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하버드시절 일화.jpg - 해외야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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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마스코트 내장을 본 여돌들 반응.. 두산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망곰이(왼쪽)와 철웅이(오른쪽)여돌들도 얘네를 엄청 좋아했는데얘네의 인형탈 벗은 내장을 보고 난 후의 반응들이 충격적임..내장 보기 전)윈터철웅이랑 망곰이 플러팅에 신나서 시구까지 옴민지망곰이 귀여움에 반함내장 목격 작성자 : 민지베어스

홍정욱 하버드시절 일화.jpg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1.05.03 23:37:53

조회 75 추천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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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첫 학기에 마지막으로 택한 과목은 '고대 그리스와 18세기 프랑스의 성의 표현 비교'라는 일종의 사회학적인 예술사였다. 큰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었으나, 강의를 함께 들었던 페미니스트들의 눈치를 많이 봐야 했던 과목이기도 했다. 소포클레스(Sophocles)의 희곡을 읽고 난 후 고대 문학의 사회성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비판해도 좋으냐는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나는 겁도 없이 여학생들의 토론에 뛰어들었다.

"예술은 소속한 사회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여성의 사회 참여에 대한 근원적인 혐오와 남성 우월사상이 명제화되었던 사회의 대변자였을 뿐인 작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비이성적인 일이다."

내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강의실에 있던 모든 여학생들의 호전적인 시선이 내게로 모아졌다. 그리고는 약 30분 동안 나를 향한 '언어의 난타'가 시작되었다. 2000년 전의 죄악은 2000년 후에도 죄악이라는 입장을 지닌 그들이었다. 길고 참혹한 성차별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나는 몹시 당황했다.

지식과 논리를 동원하려 했으나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 내 옆에 있던 두 명의 남학생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내 편을 들어주었다면 용기백배하여 싸웠겠지만, 녀석들은 모두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내 전의를 상실케한 것은 여학생들의 진지한 태도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이 침해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결사적이었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한 것인데, 그들에게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던 것이다. 네 번째 여학생이 나를 괴롭힐 즈음 나는 투항을 결심했다.

"현대 지성이라고 자부하는 하버드생이 그런 무책임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니, 정말 그렇게 믿고 있니?"

"......"

"왜 대답이 없지? 이제껏 말 잘 했잖아!"

"잘못했다"

그 이후 나는 하버드에서 여성운동에 관한 토론이 벌어지면 절대로 참여하지 않았다.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 하버드대학은 남녀평등을 넘어서 '여성 상위'에 가까운 독특한 환경을 갖고 있다. 남성과 다름없는 개인적 야망에다가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지닌 그들에게 이론적인 뒷받침이 불가능한 남성 우월주의를 주장할 수 있는 '용감한' 남성은 하버드에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여자가 어떻게', '여자이기 때문에' 등의 표현을 쓰는 한국 남학생들을 볼 때 나는 무척 조심스러워졌다.

- 7막 7장 그리고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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