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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다가 꿈과 현실 분간못하고 학교여자애 가슴만진 썰.txt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2.09.16 05:05:07
조회 2556 추천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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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인생 최대 흑역사 중에 하나임
이거는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도 안 풀었음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가끔 날 괴롭히고는 하는데
챈에서 관련 글 한번 봐서 생각난 김에
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대서 여기다 한번 풀어본다



이제는 군대도 다녀오고 아저씨 다됐지만 풋풋한 학생 시절이 잇엇슴
칙칙한 남고 말고 남녀공학으로 다녔는데

유독 뭘 해도 그날 따라 피곤한 날이 있음
진짜 정신없이 자도 졸리고 졸린 날이 한번쯤 있음 
그런 날은 정규수업 끝나고 보충에 야자까지 풀로 잠 때려도 집에서 또 잠 오는게 존나 신기함

무튼 5교시부터 풀수면 때리고 보충 2개 교시 때
깜빡 엎드렸는데 일어나니까 다 끝나고 석식시간 됐더라
하도 졸려서 안일어나니까 친구들도 깨우는 거 포기하고 밥먹으러 갔음

비몽사몽간에 잠이 얕으니까 온갖 개꿈을 다 꿈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밖에 나오니까 하늘이고 막 뭔 시발 별거 다 나옴
기억은 잘 안나는데 진짜 절벽에서 떨어지고 난리 났음
근데 여기서부터는 아직도 트라우마 남아서 기억이 생생하다

꿈이 다들 알다시피
내가 혹은 내 주변에서 뭔가 벌어지고 해도 이상하다는 걸 느끼질 못함.
그 제약을 벗어던지고 이상한 걸 느끼면 아 이거 꿈이네 하면서 자각몽이 되는거고 

꿈이 대충 이제 학교를 가는데, 학교 신나게 달리는 데 하나도 힘이 안들고 막 닌자달리기마냥 달려짐
달리다가 초등학교 때 친구 만나서 다른 길로 샜다가, 아 맞다 학교! 하면서 다시 등교길에 오름
근데 교실 정문을 딱 통과하자마자 뇌리에서 뭔가 스치는데
바지를 안 입고 온 거지.
꿈속에서 등교를 하는데, 바지를 안 입고 와서 팬티바람으로 있는 걸 알았음.
그래서 왠지 모르게 책상에 올려져있던 목욕탕 수건을 아래로 두르는 그런 꿈이었는데
진짜 등골에서 소름 쭉 돋으면서 잠이 얼추 깼음.

뭐 현실에서야 다행히, 당연히 꿈 내용처럼 팬티바람으로 등교하지는 않았고
잠이 깨긴 깨도 여전히 졸음 속에 헤매고 있어서
책상 부딪혀서 다 엎질렀는데도 이게 꿈에서 일어난 일인지 현실에서 주워야 하는 건지 모르는 상태였음
너무 졸리고 피곤하니까 책상 엎지르고 나도 어디 널브러졌는데도 일어날 생각이 안나더라고

'아 책이랑 필통 주워야하는데' 생각하니까
꿈에서는 그 생각이 입력되어서 막 이런저런 책 줍고 다시 올려놓는데 
현실에서는 난 그냥 그대로 널브러져있고 막 그럼
뭐 대충 그렇게 정신이 한 5%는 현실에 잇고 나머지 95%가 꿈에있고 
아브렐슈드의 몽환에 갇힌 사람마냥 좀비가 되어있었던 상태임.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어쩌다 복도에 나가서 앉아있더라고
그런데 진짜 내가 무슨생각인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게, 이거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좀 소름돋는데
마치 내 몸인데 내가 아닌 게 조종하는 그런 것 마냥
전혀 그럴 의도도, 생각도 없었는데 말이지

앞에 지나가는 여자애 가슴에 손을 슥 들이민거임
무의식적으로 꿈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건지 뭔지 
개씨발 지금도 생각하면 대체 왜 그랬지 싶은 행동임

애가 진짜 놀래서 악! 하고 소리지르고 
뺨을 그대로 후드려맞았음

처음엔 눈앞이 번쩍 한다는 게 헛말이 아닌 걸 알게되고
한 3초동안 정말 아무런 생각이 안들었음
상황파악도 안되고,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있는가 라는 의문도 들지 않고
정말 무의 상태 그대로 한 3초동안 굳어있다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꾸다가 딱 깨었을 때 처럼 등골이 쫘아악 돋으면서 정신이 번쩍 드는거임

그때 내가 뭐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면서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내가 저질렀다는 걸 깨닫자마자
진짜로 식은땀이 절로나고 속이 미슥거리더라
뺨싸다구 아픈 건 정말 생각도 안났음.

여자애는 진짜 도끼눈뜨고 노려보다가 나지막이 '씨발새꺄 니 뭐야' 하고 따지는데
무협에서나 보던 누군가의 살기에 숨이 막힌다는 표현이 뭔지 그때 알았음
별로 알고싶진 않았는데 

다시 여자애가 '니 뭐냐고 시발련아' 하고 빽 소리지르니까
지나다니던 애들이 멈추고 뭐야 뭔일이야 , 쟤 몇반 누구 아니냐 웅성웅성하는데
진짜 오만 잡생각이 다 들다가도 머릿속이 새하얗더라
말이 명치랑 울대에서 멈춘 채 안나오고
목구멍은 진짜 뭐가 걸린 것 처럼 구토감이 들고 막 속이 조여들음

근데 하필 존나 운도 없었던게
딱 그렇게 분위기 어수선할 때 담임선생님이자 우리 학년 영어선생님이 교무실 가시는 길에 지나가다가 그걸 본 거야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때는 정말 진심으로 지금 당장 창 밖으로 뛰어내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함
지금 이것보다는 병원에서 두 달 몸져눕거나 그냥 뒤지는 게 나은 것 같았거든

근데 남학생은 뺨이 부어올랐고, 여학생은 눈물 그렁그렁 맺혀서는 가슴 끌어안고 잇는데
눈치 빠른 사람은 이미 눈치 깠지 ㅇㅇ..
선생오기전부터 그 여자애들 친구들이 나한테 존나 뭐라하면서 잡아먹을 것 마냥 따지고있었음
그날 인생 먹을 욕의 80%는 다 처먹은 것 같다 그년들한테
씨발 돼지같이 생긴년이 제일 좆같았는데 어차피 인생 좆된거 쟤라도 목졸라 죽일까 했었다 그때는.

아무튼 영어샘도 대충 눈치까고 교무실로 그대로 끌려감.
여자애는 선생한테 그 일 진술하고 나는 암말 못하고 고개 푹 숙이고 있는데
손도 벌벌 떨리고 오만 잡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함
영어 선생이 말하는 너 이거 성추행이니 사회봉사니 커서 범죄자니뭐니 하는데
다 좆같고 귀에도 안들어오고 그냥 '인생씨발' 이 생각만 함 ㅋㅋㅋ

내가 변론한다고 '졸려서 저도 모르게 꿈인줄 알고 그랫서요' 하는 게 씨알이나 먹히나
그때는 더더욱 남학생들 은근히 이런 쪽에서 차별받던 시절이라
당연히 수필 사과문에 사회봉사 징계위원회 막 이런거저런거 논의 나오더라
대충 일단락되고도 한 한 달 반은 교무실에 계속 불려가고 그랫음

그건 그거고 그냥 이대로 가만있기엔 또 좀 거북하니까
그 다음날 석식시간에 학교 밖에 빠져나가서 과자랑 뭐 이런거저런거 사왔음

어차피 교무실 오며가며 본 게 잇으니까 몇반 누구인지도 대강 알아서
찾아가서 과자 건네고 미안하다 내가 진짜 꿈결에 뭣도 몰라서 그랬다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는 건넸지
시발련이 처음엔 본척도 안해서 존나 무안햇는데 그래도 두어번 더 찾아가니까 
받아들고 '미친새끼' 하고 자리로 돌아가긴 하더라

근데 그때 가서 보니까 키도 좀 아담하고 얼굴도 나름 귀엽게 생겼었음
사람 마음이 존나 웃긴 게 어느정도 겨우 숨 돌릴 틈 생기니까 바로 이딴 생각이 듦 ㅋㅋㅋㅋㅋㅋ

 문제는
인문계가 으레 그렇듯이 공부 좀 친다 하는 애들만 모아서 따로 무슨 반 편성하고 그럼
반에서 한두어명씩 뽑아오는 식이라 한 열명 조금 안되는 규모였음
내가 그때 국어 하나만큼은 1등급 안놓쳐서 자의반타의반으로 국어특별반에 끌려갔었음

우리는 근처 대학교에서 교생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강사로 와서 수업하는 식이었음
어차피 애들 똘똘하니까 우리는 배우는 김에 더 배우고, 대학생들은 교생실습 + 하는거고

여튼 그 시기가 사건 있고 한 일주일정도 참이라 마음이 존나 뒤숭숭해서
첫 수업날 같은 특별반에 있는 다른반 애들 얼굴이나 구경하고 잇는데

그때 사건 당사자인 그 여자애가 들어오는거임
둘이 눈 마주치자마자 좆됐다는 생각밖에 안듦 ㅋㅋㅋㅋㅋ

하필이면 우리쪽 교강사가 둘씩 짝 지어주는데 그 여자애랑 됨
난 솔직히 거기서 걔가 손들고 조 바꿔달라 할 줄 알았음
근데 걔는 뭐 쿨하게 넘기고 싶었는가 없는 일로 하고 싶었는가 별 반응 없더라고
그래서 나도 걍 별 생각 없이 수업 듣고 하라는 거 함

둘씩 짝 지어준 것도 서로 오답노트 보여주면서 서로 모르는거나 알고있는거 알려주기라든가
조별로 간혹 간식걸고 퀴즈라든가 뭐 이런 저런거 하면서 그 강렬한 기억도 저 너머로 점점 묻혀가고 있었음

그렇게 중간고사 끝나고 슬슬 기말고사가 눈에 보이는 시점에
특별반 시간도 끝나고 석식 먹으러 갈 참에 얘가 내 손을 툭툭 건드는거임

'뭐노?'하고 보니까 오늘 저녁 뭐냐고 물어봄
그 날 저녁메뉴가 존나 악명높은 코다리무침이라 (코다리무침 급식에서 없애겠다는 공약으로 학생회장 당선된 놈도 있었음)
난 학교 밖 조금 걸어나가면 있는 한솥에서 때울 계획이었는데
 애가 자기도 사달라고 하더라고

아니 제가 님을 왜 사줘요 라는 반론 따위는 
아직 용서 안했다는 슈퍼 가불기에 사그라들수밖에 없었다....

걷는데 뭔가 되게 새삼스럽더라고
당장 몇개월 전에 존나 죽이려들던 여자애가 지금은 나한테 밥얻어먹으러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게 
'바로 손주에 증손주 봤다' 뭐 이런 망상조차 전에 그냥 세상 존나 신기하네 싶었음

둘이 빅치킨마요 시켜놓고 2층가서 기다리면서 괜히 어색하니까 공부 잘 되냐
밥 좆같다 맛없다 어느 선생도 급식처럼 좆같더라 하다가
대학이야기 나오고 그걸로 어느정도 대화 물꼬가 트였음.
나도 공부는 그래도 꽤 했고, 걔는 상위권이었으니까.

그렇게 치킨마요 나온 거 들고와서 비비고 있는데 애가 손가락으로 날 쿡 찌름
뭐야 왜 하고 쳐다보니까 
'기분 좋았냐?' 하더라

첨에 뭔 소린지 못알아먹으니까
'만지니까 기분 좋았냐고 ㅎ' 하는데

거짓말안하고 사건 당시처럼 또 3초 굳어있었음
이번엔 애가 자지러지게 웃더라고

세상 일 졸라 신기함
같은 사건 주제로 몇 개월 전에는 내 뺨을 후드리던 애가 
지금은 그 건으로 내 반응보고 깔깔대면서 웃고있다는 게 진짜 새삼스러웠음.

그 날 이후로 이런 저런 접점 생기고 그렇게 시간 흘러보내다가 수능보고 하다가
졸업식날에 둘이 사진찍고
그 애 가족들 안보는 틈에 불러내서 고백박았다.
어차피 대학교 지원도 둘이 같은 쪽으로 넣었었고 아마 계속 볼 거 같아서
사실 그때 한솥 사준 날 이후로 계속 눈에 들어오고 하다보니 계속 보고 싶어지더라고

고백 받고 아무 말 없어서
운명의 그 날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할 만큼 목이 타고 긴장됐었는데
처음에 운을 떼는 말이 '알게 모르게 쌓이는 정이 제일 무서운 거 아느냐'였음

그 아이도 처음엔 웬 처음보는 얼굴 팅팅 불은 좆밥이 갑자기 자기 가슴을 만지니까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켜버려야겠다고 다짐했었댄다.
진짜 개무서웠음 ㅋㅋㅋ; 얘를 좀 알게되니까 진짜 야무지고 똑부러진 애라 그러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을 거 같아서

뭐 여튼 계속 찾아와서 사과하고 빌고 하니까 일단보류 식으로 넘어갔었는데
특별반에서 이런저런 접점으로 보게 되니까 애도 어느 새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함

결정적인 건 역시 나처럼 그 날 한솥갔었을 때
이야기 나눠보니까 의외로 괜찮은 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더라

그 연이 어떻게 군대도 기다려주고 해서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지금은 내 침대(였던 것)에서 내 이불(이었던 것) 덮어쓰고 자고있다.
어제는 양말 이상한데 놔뒀다고 혼났음..

이게 최대 흑역사가 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이 친구랑 곧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


참한 와이프니까 뭐 충분히 감안할 만 함.





두 번째는
 이게 다 내 손 끝에서 탄생한 망상이라는 거다.

나도 연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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