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상한 이야기가 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 속, 깎아지른 절벽 위에 부엉이 바위 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이 기이한 기운이 서린 장소라며 가까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 그 바위 근처에서 이상한 노인을 봤다 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노인은 검은 외투를 걸치고 있었고,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얼굴이 너무 매끄럽고, 마치 사람의 피부가 아니라 고무처럼 빛났다.

어느 날, 호기심 많은 기자가 이 전설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부엉이 바위를 찾았다. 그는 바위 근처에서 한 노인을 마주쳤다.

“어르신, 여기서 뭐 하십니까?”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원래 이 나라를 위해 일했지. 하지만 이제 다 끝났어.”

기자는 그 말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노인의 목소리는 친근했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했다.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의 얼굴은 사람이 아니라 마치 인형처럼 단단하고, 부자연스럽게 매끄러웠다.

기자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뒤로 물러서려 하자, 노인의 손이 길게 뻗었다. 마치 고무줄처럼 부드럽게 늘어나며 기자의 팔을 붙잡았다.

“나는 이제 고통을 느끼지 않아. 자네도… 그러지 않겠나?”

그 순간, 기자의 머릿속에서 어떤 기억들이 떠올랐다. TV 화면 속에서 언젠가 봤던 환한 미소. 그리고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깊은 절망.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이 부엉이 바위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뒤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바보가 아니야.”

그리고 기자는 뒤를 돌아보지 못한 채,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그 후로도 부엉이 바위를 지나던 사람들은 가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이 가도 그 미소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