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국세해(病局細解)] 5-3 고쳐지지 않는 단수병
등장인물 : 이다혜 사범님(프로 4단, 이하 '다'), 털남자(아마 타이젬 5단?, 이하 '털')
장소협찬 : 꽃보다 바둑센터, K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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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쁜 위기를 살짝 넘긴 기념으로 다시 병국에 손을 대는 털남자입니다.
나름 바쁜 와중에 잉여로운 짓을 하고 싶은 욕망에 병국세해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제 단점을 종합선물세트로 모아서 보고나니 갑자기 연승이 이어지면서 처음으로 타이젬 7단으로 승단하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물론 신나게 얻어터지고 강단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만 2강단 안당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과연 복기가 바둑 공부 3대장자리에 있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갤분들에게도 기력향상의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하면서 병국세해 5-3 시작하겠습니다.
병국세해 제 5국 4점 접바둑 털남자 222수 흑 불계승
장면도 1. 냉정한 한 수
다 : 백은 좌변을 그대로 놓아두어선 승산이 없으니 좌변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요. 여기서 또! 냉정하게 지키셨어요. 분명 대국전에 기풍이 전투형이라고 하셨는데... 혹시 프로와 두는 것이라 몸을 사리신 건가요? 동수와 두었더라면 이렇게 두셨을까요, 아니면 씌우셨을까요?
털 : 씌우다 많이 박살나봤거든요. 이런 상황이라면 동수와 두더라도 1로 지켰을 것 같아요.
참고도 1-1. 타개의 상용수법
다 : 저는 사실 전투형이시라길래 이런 그림을 기대했거든요. 흑이 3으로 젖힐 때 백도 4로 젖혀가는 것이 타개할 때 자주 쓰이는 수법인데요. 알고 계셨나요?
털 : 아이고~ 이렇게 되서 집 깨지고 약점남고 뻥 뚫려서 망해본 건 아마 못해도 수백번은 될거예요. '경험은 바보들의 학교'라고, 수백번 깨지다 보니 저 같은 사람도 이제 안 씌우고 철주를 내려 지키는 거죠.
다 : ㅎㅎㅎ. 네, 아무리 전투를 좋아하셔도 지킬 곳을 지키면서 둬나가는 것이 좋아요. 제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장면도 2. 일단 집부터 챙기고
다 : 일단 저 좁은 곳에서 살 수는 없고 중앙으로 탈출하다 보면 몰려서 바둑이 더 안좋아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일단 실리부터 챙겨놓고 좌변은 이후 상황에 맡기기로 도박을 하는거죠. 여기서도 6으로 이단 젖히신게 좋았어요. 수읽기는 해보신 건가요?
털 : 백이 단수 계속 쳐서 흑 6을 잡는 건 말도 안되고, 단수치고 7자리로 이으면 백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봤어요.
다 : 네, 그래서 일단 밷고 귀에서 살아 뒀는데요. 여기서 아마추어 분들이 많이 보여주시는 실수가 또 나왔습니다.
털 : 그게 어떤 건가요?
장면도 3. 꼭 고쳐야할 단수병!
다 : 아마추어 여러분들은 단수를 너무 사랑하세요. 꼭 이런 장면에선 단수를 치시더라구요.
털 : 엇, 저런 모양은 생각도 하지않고 단수를 치게 되는데요. 어떻게 둬야 하고 어떤 차이가 있나요?
참고도 3-1. 단수를 안치면 약점이 없어진다.
다 : 여기선 그냥 1로 늘어야 해요. 백이 만일 손을 뺀다면 흑이 3으로 치중가서 사활이 걸리게 되죠. 그러니 백도 2로 5자리에 늘거나 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러면 실전과 비교했을 때 B3가 끊어먹히는 수가 사라졌죠.
털 : 아하~~~ 그냥 선수라고 생각해서 무조건 단수치는데, 집으로 차이가 많이 나네요.
다 : 네, 이런 걸 신경쓰시면서 두시면 실력이 더 향상될 수 있을 거예요.
참고도 3-2. 자꾸만 줄어드는 집
털 : 실전에서도 나중에 백이 끊어먹는데, 여기서 흑이 받아줄 수는 없잖아요.
다 : 네. 그렇죠. 그러면 백이 또 젖히게 되면 흑이 여기서 8로 막아 패를 할 수는 없으니까 물러서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참고도 1과 비교할 때 집이 확 줄어들게 되지요.
털 : 집 줄어드는 아픔이 다시 한 번 느껴져요.... 아..... 단수 안칠테니 이제 그만!!!! 그만해주세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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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속수의 전형이라 할 수있는 '무조건 단수치기'가 이번 주제였습니다. 저런 속수는 정말 술만큼 끊기 힘든거 같습니다. 속수탈출이라면 또 '김성룡의 속수탈출'이 급단위에서 짱인데요. '단들이 잘 두는 속수모음'같은 식의 강좌도 좋을 거 같습니다. 속수의 표본이라면 제가 얼마든지 제공해드릴 수 있는데 말이죠. ㅎㅎㅎ
간만에 하는 리플 Q&A
Q1. 잘 두셔서 글이 짧네요. 다음엔 꼭 못두시길...
A1. 못두는 것은 언제나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Q2. 털남자님 겸손충이시네.
A2. 본성은 거만충인데 악플달려 자살할까봐 겸손한 척 하고 있습니다.
Q3. 접바둑은 또다른 재미가 있네.
A3. 게다가 상대가 프로기사님이시라 실수 응징이 바로 바로 들어와서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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