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학원 영어강사다. 주6일 세후 월 400대 초중반 + @(내신 방학기간 등등)

좋은 거, 정신승리 할 만한 건 내 주변 친구 지인들보다 어느 정도 더 번다는 것뿐  

출근해야 되는 날이면 낮에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 남들보다 늦게 출근하는 건 별로 메리트도 안 되고

퇴근은 밤 11시 다 돼서 하는데 남들 일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술자리에서 한참 떠들다가 이제 슬슬 집에 갈까 하는

그 시간이 딱 내 퇴근 시간. 대형마트라도 가고 싶어서 차 좆빠지게 몰아서 가도 30여 분 후 문 닫는 시간. 

식품코너에 인기 있는 것들은 이미 다 팔리고 텅 빈 진열대만 구경해야 됨. 

휴가 여행 등 꿈도 못 꿈. 다른 사무직들과 달리 내가 학원의 영업시간에 자리에 없으면 방송프로에 mc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진짜 여행 가고 싶을 땐 일요일이랑 빨간날 붙어 있는 거 이틀+하루 아프다고 구라치고 2박3일 다녀옴(미래의 내가 보강으로 떼워야 함) 

가장 좆같은 건 퇴근이 진짜 퇴근이 아니라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거.

끊임없이 애새끼들한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에 모가지 남아 있으려면 어떻게 더 야무지게 가르칠까 연구 또 연구   

수업 연구 외 다른 모든 여가활동은 그대로 죄책감으로 다가오고, 실제로 미래의 내가 몰아서 드는 짐이 된다. 

공기업 대기업 등은 내 분수에 안 맞으니 그냥 아예 욕심도 안 난다. 

내가 하루하루 제일 부러워하며 사는 새끼들은 걍 200 중후반 벌면서 9-6 하고 자기가 원할 때 연차 낼 수 있는 적당한 사무직들.

교대근무 하는 애들은 니들이 365일 이브닝 시프트만 뛴다 생각해보면 내 마음을 살짝 알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