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거부터 말할게.

나는 페미가 아니야. 페미를 싫어하지.

앞으로 할 얘기는 장문이지만 한번씩만 봐줘.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때만큼은 자신의 그 확고했던 생각을 잠시 접어줬으면 좋겠어.

내 생각에도 한국의 페미는 잘못됐어. 한국의 주류인 래디컬 페미니즘은 전체주의 성향을 띄는 것만 봐도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어.

나치 시절 독일과 파시즘 시절 이탈리아에도 완전 골수 정신병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어.

그러나 괴벨스들이 거짓 정보로 겁을 줘가며 엄청나게 선동한 끝에 많은 사람이 속아버린 거지.

우리나라도 똑같이 어디서부터 시작됬는지 모를 선동과 혐오(남혐) 로 오염되어 왔어. (페미)

근데 지금처럼 그들이 속한 집단(여성) 의 모두를 정신병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여혐) 은 그저 또 다른 혐오를 만드는 것 뿐이야.

혐오는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지금은 혐오와 조롱이 아니라 이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할 때야.

이건 얼라 대 호드같은 진영놀음이 아니야.

이건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야.

이 싸움의 끝에는 승리의 쾌감이 아닌,

이 싸움에서 생겨난 피해를 복구하는 수복작업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

그런데 혐오로 싸움에서 승리하는 건 또 다른 피해를 가져올 뿐이야.

어쨌든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피해를 보는 당사자가 아니니까 최소한 어떤 이야기인지는 경청해보자.

그렇게 그것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인지, 그냥 응석인지 구분하자.

작정하고 떼를 쓰는 사람을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만,

적어도 상황을 지켜보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누가 맞는지 이해하게 돼.

과연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인 사람들에겐, 시카고 컵스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

시카고 컵스는 무려 108년간 우승하지 못했던 야구팀이야.

하지만 2016년에 드디어 우승을 하게 되지.

108년이라는 시간은, 시카고 컵스의 팬들조차 '시카고 컵스는 우승할 수 없다.' 는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 잡기 충분한 시간이야.

그런데 필드에 뛰고 있던 컵스의 선수들, 그리고 감독까지 그런 생각을 했다면,.. 이들이 우승할 수 있었을까?

진지하게 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야.

우리들의 역할은, 아무리 잘 쳐줘도 1번 타자야.

빈틈을 찾아 적당히 안타는 쳐 볼 수 있겠지.

그런데 그렇게 1루에 도착해도, 2번, 3번, 4번 타자가 이어주지 못하면 우리의 진루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거야.

이 사회의 변화는, 나 혼자 입바른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주변을 변화시킬 때 비로소 찾아오게 돼.

최소한 필드에서 뛰고 있는 우리는, 팀을 믿어야지.

나는 우리들이 팩력배나 사이다 제조기 같은 필요 악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닌,

평안한 우리 모두와 함께, 시답잖은한 농담이나 주고받을 날을 위해, 먼저 우리 모두의 매일이 평안해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그래서, 늘 하는 말이지만, 쿵쾅쿵쾅, 한녀 같은 성별 전체를 향한 조롱은 자제해줘.

이번 글에도서 언급했듯 이건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의 이야기가 아니야.

적어도, 우리도 그들과 같아지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