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따라 업무가 늦게 끝난 수잔은 지하철을 탈까 택시를 이용할까 한참을 고민 합니다.
평소 대로 라면 지하철을 이용해서 집으로 향하겠지만 그날은 비도 오는데다가 시간도 늦어서 어쩐지 지하철을 타기가 꺼림칙 했습니다.
그렇지만 택시를 타기에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뉴욕 한가운데서 택시를 잡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별일이야 있을까 싶어 지하철을 이용 하기로 합니다.
지하척역 내부에는 예상한 것처럼 사람의 그림자 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평상시라면 이렇게 한가한 지하철이 고맙기 까지 하겠지만
지금 이 시간에는 사람 없는 지하철역은 그것 만으로도 웬지 모르게 사람을 움츠러 들게 합니다.
잠시 후에 지하철이 들어 오고 수잔은 발길을 재촉하며 지하철 안으로 몸을 밀어 넣습니다.
지하철에 승객이라고는 수잔 본인과 멀리 떨어진 곳에 흑인 남자 두명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백인 여성 한명이 전부 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모습이 조금은 어색 합니다.
일행 이라고 하기에는 서로 한 마디 말도 없이 심지어 서로의 얼굴 조차 처다 보지 않는 모습이 어색하고
일행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이렇게 빈 자리가 많은데 그렇게 세명이 딱 달라 붙어 앉아 있을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그들의 복장이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두 흑인 남자는 힙합 패션을 한데다가 이 밤중에 검은 선글라스 까지 끼고 있습니다.
반면 가운데 앉은 백인 여성은 전형적인 캐리어 우먼의 단정한 복장 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잔을 당황시키고 두렵고 만드는 것은 백인 여성의 이상하리만치 촛점이 맞지 않는 눈동자 입니다.
가운데 앉은 이 백인 여성은 그 여인의 복장과는 너무나 안 어울리게 촛점이 없는 허공을 응시 하는 듯한 눈빛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처음 수잔과 눈이 마주치고 나서 한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수잔을 멍한 눈으로 바라 보고 있습니다.
수잔은 웬지 두려운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만 그 눈빛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혹 힐끗 힐끗 그들 일행을 바라보면 어김 없이 그 백인 여자가 수잔을 멍한 눈으로 바라 보고 있습니다.
다음역에서 두 흑인 남성이 내리고 그 여인은 혼자 남았는데 여전히 수잔을 바라 보는 눈동자는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수잔은 이 이상한 분위기에서 벗어 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내려서 다음 지하철을 타기에는 조금 망설여 집니다.
그리고 다행 스럽게도 다음 역에서 백인 남자 한명이 들어 섭니다.
수잔은 이렇게 이상한 분위기에서 백인 남자 한명이 들어서자 다행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잠시 이 백인 남성도 그 백인 여성의 이상한 눈빛을 인지 했는지 타자 마자 한번 그쪽을 바라 보고는 흠칫 놀랍니다.
그리고는 수잔을 한번 보고 다른 빈 자리를 모두 남겨 두고 수잔의 옆자리에 와서 붙어 앉습니다.
수잔은 이렇게 가까이 다가서는 남성이 두렵기도 하고 불편해서 자리를 옆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그 백인 나자가 수잔의 팔을 잡습니다. 그리고 재빠르게 속삭 입니다.
"다음 역에서 내리세요"
작고 빠르지만 분명하게 예의 바르고 분명한 말투에 수잔은 그 남자를 한번 보고 영문은 모른채 다음역에서 그 남자를 따라 내립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 마자 그 남자는 지하철이 출발할때 까지 아무말도 없이 서서 있다가 지하철이 사라지고 나자 수잔에게 말을 겁니다.
"아까 그 여자 죽어 있었던것 알고 있었나요?"
그때 서야 수잔은 깜짝 놀라 이 남자가 내리라고 한 이유를 알게 되고 지하철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그 여인의 촛점 없는 눈동자가 생각이 나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수잔이 지하철에 막 올라 탔을때 그 여자는 죽어 가고 있는 중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간절한 눈빛으로 수잔에게 구조요청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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