겨둔 채 이번 대회만큼은 기어코 자국기사가 이 최고의 기전에서 우승하기를 바라마지 않고 있었다.

4강전에 올라온 한국기사들의 행보는 실로 험난했다.
이창호가 8강전에서 의외로 일본의 무명기사에게 고전하다가 끝내기에서 따라잡아 역전승. 그리고 김승준은 창하오의 사석작전에 말렸다가 겨우 살아나며 역전승.
정말 아슬아슬하게 올라왔기에...이제 액땜은 다했거니 하고 낙관하고 있던 한국이었다.

그러나...
이 4강전은 한국 바둑팬들에게는 지옥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혈전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다크호스...기세를 앞세운 김승준 9단이 사토루 9단에게 먼저 선제공격을 가해 승기를 잡는가 싶었더니 이내 덜미를 잡혀 때이르게 투석해버린 것이다.

서서히 한국에게 불안감이 엄습하던 이 때...그러나 그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도 이창호가 있다...

이창호만 남았다. 그러나 이창호만 있으면 충분하다(이 신뢰는 10년째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창호와 마샤오춘의 대국은 초장부터 이 9단이 초반에 벌어진 눈사태형 정석에서 엄청난 착각을 범해 때이르게 위기에 놓이게 된다.
순간 한국측 검토실에서나 KBS TV 중계로 서봉수 9단의 해설을 듣던 한국의 바둑팬들이나 간이 콩알만해졌다.-_-;;

마샤오춘이 누구던가. 당시 이창호를 제외하면 누구도 두렵지 않다던 그는 실제로 최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기사였다.
조훈현에 이어 두번째로 한 시즌 세계대회 2관왕을 이룩한 중국의 자랑이 아니던가.
아무리 전적상 말도 안되는 비세에 놓여 경기 외적으로 압박감을 받는다 해도 이번만큼은 단단히 벼르고 나왔던 마 9단인지라 예전에 이창호 9단과의 대국에서 보였던 다소 어이없는 착점도 찾아볼 수가 없어 소위 "떡수"를 바라던 한국측에게 굉장한 실망을 안겨줬었다.^^;;

이창호의 독보적인 강점 중 하나가 대개로 평이한 수를 두면서도 상대의 실수를 그 어느 기사보다도 정밀한 레이더로 캐치해 정확한 수읽기로 응징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두 사람 다 완벽하다면 승패는 가려질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좋은 수를 두는 것이 승리로 이끄는 길이 되기도 하지만 상대의 실수를 바로 집어내어 자신에게 이익을 쌓아가는 것 또한 '좋은 수' 가 되는 것이다.
얼마나 바둑이 어려우면 묘수가 그리 많겠나...하는 말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바둑이 한참이 진행되었는데도 이창호 9단의 절망적인 형세는 오히려 더 악화되어갔다.
애가 탔다. 또다시 한국의 최고의 기전인 삼성화재배가 외국기사의 품에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무너지는 듯 했다. 잉창치씨의 마음을 비로소 이해할 듯 했다.
그래도 이창호니까...

슬램덩크에서...
마치 패색이 짙은 경기상황에서도 능남의 선수들과 코칭스탭진이 한결같이 윤대협이니까...를 마음속으로 되뇌이던 것처럼...아니 그보다 열배는 더한 신뢰감으로 한국은 이창호를 믿었다.
최고수들간의 대국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닥쳤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한국 바둑팬들의 간절한 바램에도 형세는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중반에 이창호가 승부수를 던졌으나 마샤오춘의 훌륭한 응수로 인해 불발.

그리고 이창호의 영역인 종반에 접어들게 되었다.
검토실에서 형세판단을 해본 결과...
흑을 쥔 마샤오춘 9단의 2집 반 부동의 우세.

초*중반도 아닌 흑돌백돌이 바둑판에 촘촘히 늘어선 상황에서 2집 반의 차이라는 것은 거의 역전 불가능의 수치였다. 이창호가 이기려면 적어도 3집을 빼앗아오건 만들건 지어내야 하는데...상대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마샤오춘...오늘만큼 이창호와 마주 앉은 마샤오춘이 그렇게 커보일 수가 없었다. 반집을 다투는 기사들에게 종반에서 3집의 유리라는 것은 너무나 컸다.

그나마 그렇게나 불리한 형국에서 도박을 걸지 않고 천천히 천천히 참고 참아서 2집 반까지 따라잡은 이창호가 대단하다는 말...한국은 그렇게 가슴아픈 위안을 할 수밖에...

그런데 그 순간 반상에 돌연 지진이 일었다.

잠잠하던 이창호가 갑작스럽게 우상귀를 푹 찔러왔던 것이다.
확실한 우세 속에서, 환희의 물결을 가슴으로 내리누르고 있던 마샤오춘의 미간이 꿈틀한다. 마 9단은 감각과 기세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사. 즉각 그 바꿔치기를 결행한다.

마 9단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급작스럽게 몰아친 이창호의 거친 숨결.
한*중의 검토실은 갑자기 부산스러워진다.
역전의 희망을 꿈꾸는 측의 흥분과 불안한 기운의 정체를 확인하려는 측의 손길이 어우러진다...

먼저 결승에 진출하여 한결 느긋한 마음으로 대국을 지켜보던 사토루 9단도 이 일대 변화에 감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토실의 형세판단...계가 결과 발표는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열렬한 기대심을 가졌던 한국 바둑팬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여전히 흑 우세...2집 반 불변.

절망.
한국측 검토실의 기사들은 "다른 나라 기사들이 우승해도 의연해야 한다", "뭐 이기고 지고 할 때도 있는거지..." 하고 체념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KBS 중계의 해설을 맡았던 서봉수 9단의 "역전 불가입니다...더 이상 해볼 데도 없네요...안타깝군요..." 라는 말을 듣고 있는 한국 바둑팬들은 허탈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한국의 체념과 중국의 웃음이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던, 마샤오춘의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던 그 순간...

반상에서는 경천동지할 기적의 서광이 비추고 있었다.

무난히 승리할 수 있었던 마샤오춘 9단이 무슨 이유에선가 그리 큰 이득도 없어보이는 패싸움을 결행한 것이다.

의욕을 상실한 채 잦아드는 목소리로 해설을 하던 서봉수 9단이 돌연한 이 변화에 마 9단이 또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는 식의 말을 했다.
검토실에서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팻감의 갯수를 따지며 필사적으로 승패의 윤곽을 잡아보려 애썼다.

하지만...팻감조차도 흑이 많았다.
벌써 네번째 좌절...그러나 이젠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검토실의 기사들, 관전기자들, TV 중계를 시청하던 바둑팬들도 장장 60여수에 이르는 초읽기 속의 피말리는 패싸움을 숨죽이며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얼마나 지났을까.

이윽고 361로의 바둑판을 거의 다 메워갈 300수가 지나서도 미세하게나마 흑 우세가 예상되던 바로 그때.

맨 아래 1선에 내려앉은 백의 한수.

검토실은 경악했고 마샤오춘 9단의 승리를 확신하고 싱글벙글하던 중국 관전기자 한명이 주저앉아 버렸다.
화면에 살풋 비친 마 9단의 얼굴은 어느새 창백해져 있었다.

이윽고 바둑이 끝나고 공배(흑*백 양자간 어느 영역도 아닌 곳)를 메우기 시작했다.

두 대국자의 손길이 바쁜 가운데.
마지막으로 공배를 메운 이는...



이창호 9단이었다.




제2회 삼성화재배 4강전 마샤오춘 9단(黑) 對 이창호 9단(白).
...313수 끝 백 반집 승.

이 대국은 이창호 9단의 최고의 명국인 동시에 마샤오춘 9단의 악몽의 결정체였다.

그 후...
이듬해 열린 제3회 삼성화재배에서 이창호 9단과 마샤오춘 9단은 1인자의 자리를 놓고 다시 마주친다.

이 끈질긴 악연.

이 결승전은 국제기전 결승, 아니 모든 결승 시리즈의 최고봉이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결승전이었다.

결과는 3 : 2 로 또다시 이창호의 우승. 삼성화재배 2연패.

마샤오춘 9단의 악연 탈출기...그 두번째 결정적인 찬스는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최종국을 해설하던 조훈현 9단마저 도대체 언제 그 절망적인 형세가 역전되었는지 설명하지 못했던...

<이창호의 마술>에 의해서.



이후 삼성화재배는 많은 바둑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세계기전으로 거듭났으며 수많은 명승부를 배출해 내었다.
우승상금은 1회 40만달러, 2회 3억원, 3회 2억원+SM5 자동차, 4회 이후 2억원으로 조금씩 내려갔지만 그 명위는 퇴색된 기미가 없다.

제4회 삼성화재배에서도 이창호 9단은 한국인 도일기사인 조선진 9단을 3 : 0 으로 완봉하며 단일 메이저 국제기전 3연패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다.

제5회 삼성화재배에서는 유창혁 9단이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 8단을 3 : 1 로 물리치며 1회대회에서의 아픔을 덜며 우승을 차지하였고, 제6회와 제7회 대회에서는 조훈현 9단이 2000년, 2001년 후지쯔배 2연패에 이어 삼성화재배 2연패를 달성함으로써 바둑황제의 건재를 유감없이 과시하였다.

제8회 삼성화재배에서는 불사신 조치훈 9단이 주최측의 추천티켓을 받아 결승까지 치고 올라가며 박영훈 9단을 꺾고 1991년 제4회 후지쯔배 우승을 이룬 후 12년만의 국제기전 우승컵을 안는 기쁨을 맛봤다. 사실 후지쯔배 우승도 상대의 기권으로 이뤄진 것이라 조치훈 9단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명예로운 첫 세계대회 우승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벌어진 제9회 삼성화재배에서는 제7회 LG배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우승해 양이(兩李)시대의 서막을 예고하며 파란을 일으킨 이세돌 9단이 1년간의 침체기를 뚫고 네번째 국제기전 우승컵을 가져옴으로써 국내팬들에게 이창호 9단의 잇는 첫 주자로 완전히 인정받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세계기전이자 인기도 많은 기전인 삼성화재배.
이 대회의 명승부들은 바둑광이라면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멋진 승부가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기전규모 ☞ 1회(총─15억원 : 우승─40만달러 / 준우승─6천만원)
                     2회(총─15억원 : 우승─3억원 / 준우승─6천만원)
                     3회(총─13억원 : 우승─2억원+SM5 / 준우승─6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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