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았던 제 십 대도 어느새 1년이 채 안 남은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누군가 제 십 대를 한 단어로 설명해달라 부탁한다면 아마 큰 망설임 없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택할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이 된 올해까지 항상 최선을 다해 사랑해 왔어요. 23년 여름 처음 겪은 감정에 정말 내 전부를 주고 싶어 불태웠던 사랑은 한 달 반 만에 끝나버린 뒤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다는 친구의 허무맹랑했던 이야기를 이해할 정도로 큰 그리움과 상처를 남기고 떠나갔고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는다 백번 넘게 했던 결심이 무색하게 24년 겨울부터 다시 겨울이 오기까지 천천히 스며들던 그 사람과 했던 사랑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1년 가까이 스며들어 오는 그 사람을 나도 모르게 전부 받아주었어요. 제게 남아있던 방어 기제를 무너트려 준 그 사람 덕분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그 사람에게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 사랑은 언제나 찌질했고 허세로 가득 차 있었고 이기적이었어요. 항상 부족했던 저였어서 그런지 헤어진 지 벌써 석 달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매일 밤 꿈에 천천히 스며들던 그 사람이 생각납니다. 언제쯤 제게 스며든 그 사람이 다 말라버릴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하나요.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건조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든 기억과 감정을 바싹 말려버리고 싶습니다. 새벽에 글을 써 다소 오글거리는 글이 돼버린 거 같네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앞서 후회 없이 사랑하셨을 수많은 분에게 묻고 싶어요. 정말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나요. 물어볼 곳이 없어서 웃기지만 이곳에 물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