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남자고 얼마전에 차장님 딸 결혼식을 갔는데

딸이 나랑 동갑이라 청첩장 줄 때부터 딸 친구들 소개시켜줄테니까 꼭 오라고 했거든

근데 사실 청첩장에 사진보고 친구들도 고만고만 할 것 같아서 기대는 커녕 괜히 엮이지말자 생각하기도 했고

입장상 차장님 말고는 결혼 당사자인 딸도 안면이 없어서 부조하고 식 중에는 대충 밖에서 담배피다 밥만 쳐묵고 나오려는데

인사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차장님이 나 발견하고 와줘서 고맙다고 딸 인사시킨다고 끌고가더라

신부대기실엔 친한 여사친 말고는 사촌누나 결혼할때에만 들어가봤는데

얼굴도 모르는 쌩판 남에 결혼식 신부대기실 들어가니까 묘하더라

들어갔는데 마침 신부 친구들도 네 명 있더라고

그런데 웬걸 차장님 딸이 ㅍㅌㅊ라 다 고만고만 할 줄 알았는데 한 명 ㅎㅌㅊ 빼고는 세 명이 ㅅㅌㅊ인거야

그 순간 두달 전에 딸 친구들 소개시켜준다고 했던 차장님 말이 빠르게 머리를 스치면서 기대되더라

언제나 뉴걸은 환영이니까

암튼 기대하면서 소개시켜주길 기다리는데 주인공인 딸부터 소개시켜주더라

난 차장님이 연세도 있고 체면도 있으시니까 회사사람이라고만 하실 줄 알았는데

가감없이 회사 상무님이라고 동갑내기라고 해도 깍듯이 대하라고 하시는거 보고 놀람

어깨뽕 한껏 차오르긴 했는데 겸연쩍은 척 별거 아닌 척 쑥쓰러운 척 했지

알고보니까 ㅅㅌㅊ 한명이 나랑 같은 동네사는 주민이더라고 (이하 A로 칭함)

근데 사실 초면에 별로 할말도 없잖아

소개팅도 아니고 쌩판 초면이 차장님 딸 결혼식에서 그것도 차장님 앞에서 드립을 칠 수도 없고

그런 와중에 센스쩌는 차장님이 고맙게도 혼자라 밥먹기도 불편할텐데 딸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라는 거야

그러면 친구분들이 불편하지 않겠냐고 빼는 시늉을 했는데 그런거 없다고 같이 먹자고 반겨주길래 덥썩 물었지

이후 예정에 없던 일행이 생겨서 담타각 못잡아서 식 끝날때까지 못피고 엉겹결에 초면인 사람 결혼식에서 사진까지 찍은 것 말고는 별일 없었고

밥먹으면서 A가 끝나고 뒷풀이있는데 약속없으면 같이 가자고 권유하길래 오토콜했지

신랑쪽에서 작은 주점같은거 준비한 모양이더라고

적당히 사는 얘기 들어주고 이쁘다고 빨아주면서도 취하면 야스각 잡아도 내가 힘들어서 적당히 마시는 척만 하는데 파하는 분위더라고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A한테 마침 있는곳이 영등포라 가까운 합정에 친한형이 위스키바 하는데 가서 좀 더 마시자고 헀지

눈치없는 ㅎㅌㅊ년 들어버려서 여럿이 갈 뻔했지만 A도 눈치가 있는지 친구들한테 뭐라뭐라 하더니 다들 갈 길 가더라

대리 불러놓고 기다리는 동안 정신도 차릴겸 커피사서 차에서 기다리는데 뭔가 다시 어색해지려고 해서

술 취했냐고 걱정하는 척 볼따구 쓰다듬다 입술 한 번 만져주고 키스 갈김

이 때 대리 취소하고 야스하러 모텔가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는데 허리 당겨서 손 올라가려고 하니까 슬쩍 빼는게 아직 아니 싶었어

사실 이때부턴 그냥 오늘 야스각 포기하고 취한 모습이나 보자 생각함

누차 말하지만 술이 일정량 이상 들어가면 야스가 욕구해소가 아닌 노동이 되어버림

글이 너무 길어져서 2탄은 따로 쓸게

이렇게 자세하게 썰 풀어보는게 첨이라 특정하기 너무 쉬워서 후환이 두렵기도 한데

뭐 인생 재밌게 살면 되는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