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역에는 여관바리가 있다.

이미 개발의 흔적으로 예전의 날선 시장냄새는 사라진지 오래이나 연신내 순대국 골목을 끼고 건물 몇 개를 돌아 들어가면,
중세시대의 커다란 철문같은 대문을 달고 있는 이상한 3층 건물을 하나 볼 수 있다.

이 대문은 보도에서는 보이지 않고 건물 몇 번을 돌아 들어와야만 비로소 눈의 띄는데 주변은 무슨 영업을 했었는지 알 수 없는 어두운 공실들 뿐이다.

이것을 찾아온 건 국내야구 갤러리에서 사라진 고정닉의 마지막 글을 읽고서다.

'연신내역 모텔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동하는 차원문을 찾았노. 씨발년들아 ㅋㅋ 그곳에서 정숙이라는 여관바리를 불러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먼저 가있겠다 게이들아'

라는 글과 함께 매일 수백개의 꾸준글을 쓰던 그는 하루만에 사라졌다.

그의 친구라는 사람은 실제로 그가 실종되었으며 가족들이 그의 대학까지 찾아와 친구들에게 여러가지를 묻고 갔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마지막 글을 포함한 모든 글은 삭제되었으며 운 좋게 그의 마지막 글을 캡쳐한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그의 마지막 글을 캡쳐한 이유는 그저 여관바리의 위치가 상세히 나와있어 저장한 것뿐인데 이 글의 내용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뽑아온 현금을 확인하고 그가 알려준대로 특정 리듬으로 철문을 두드렸다.

- 1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