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학번인데 당시 재수해서 들어온 1살 많은 형이 있었음.
그 형이 키도 180에 얼굴은 존나 잘생겨서 과에서 여자애들이 그 형 눈도 못마주치고, 교양수업에서도 다른 여자애들한테 나름 유명했던 형이어서 다른과랑 과팅 잡을때 저 형 오냐고 물어보고 그랬거든.

근데 그 형이 성격도 진짜 좋은게 나같은 찐따한테도 잘해주고 우연히 교양 같이 듣는게 있어서 점심 같이먹고 잘 챙겨주셨었음.
나름 금수저라 당시 대전 월세가 300에 25하던 시절인데 그 형은 그때도 알바안하면서 월 50짜리 방에서 아빠차 물려받아서 혼다차 타고다니던 내 찐따 인생 중 제일 완벽에 가까웠전 형이었음.

근데 이 형이 이상하게도 약간 숫기가 없어서 여자한테 말도 잘 못붙이고, 여자들도 이형한테 말 못붙이고 그랬었음. 여튼 워낙 출중한 형님이라 첫 여자친구도 금방 생겼었는데 2학기되서 헤어졌다더라.

근데 이유가 그 여자애가 원래 남친이 있는데 이 형 좋다고 고향남친, 대학남친 이렇게 세컨으로 만난거였음. 그게 첫 여친이라 겁나 충격받고 술먹을때마다 울고 그랬던 기억남. 근데 시발 내가 좆찐딴데 무슨 위로를 해주냐
술 같이 먹는데 끼워준것만해도 고마웠는데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단 심정으로 그때 맘 비울때 애니보는거 좋다고 아노하나 추천해줬는데 이게 문제였음.

그 형이 그거 보고 씹덕이 되버림. 나도 사실 애니 아는거 몇개없는데 예전 골드디스크였나? 뭐 불다사이트에서 받아본게 ㅈㄴ 재미져서 알려준건데 이 형은 진짜 오타쿠가 되버림. 외향적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내향적이었나봄.

그 뒤로부터 이 형 수업끝나면 자취방가서 만화보고 애니보는데, 나는 군대갔다오니까 그 형은 4학년이더라. 알고보니 예전에 다친게 있어서 원래 면제라더라. 그때까지 그 형은 그 사기적인 스펙으로 연애 한번도 못해보고 졸업했고, 지난주에 일산갈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만나서 밥 한번 먹었는데, 그동안 너무 자신감없이 살았다고 헬스해서 존잘에 몸까지 좋은 ㅈㄴ 여전히 부러운 사람이었음. 근데 그래도 자신감 회복이 안된다고 하더라.

결국 탈덕 실패하고 나이 32살 먹도록 아직도 연애 못해봤다고하고 이젠 스팀 게임에 맛들려서 먼나는 친구도 거의 없다고함. 집 헬스 일 이 세개가 끝임. 심지어 그 흔한 업소도 안다녔다고 하고 그 형 너무 좋은 사람인데 뭔가 내가 그때 애니 추천 안하고 좀 도와줄 능력이 있었으면 알파메일의 삶을 살았을텐데 저 사기적인 스펙으로 청춘을 날려버리게한거 같아서 존나 미안함을 느끼고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