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낼 모래면 50..타이젬 9단에서 겨우겨우 버티는 실력이지만..

요즘 연구생들처럼 정규적인 교육을 받진 못했지만 한때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지금은 그냥 일반기업에서 제법 높은 위치에 올라 헤헴 거리면서 부하직원들에게 큰소리 치고 있지만

아직도 퇴근후에는 마누라 눈총을 뒤로하고 바둑TV에... 

얼마전 반 강제적으로 회사 바둑대회를 열고 그 우승자를 석점으로(사실 다섯점 이상의 치수였음)희롱하면서

짜식들...음하하하하...이렇게 스스로 우쭈쭈하면서 살아가는 가엾은 소시민이지만..

한때는 입단을 꿈꾸며 훗 이정도면..그럭저럭?

그런 내 자신을 한순간에 짓밟았던 인간들이 있었으니..

1. 유창혁 사범님 : 

30여년전 모 학생대회에서 만나(그것도 예선)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온몸이 시퍼래져서

시합이 끝난 후에 이 사람 누군가 한참을 찾아봤지만 전혀 기록이 없던..

나중에 안거지만 초등학교때 이미 성인 전국대회를 우승했다고..

근데 난 왜 몰랐던걸까..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기억하시나요 유창혁 사범님..70집 정도 차이가 나서 돌을 던졌던 그 까까머리 중학생을..

2. 김영환 : 

부산지역에서는 유명하다고 했는데 사실 난 사실 몰랐음

유창혁 9단 보다 더 충격적인 완패..만방.,.한수 한수가 정말 송곳 같이 예리했었음

난 지금도 김사범이 이렇게 조루(?)할줄은 상상도 못했음. 내가 알지 못하는 뭔 일이 있었는지..

난 지금도 역대 최고의 천재 기사를 논할때면 김영환 사범을 다섯손가락 안에 두고 싶음.

그만큼 그는 대단했고..또..지금은 너무 아쉬움..

3. 이세돌:

이세돌 사범은 기억하려나..

당시 초등학교 대회가 끝나고...주위에서  이창호 이후에 최고의천재라고 한판 배우라고..(ㅠ.ㅠ)

에이..그래도 나름 기원 강1급인데..저런 아이하고..에이..

첫번째판 23집 반패...

사실 진작 던져야 하는 판인데 던질수가 없었음..

왜?

그렇게 진줄을 몰랐으니까..

세상에 한수 두는데 1초도 안걸린다는걸 처음 알았음

반면 비슷한 정도가 아닌가 했는데 저 정도 졌음..사실 지금도 창피함..

굳이 핑계를 대자면 워낙 빨리 두니까 계가할 시간도 없었고 속사포 같은 착점에 정신이 혼미했음..

그리도 또한판 더 두었는데 음...(쪽팔려서 그만..)

솔직히 말하면 이세돌이 입단하면 이창호쯤은 1년도 안되어서 넘어설줄 알았음

그정도로 이세돌은 대단했음...초등학교 3학년 짜리가..

프로에게 2점으로는 그럭저럭 버티는 이무기를 그렇게 갖고 놀정도의 실력이라면..

그런데 한 몇년쯤 헤매는거 보고 프로의 세계는 이렇게 대단한건가 혼자 중얼중얼..

난 지금도 역사상 최고의 천재는 이세돌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임..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며칠전 이세돌 사범이 커제에게 0:2로 패하는걸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그래도 이세돌이기때문에 곧 극복할거라 생각하는건 내 착각인지..

0.5초 만에 돌을 놓으면서도 상대방의 아픈곳을 콕콕 찌르던 10살 이세돌을 난 아직도 기억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