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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 고민상담 (스압 주의)

야갤러(119.193) 2023.11.02 11:17:26
조회 346 추천 1 댓글 0

안녕하세요 중학교 3학년 남학생입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흔히들 말하는 사춘기니 중2병이니 골고루 올 그럴 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혼자 생각이 많아지면서 깊은 사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최근 몇 년간 가지고 있던 아주 큰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죽을 것 같은 나날들이었지만, 그 아픔을 혼자서만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을 앞둔 지금, 빨리 상담과 해결책을 받고 행복하게 졸업하고 싶어서

그리고 지금이라도 망가져버린 제 삶을 되찾고 싶어서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그저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지만

저에게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행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누군가는 가족이나 부모가 없이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부모가 있지만 집에 돈이 없기도 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외의 소중한 것을 가지지 못하고 태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불행을 가지고 태어나진 않았습니다.

좋은 부모님과 가정환경에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며 살아왔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도 평범한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초등학교때 대부분이 누리는 행복과 재미,

그리고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남 부럽지 않은 초등학교에서의 6년을 보냈습니다.


문제는 중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일어납니다.

저는 국내에서 정말 희귀하고, 이름마저 기분나쁜 ‘근숭이두창’이라는 질병에 감염됐습니다.

(*2022년 3분기쯤 발생했던 원숭이두창<엠폭스>, 혹은 천연두 등 다른 두창들과는 완전히 다른 질병입니다.)

어떻게 걸린건지 경로라도 알면 조금 마음이 덜 억울할테지만,

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조차 모르게 저는 근숭이두창에 감염됐습니다.


앞서 말했듯 긍정적이고 밝은 가정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입학 직전인 초등학교 겨울방학 (2월 말) 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월 2일 입학을 하며, 제 인생은 송두리째 뒤집어지게 됩니다.


입학식 당일날 아침까지만 해도 제 일상은 아직까지는 평범했습니다. 친구들도 서로를 알아가며, 저도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이는 초등학교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습니다.

야속하게도, 제 일상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되었던 것은 같은 반 친구가 아닌 몇몇 선배들이었습니다.


2021년 코로나 대유행 당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유치한 텃세였는지, 2학년-3학년 선배들 사이에서 제가 근숭이두창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돌며 선배들은 저를 역겨운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제가 두창에 걸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소문은 2, 3학년을 돌고 제가 속한 1학년까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렇게 3월 3일. 입학한지 단 2일만에 저는 반에서 왕따로 낙인찍혔습니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전교 왕따가 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왕따가 된 이유는 결국 하나, 근숭이두창 감염자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두창새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폭력에 시달리게 됩니다.


당시 코로나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연도였기에 신체적인 접촉을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적인 폭력에 많이 시달렸습니다.

저는 드라마나 웹툰에서나 나오던, 찐따가 일진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웹툰과 제 현실의 차이점이 있다면, 저는 몇몇 일진이 아니라 대부분의 반 친구들에게 당했다는 것입니다.


신체적인 폭력 뿐 아니라 사이버상에서도 폭력이 이어졌습니다.

뉴스에 흔히 나오는 대부분의 카톡폭력은 다 당해봤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프티콘을 갈취하는 유형의 폭력은 당하지 않았는데,

‘두창새끼 바이러스 묻은 기프티콘 먹으면 두창 걸린다.’ 라는 조롱뉘앙스의 말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이 확실하진 않지만, 2021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즈음 되었을땐 이미 저를 본명으로 부르는 사람들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급 일원 1’과 같은 평범한 엑스트라 조차 될 수 없는, 그냥 ‘두창새끼’였습니다.


(선생님들도 저를 두창새끼로 불렀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당시 계속되는 괴롭힘에 밝고 자신감있던 제 성격도 당연히 정 반대의 성격으로 바뀌었고, 발표나 사람과의 대화도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선생님들에게 이름을 불릴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저를 두창새끼라고 부르던 사람들은 당시 학교 같은 반 친구들이었습니다.)


결국 앞서 말한 조롱뉘앙스의 떠돌아다니는 말들 때문이었을까요,

1학년이 지나 2학년이 되며 저를 대하는 친구들의 감정은,

격렬한 분노의 감정에서 차가운 경멸과 혐오, 무관심의 감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저 두창새끼랑 닿는 것도 이젠 싫어’라는 말들과 함께 신체적인 폭력도 자연스레 사라졌고,

사이버상에서 괴롭히던 친구들도 이젠 저와 엮이는 것 조차 역겹다는 듯 연락처를 바꾸고 저를 차단했습니다.


sns라는 것이 얄밉게도, 동네 다른 중학교에서도 이미 제가 유명인사가 된 것인지 제 카톡 친구 명단에서는 저의 초등학교 동창들 조차도 하나둘씩 사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저는 엄마와 아빠, 이렇게 카카오톡 친구가 두명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인스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팔로워와 팔로우는 각각 3명으로 엄마, 아빠, 그리고 제 부계정입니다.

저를 팔로우 해주는 사람은 엄마, 아빠, 제 부계정 빼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당연히 팔로워는 3명이었고

저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감히 팔로우를 걸 자신이 없었기에 팔로우도 항상 3이었습니다.


다시 학교 얘기로 돌아와서,

친구들은 당연히 저를 두창새끼라는 이유로 피하고,

저에게 다가와 쉬는시간마다 괴롭히던 1학년때의 나쁜 친구들도 저를 혐오하며 멀리했습니다.

결국 남에게 피해만 주는 존재라는걸 최근에야 깨달은 저는,

요즘에는 눈치껏 아무도 없는 옥상계단에서 쉬는시간, 점심시간마다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선생님이 말 걸면 머쓱하지 않냐’ 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뒤에 말할거지만 혹시나 선생님이 저를 보셔도 말 거실 일이 없습니다. 다 똑같거든요.


이젠 슬슬 아시겠지만 조별과제도 항상 지옥과 같습니다. 저와 조를 맺고 싶어하는 아이는 아무도 없고요, 어쩔 수 없이 랜덤으로 저와 조가 된 애들은 심지어 울기까지 합니다.


울고불고 해도 조별과제는 어찌저찌 해왔지만,

문제는 이제 3학년이라서 찍어야했던 졸업사진에서 터지게 됐습니다.


저희 반이 28명이라 대략 5-6명씩 5조를 짰는데, 저와 같이 찍었던 4명의 친구들은 역시나 울기도 하고 화도 내며 절망하는 친구도 보였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흔히들 말하는 부모님이 재력과 힘이 있는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 친구가 힘을 써서 인지, 저는 조별사진에서 빠지게 되었고 개별촬영만을 진행했습니다.


부모님이 아닌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도 싶지만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선생님께 상담을 하려 해도, 뭔가 말씀을 엄청 요약적이고 빨리 두리뭉실 얘기하시며 저를 내보내려고 하시는게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인사를 잘 안 받아주시는 것도 기본이고요.


진짜 웃긴건 따로 있습니다. 수업 중 정말 목이 가려워서 아주 작게라도 제가 헛기침을 하면 선생님들께서 창가쪽 애들에게 급하게 환기를 하라고 시키십니다.

처음 몇 번은 저도 우연인 줄 알았지만, 이게 정말 많이 반복되자 일부러 그러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달에는 에버랜드로 현장체험학습을 갔었습니다.


모든 찐따들의 루트가 그렇듯이, 저는 버스에서도 선생님 옆자리에 앉았고 같이 놀 친구가 없어 한 선생님과 같이 다니게 됐습니다.


입장을 하고 5분은 지났을까요, 선생님은 갑자기 카페에 들어가자고 하셨습니다.

보통 선생님들께선 에버랜드에 가면 카페에 많이 계시니까,

그려려니 하고 따라 들어갔습니다.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조금 이상했습니다. ‘자기가 선천적으로 장이 좋지 않다, 변비가 너무 심해서 요즘도 괴롭다, 화장실에 가면 다 싸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런 얘기만 계속 하시는 겁니다. 결국 그렇게 선생님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면서 화장실에 가셨습니다.


변비가 있다고 얘기하실 때부터 설마 했지만, 선생님은 정말 한참동안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한참동안 저는 그렇게, 한 테이블에 두 커피를 올려놓고 휴대폰만을 한참 만지작거렸습니다.


무슨 용기였을까요, 아님 그냥 궁금증이나 분노였을까요. 저는 카페를 나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저 멀리서 저희 반 일진들과 렛츠트위스티 타는 줄 거의 끝에 서 있는 선생님을 발견했습니다.


다 끝나고 다시 버스에 타 선생님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봤다는 것을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선생님은 ‘배가 너무 아파 화장실에서 한참 있다 나왔는데, 카페에 네가 없더라. 정말 변비가 너무 심해서 거의 하루종일 화장실에만 있었다.’ 라는 말만 계속 강조하듯 반복해 얘기하셨습니다.


‘차라리 못봤었으면... 차라리 못봤었으면....’.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한참을 혼자 되뇌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 안의 어른들만이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미용실같은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갈 때 마다 두창새끼를 맡기 싫다며 디자이너들끼리 서로를 추천하며 미룹니다.

그렇게 결국 머리를 잘라도 대충 빨리 짤라버리고 내보냅니다.


당연히 원하는 헤어도 할 수 없고, ‘~컷 해주세요’라고 요구해도 대충 빠르게 잘라버린 다음에 ‘이게 ~컷이에요’라고 우깁니다.

(쓰다가 깨달았는데 왠지 제가 가면 미용사분들이 선불 요구하던데,

제가 환불 요구하거나 돈 안낼까봐 그렇게 미리 돈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를 그렇게 자르시는데 당연히 괜히 찔릴 수밖에 없죠...)


1학년땐가 ‘12mm투블럭으로 옆머리 잘라주시고 뒷머리는 상고로 잘라주시고요, 앞머리는 시스루컷으로 해주시고 옆뒷머리 다운펌 부탁드려요’ 라고 했더니 3mm 갓파머리 투블럭에 앞머리 핑킹가위로 자르시더니 시스루컷 맞다고 하시더라고요. 시술이 5분 걸렸습니다 하......


다운펌 포함해서 시간이 오래걸리는 펌 종류들은 당연히 안해주십니다. 펌 해달라고 하면 모질이 안좋다느니 안 어룰리는 두상이라느니 온갖 핑계를 다 대가며 그냥 안해주고 내보내려고 합니다.


결국 미용실에서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자 2학년 여름방학 지나고부터는 미용실에 거의 못같던 것 같습니다. 머리를 안자르고 기르다보니 지금은 머리가 거찌꼴이 됐고요.

상상하는 멋진 장발이 아니라 애니 캐릭터 후시구로 메구미같은 보기 안좋게 정신사나운 머리가 됐습니다.


아, 후시구로 메구미 이야기가 나와서 쓰는 말이지만, 애니메이션 보는걸 좋아했었습니다.


친구들이 저를 모두 피해서 나가 놀 수가 없다보니, 자연스레 내향적인 취미가 발달했고

흔히 말하는 방에서 애니나 보는 씹덕이 됐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마저도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항상 멋졌으며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들만의 관계를 서로 구상해나갔고 힘이 되어주며 성장해나갔습니다. 이런 모습은 카톡친구 2명에 인스타 팔로워 3명인 저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고, 그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주술회전의 옷코츠 유타라는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유타도 혼자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였으며 저처럼 항상 외로웠기에 동질감을 느꼈고,

스스로를 투영해서 보게 됐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타도 결국 고죠사토루라는 스승을 만나, 아픔을 극복하고 친구를 사귀며 최강으로 성장했습니다.


처음으로 동질감을 느꼈던 대상에 대한 배신감이었을까요,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었습니다.


동시에 ‘왜 나에겐 나를 구제해줄 고죠사토루같은 존재가 없는가?’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실 고죠같은 존재가 저에게 올 ‘뻔’ 한 적은 있긴 합니다.

3학년에 올라와 우리반 반장이 아주 잠깐 저를 챙겨줬었습니다.

하지만 반장이 반장 친구들에게 ‘너 두창새끼랑 다니니까 뭔가 두창냄새 나는거같아ㅋㅋㅋㅋ’라고 놀림받기 시작한 것을 우연히 들은 이유론, 스스로 반장과 거리를 두었고

결국 반장도 저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고죠사토루같은 은인이 저에게 와도,

저는 만화 속 잘난 주인공과는 다르게 오히려 은인에게 피해만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현실과, 제 이상속의 삶을 그려낸 애니메이션과의 괴리가 심해질수록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좋자고 시작했던 거의 유일한 취미가 오히려 저를 괴롭힌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자

결국 저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현실 얘기를 돌아오자면,

말하진 않았지만 저희 중학교는 특이하게도 남녀분반입니다.


즉 두창새끼가 아니어도 여자와의 접촉이 힘든 마당에

저같은 두창새끼는 더욱 당연히도 여자와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2학년때는 접촉할 기회가 없었지만

올해 3학년에 올라오며 제2외국어 시간이 남녀합반으로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즉 드디어 여자애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역시나 저의 순진했던 기대와는 다르게,

여자애들은 제가 첫날 들어가자 마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전교적으로 이미 소문은 다 났던 것입니다. 몇반의 누구가 두창새끼라고.


저와 짝궁이 되는 여자아이들은 당연히 다 울었습니다.


결국 저는 스스로 남에게 상처주지 말자고 다짐했음에도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울게 했던 것입니다.


제가 속한 일본어반은 한 달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는데,

여자애들도 저와 짝궁이 될까봐 무섭겠지만, 사실 저도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저는 여친은 커녕 여사친도 없습니다.

앞서 계속 말했지만 남사친도 없고요.

제가 기억하는 여자애와의 사적인 대화는 두창에 걸리기 전인 6학년 겨울이 마지막입니다.


결국, 내 인생의 행복이 무너지기 시작한 원인은 뭘까,

내 인생을 망쳐버린 궁극적인 요인은 뭘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두창이었던거죠.


제가 뭔가를 크게 잘못한걸까요?

초등학교 6학년의 저와 지금의 저의 달라진 점이라고는

지금은 저는 ‘두창새끼’라는 것, 단 그것 하나뿐입니다.


제가 두창새끼로 3년간 살면서 느꼈던 것은,

두창에 걸린 채로는 어떤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자서전이나 동기부여책에선

아픔과 장애를 가지고도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스티븐 호킹과 같은 천재적이고 혁명적인 두뇌도 없고, 닉부이치치같은 긍정적인 사고도 더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위인 스티븐 호킹은 ‘장애가 있지만, 극복해보자! 최고의 장애인 과학자가 되는거야!’

라는 마인드로 스스로를 격려했겠지만


‘두창에 걸렸지만 긍정적으로 잘 극복해봐! 최고의 두창환자가 돼서 세상에게 증명하자!’

같은 조언이나 위로는 더 이상 저에게 효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두창을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는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결국 두창새끼가 ‘극복’이란걸 하는 유일한 방법은 두창을 치료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즉 결국 제가 마지막으로 행복했었던 순간도 두창에 걸리기 전이고,


제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 또한 결국엔 두창을 치료하는 것 뿐입니다.


중간중간 미용실 썰이라던가, 조금 가볍게 푼 이야기들도 많지만

사실 제가 몇 번씩이나 되뇌이고 겪었기에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얘기할 수 있었다는 점,

절대로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비웃으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정말 진지합니다.

어떻게든 두창을 치료해서

제 잃어버린 3년, 어쩌면 더 잃어버릴 수도 있는 저의 삶과 시간들을 되찾고 보장받고 싶습니다.


늦었다고 생각 하실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어요.

어렵겠지만 혹시나 새시작을 위해서 고등학교도 최대한 멀리 있는 곳으로 원서를 쓸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긴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저를 좆@@123같은 두창새끼라고 생각하시다면 무시하셔도 좋고,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만약에, 제 진심이 닿았다면

혹은 근숭이두창 낫는법을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답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이 내공이 많다고는 못하지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

열심히 모아온 내공 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행복한 인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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