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뭔가 심하게 갈구하거나 어릴때 육체적 고통을 제외하고 울어본적이 없음

가정환경이 너무 평탄해서 그런것도 있긴한데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야생마라면 나는 사육장의 돼지만큼 둔감하다.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느끼지 않는게 아니라 멍청해서 못느낌

이게 중2병 시절에는 냉혹한 사이코패스 느낌으로 자랑하고 싶어지는 내 성격이고

고등학교때에는 사사로운일에 휘둘리지 않으니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음

남들이 상처받는 일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나는 강한사람이라는 착각도 했음

근데 어른이 되고나니까 모든 인간관계가 정서적 교류라서 사회생활이 어렵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기가 힘들어서 사람들이랑 공감대를 쌓기도 힘들고

거기에 따른 배려도 너무 어려움

나는 노력을 하는데 사람들이 섭섭하다고 직접 이야기하니까

고친다고 고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공감하는 시늉을 해도

진정성이 없는 껍데기 같은 행동이라

되려 상대한테 상처를 주거나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최소한 친구라도 많이 만나서 또래가 행동하는 양식이나 표본들을 수집해야하는데

혼자서 노는걸 좋아해서 그것조차 서투름



어릴땐 아닌데 EQ의 중요성이 20대를 넘어가면 갑자기 중요해짐

학창시절에는 차갑다는 말을 들으면 뭔가 으쓱했는데

지금은 차갑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또 이사람한테 뭔가 섭섭한 일을 했다는 생각에 철렁한다.

어릴때부터 문학이나 사람과 대화를 많이 접하면서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이런걸 소홀히 하면 다크고 나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게 너무 어려워짐

솔직히 말해서 학창시절에 본 일본 애니나 만화들이 쿨가이에 대한 선망이 심하고 그것에 대한 영향도 적잖이 받은것 같은데

그 캐릭터가 호감으로 그려지는 장치들을 넣어서 싸가지 없는 쿨가이임에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거지

현실에 멋진 쿨가이는 없음 싸가지 없는 씹새끼만 있을뿐임

인간관계에서 가장 쉬운 전략은 상냥하게 접근해서 원하는걸 강요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