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인가,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본가에서 나와서 근처 고시텔 들어가서 잠시 산 적이 있었거든

거기서 가위도 진짜 많이 눌리고 그랬는데 고시원 고시텔 같은 경우는 대부분 한달 방값 선결제하고 들어가잖아?
그래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거든

그렇게 힘들게 버티던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가위를 눌렸는데

가위 많이 눌려본 사람은 공감할지 모르겠지만, 원덬은 가위 눌린거 여차저차 풀려놓으면 다시 가위 눌리게 하려는 것처럼 눈꺼풀이 무거워지더라고?
그 눈꺼풀 못이기고 다시 잠들면 또 가위눌리거나 혹은 악몽꾸거나...
뭐 둘 중 하난데

그날은 꿈을 꾸었음.

내가 자고있는 그대로 고시텔 방에서 누워있는 꿈이었어
분명히 꿈인데도 생경히 느껴지는 느낌이 꿈 아닌 현실같은, 그런 비현실적인 느낌의 꿈 속이었어

나는 분명히 이거 꿈속인데 왜 내가 고시텔 방 속에서 자던 모습 그대로 있지? 하면서 이불을 걷고 조심스레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이 방에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이 팍 드는거야

그런데 생각해봐.
고시텔 같은데는 대부분 원룸처럼 뻥 뚫려있고 숨을 수 있는데라곤 작게 딸린 화장실 하나 뿐이야.

확인하고 싶진않는데, 누군가가있다는 강렬한 확신이 들어서 꿈 속의 내가 화장실 문을 덜덜 떨면서 열었어

그랬더니,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온 몸이 진짜 새파란 색의 남자 하나가 웅크리고 앉아서 완전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고있는거야ㅜㅜㅜㅜㅜ

마치 네가 어떻게 여기 있냐는 듯이...
딱 눈빛이 그런 눈빛이었어...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동시에 난 꿈에서 깨어났고...

방 불 다 켜고 거의 울다시피 하면서닫혀있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ㅠㅠ
그런 귀신 꿈 꾸고나니 닫혀있는게 더 무섭더라고

근데 화장실 문 열고 나서 존나 더 오싹해져서 그 새벽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나 여기서 못 산다고 어린애처럼 존나 펑펑 울었다.

꿈 속에서 그 시퍼런 남자가 앉아있던 부분에만 물이 웅덩이처럼 고여있더라...

방에 딸린 작은 화장실이라서 내가 청소 진짜 깨끗이 하고 매번 환풍기 틀어놓아서 그럴리가 없는데...

결국 난 2주도 못살고 그 방 뺐음.

그런데 고시텔 사장님, 나보고 왜 나가냐고 안물어보고, 중간에 나가면 남은 방값 안 준다고만 하더라.
그땐 그런거 아쉽지도 않고 나가는데만 혈안이 되있어서 신경도 안썼는데, 원래 그렇게 나간 사람이 많았던 걸까, 살짝 궁금해지는 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