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밥의 일기 2탄> - 국내야구 갤러리

<사과밥의 일기 2탄>앱에서 작성

분홍빤쓰(124.199) 2022.11.06 13: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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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여자애였는데 이상하게 나만보면 갑자기 주차된차 뒤로숨어서 훔쳐보길래 처음엔 무시했는데 너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우물쭈물하길래 나 좋아해서 그러지? 라고 장난쳤는데 끄덕거리길래 번호교환하고 헤어짐. 나 수능때문에 학원끝나고 밤에 집에올때마다 기다리고 있더라. 같이 엘리베이터 타고올라가는데 오빠 피곤해보이는데 기분좋게해줄까요 이러길래 니가 어떻게 라고하니까 키스해준다고함. 그래서 집문앞에서 키스함. 그 뒤로는 비상계단에서 맨날

추운 겨울이 지나 어느덫 시간은 흘러서 나는 대학교에 여자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했고 따로 만날 시간을 내지않으면 마주치기가 정말 힘들었다.

어느 봄날 강의끝나고 집에올 무렵에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저 멀리서 나를 보자마자 또 황급히 주차된차에 몸을 숨기는걸 봤다. 모르는척 지나가니까 갑자기 튀어나와서

“오빠, 왜 봤으면서 모른척해요?” 라고 하길래

“너가 숨었잖아.” 라고 말하니

빠르게 수긍하면서 내 옆으로 걸음을 마추려 뛰어오던 여자아이는 나에게 팔짱을 끼고 걷기시작했다.

우리는 집으로 가지않고 놀이터로 가서 벤치에 앉아서 중학교 입학하고 뭐하고 지냈는지 근황을 물었는데 시험망한이야기 친구이야기 남자소개받은이야기 참 그 나이에 맞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내 얘기를 해야하는데 입이 떨어 지지않았다. 유치하다고 느낄만큼의 어린이야기들을 듣고나니 우리는 물과 기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열아홉 열셋과, 스물과 열넷의 차이였을까?

그리고 우리가 1년전 선택했던일들이 잘못됐다는걸 어렴풋이 서로가 느끼고 있었고, 6학년때 차 뒤로 숨던 그녀의 마음과 중학교1학년인 지금, 차 뒤로 숨던 그녀의 마음이 다르다는것도 느꼈다.

내가 좋아서 숨었던것과 피하고싶어서 숨었던것 그럼에도 놓고싶지는 않았던 마음.

갑자기 내가 어른이 된거같아서 내 이야기는 하지않았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상투적인 말로 우리는 헤어졌고 나는 집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그녀의 번호를 지웠다. 이유는 없다. 그냥 서로 그날의 햇빛 따뜻한 바람이 우리의 사이를 마무리하기에 참 좋았다.

그 뒤로 마주친적이 없는데 아마 빼곡하게 주차된 차들 뒤에서 마주치지않게 피해다니고 있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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