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너 계속 남자들한테 질질 흘리고다닐래'

헤이샤

2023.04.08 13:10:21

조회 95 추천 0 댓글 4

라는 말을 당시 썸남한테 들은 적이 있었다

난 솔직하게 그때

내가 뭘 어쨌다고 저런 막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 오빠는 나한테 나중에

'너 어느 놈이랑 연락해? 다 정리해'라는 말하는 지경까지 갔었지

예전에 정신병동에 입원 중에 같은 병실 언니가

내가 남자 환자랑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너 남자 조심해. 너무 웃지말고.'라는 말을 하더라.

가벼운 터치같은 스킨십 하나 없었고

상대한테 대놓고 호감표시한 것도 없음에도

그런 소리를 왜 듣는지 사실 이해가 안 갔다.

사귀기 직전까지 갔던 어떤 사람이 나한테

직접적으로 호감표시 하기 전에

'넌 원래 그렇게 모두에게 친절한 편인건가'라고 묻더라.

음..

오래전에 내 첫사랑도 당시 말했다

관종짓 좀 하지말라고

그렇게 남자들 관심이 고프냐고

디씨 끊고 자기랑만 보자고

계속 그러면 연 끊겠다고

정작 난 솔로로 지낸 기간이 매우 길었다

나에게 호감있던 사람들은 내가 자신을 어장쳤다고 오해하거나 내가 바람끼가 많다고 오해하거나

썸이였던 이들은 그 썸을 끝내거나

좀 깊었던 이들은 날 구속하려고 했다

음

지금 내 외적 상태는 저때와 다르지만

오래전 기억들이 떠오른다

벌 받은 건가? 외적으로 추해져서 조롱받고

진심이 짓밟혀지는 경험을 해보는 것으로

돌아보니 내 잘못이 맞았다

내 어린 시절에는 늘 무대가 있었다

관중들은 피아노치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날 보며 환호했다

날 지켜보는 관중이 많아질수록

내 예술성을 인정받는 것이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애쓰고 연구하던게 내 어린시절이였다.

무대에서 내려오고도

꽤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사람이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무대라고 인식했었다.

연인관계가 서로만을 보고 신경써야하는 독점적 배타적 관계인 이상은

다른 이성들에게 굳이 친절하게 굴거나 잘 해주거나

등등 그러면 안 되는 게 맞았다.

흠...

어쩌면 내가 피아노를 못 치게 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불운이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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