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국세해(病局細解)] 4-1 또다른 바갤러와의 대국
등장인물 : 문도원 사범님(프로 3단, 이하 '문'), 털남자(아마 타이젬 5단?, 이하 '털') + 또다른 바갤러(????)
장소협찬 : 꽃보다 바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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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름 고열(38.5)속에서 병국세해를 쓰고있는 털남자입니다. 쿨럭...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픈데 이 글을...)
이제서야 올리는 이유는 나름 아팠던 것이 그 첫째요. 병국 특별편이 병국세해 최초로 유저 라이프에 등록되는 쾌거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LG배 결승 2국으로 글리젠 폭발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다음 페이지로 밀리는 것을 경험했기에 LG배 결승 3국을 피하고자 함이 그 둘째였습니다.
이번엔 림사범님께서 여자바둑리그 팀 연구회 관계로 시간을 내실 수 없어서(오호, 때를 잘 맞추면 부안팀을 꽃바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바갤에서 폭발적 지지를 받고 계신 문도원 사범님께 복기를 받게되었습니다. 문사범님의 복기는 림사범님의 복기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그리고 이번 병국의 대국자이자 함께 복기에 참여한 또다른 바갤러는 과연 누구일까요? 병국세해 제 4국, 시작하겠습니다!
병국세해 제 4국 2점 접바둑 + 덤 5집 털남자 흑 15집 패
털 : 사범님,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거랑 이거 봐주면 될 듯 합니다.
문 : 이건, 접바둑이네요? 누구랑 두신거예요?
털 : (힐끗 눈짓)
문 : 아! 두 분이 두신 건가요? 어디 한번 보죠.
장면도 1. 또 시작부터 악수
문 : 접바둑에서 흑이 고목이라니 독특하네요. 시작은 간명하게 이루어졌고... (12를 두며) 아~
털 : 이건 지금 보니 제가 봐도 나쁜 거 같아요.
문 : 왜 나쁠까요?
털 : 우하가 공짜로 굳어버리잖아요.
문 : 네~ 정확하게 알고 계시네요. 지금은 흑 4가 급하게 공격받을 돌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서둘러 안정하려 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이라면 P4로 우하에 걸치고 싶네요. 그러면 오히려 백5가 공격받는 모습이 될 수도 있겠죠?
장면도 2. 정석이지만...
문 : 5까지 진행되고 보니 이제 우하에 걸치는 건 무리가 되어버렸죠. 음... 흑6은 사실 첨에 흑이 하변 붙이기 전에 여기까지 두는게 정석이긴한데요. 지금은 손빼고 상변이나 우변같은 큰 곳으로 가고 싶어요. 만일 흑이 다른데 둔 뒤 백이 좌변을 둔다면 어디로 갈라칠까요?
털 : 어....... 어....... 둘 곳이.... 없네요?!?!?!
참고도 2-1. 고목의 효과
문 : 네, 백A면 흑이 X로 두고, 백 B면 흑이 O로 둬서 백이 만족스런 그림이 나오질 않아요.
털 : 이게 좌상이 화점이면 백B로 두면 되는데 고목이라 백이 둘 곳이 없어지는 거군요.
문 : 네, 굳이 두려면 B겠지만 초반부터 그렇게 좁은 곳에 들어가 고생할 필요는 없겠죠?
털 : 한줄의 차이가 이리도 크다니 새삼 바둑의 오묘함에 감탄하게 되는군요.
장면도 3. 방향착오
문 : 백이 나와서 끊는 건 조금 때이른 수인 것 같은데요.
황선희(이하 '황') : 나도 조금 후회했어. 괜히 흑만 두텁게 해주는 거 같고.
문 : 그렇지. 그런데 흑 8이 아쉽네요.
털 : 이런 것들이 왜 복기 받을 때에서야 보이는진 모르겠는데, 흑8론 그냥 9자리로 미는게 훨씬 좋네요? 저런 꼬부림의 가치를 알아야 되는데요. 실전에선 괜히 발느리게만 보인단 말이죠.
참고도 3-1. 완벽한 두터움
문 : 네, 흑이 밀면 백도 하나는 받아야 하는데 하나 더 밀어두면 좌변 세력이 어마어마 하죠.
털 : ㅠ_ㅠ 이렇게 좋은 그림을 놓치다니. orz
문 : 그리고 이렇게 되고 나면 C9는 D10즈음에 있는 것이 더 좋겠죠?
털 : 네, 저 수가 어설펐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군요.
문 : 그리고 복기 때 이렇게 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실전에서도 볼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제 생각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음... 다른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털 : 무슨 말씀 하시고 싶으신지 잘 알 것 같아요.
황 : 워낙 속기로 두시니까.. 이 바둑도 나보다 시간을 덜쓰셨어. 나도 그 속기에 자꾸 말리더라고.
문 : 빨리 두시는 건 센터에서도 엄청 많이 봤지. 대국하면 거의 제일 먼저 끝내시니까.
털 : 센터에서는 다른 분들이 한 수에 10분도 생각하시니까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에 형세판단도 하고, 대세점도 찾아보고 하는데, 인터넷엔 제한시간이 있으니까 그렇게 잘 안되는 거 같아요.
문 : 그런 경향은 어쩔 수 없는데, 지금 제가 질문을 드린 세가지는 다 잘 맞추셨잖아요. 그것처럼 실전에서도 보기를 세 개 정도 만들어서 문제 푸는 형식으로 하시면 잘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털 : 오호! 그런 방식도 있겠군요! 시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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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의문의 바갤러는 바로 황선희 님이었습니다! 선희님과 문사범님은 친구관계로 서로 편하게 말씀을 하십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옮김을 양해바랍니다. 선희님과는 3년전? 4년전? 제가 주도했다가 저 포함 3명이 나왔던 바갤 1차 정모(라 쓰고 '참사'라 읽습니다.)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멋도 모르고 맞바둑으로 뒀다가 신나게 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날 복기 받은 후에 2점으로 또 한판 배웠는데요. 사범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을 염두에 두며 두었더니 10연패 끝에 드디어 첫승을 올렸습니다. ㅠ_ㅠ_ㅠ_ㅠ_ㅠ_ㅠ 감격의 눈물.
림 사범님의 복기는 단호박으로 대표되는 딱딱 집어주시는 복기라면, 문사범님의 복기는 뭔가 화두를 던져주시는 스타일이랄까요? 혹시나 꽃바에서 복기를 받게 되신다면 복기 스타일을 참고해보세요. 이다혜 사범님은 어떻게 해주실지 대충 짐작이 가는데(칭찬 + 격려), 배윤진 사범님은 잘 모르겠네요.
그럼 토욜 새벽이나 일욜 새벽에 4-2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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