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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당은 수구, 독립당은 개화” 일제, 정치 공작 위해 구분

ㅇㅇ(121.163) 2023.06.24 1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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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특강] 일제 식민주의가 남긴 멍에 〈상〉

1878년 7월 28일 자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의 사설은 “우리나라(일본) 오늘의 정치를 논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수구주의(conservatism)라고 말하는 자를 조야(조정과 민간)에서 한 사람도 보지 못한다.” “우리 사회를 위해 기뻐해야 할지, 우려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모두가 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수구라고 하면 하나같이 이를 들추어내서 자유의 원수로 여기고, 이를 배척하여 민권의 원수로” 여기는 세태를 지적하고 “진정한 수구(보수)”는 봉건당, 무권당(武權党), 압제당이 아니라고 시정을 촉구하였다. 1870년대 일본에는 중앙 정부 조직에 참여하지 못한 각지의 사족(무사)들이 국회 개설을 요구하는 ‘자유 민권 운동’이 일어났다. 이때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수구’로 몰아붙이는 세태의 잘못을 지적한 논평이다.

일, 조선 속국 만들려 각양각색 정치 공작


메이지 초기 구화(歐化) 운동 속에 저 유명한 독일의 국법학자 요한 블룬칠리의 『정당의 성격과 정신』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 여기에 격론당(Radicalismus) 개진당(Liberalismus) 보수당(Conservalismus) 전제당(Absolutismus) 등이 소개되어 이를 일본 정치에 적용하는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이 곧 조선으로 건너와 당대 조선 정치에 적용되었다. 여기서도 나쁜 면을 강조하는 데 활용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때의 풍조가 한 세기가 지나도록 시정되지 않고 우리 근대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멍에로 남아있다. 그야말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1882년 6월 임오군란이 일어났다. 서대문 밖에 저들이 임의로 사용하던 일본 공사관이 불탔다. 이 화재는 사후 협상에서 일본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다. 조선 측에 방화 책임을 물어 일본이 고액 배상금을 받아냈다. 일본인 교관 호리모토 레이조(堀本禮造) 피살은 조선 측이 변명할 길이 없지만, 공사관 방화는 뒷날 일본인 직원(무관)이 스스로 방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출을 위해 건물 내부 커튼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기록이 나왔다.


이 군란 때 일본의 군소 출판사들은 『조선변보(朝鮮變報)』란 소책자를 발행하여 사태의 이모저모를 전해 일본의 조야가 떠들썩했다. 책자들은 주모자 대원군을 쇄국당, 척화 수구, 완고주의, 완고당 등의 이름을 동원하여 소개하면서 “개진당(開進党)으로 일컬을만한 자는 그 세력이 극히 미약하며” “조선 전국이 모두 보수 완고당 소굴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의 국왕을 개국주의, 개화주의의 대표로 규정하고 국왕은 분명히 개화당인데 온 나라가 완고당의 소굴 같아서 국왕이라도 이를 제지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보도하였다는 점이다.

1873년 청년 군주 고종은 아버지 대원군의 정사 간여를 중단하고 친정에 나서 개화 정책을 폈다. 1881년 일본의 개화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朝士)시찰단’을 파견하고 1882년 4월에는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대원군은 미국과의 조약 체결 두 달 뒤에 군란을 일으켜 재집권을 노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노론 소론 남인의 호칭만 있던 나라에 수구당, 개진당 등 서양식 정당 명칭이 일본인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저들의 적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저들과의 이해관계 저울질 속에서 용어의 해당 주체가 바뀌고 또 다른 부연 용어를 등장시켰다. 임오군란에 반발하여 갑신정변이 일어나 청나라가 개입하면서 일본당은 개화당, 지나당(중국당)은 수구당이란 도식이 나오고, 뒤이어 수구당=민씨 척족, 개화당=갑신 개화파란 구분도 생겼다.

1902년에 발행된 일본의 중등학교용 ‘일본사’ 교과서는 임오군란 후의 조선에 대해 “이 무렵부터 조선에는 사대·독립의 2당이 생겨, 사대당은 청에 붙어서 보수를 주로하고, 독립당은 우리나라를 흠모하여 개진을 주의(主義)로 하였다. 1884년(메이지 17) 독립당은 사대당을 습격하고 우리 공사관에 구호를 요청하고, 사대당은 청나라 군대에 의지하여 우리 공사관을 불질렀다”라고 서술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 독립주의와 사대주의를 임의로 해석한 부정확한 지식이 학생들 머리에 입력되었다.

한국 근대사에서 수구·개화의 구분은 이렇게 일본이 처음 사용하여 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변전한 것인데 광복 후 우리 역사 교과서와 일반 역사책에 그대로 답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자가 20년 전에 이를 시정할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학계는 처리할 방도를 몰라서인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는 고종 시대사 전체에 대한 성격 규정과 관련되어 손대기가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 근대사를 부정적 인식으로 몰아가는 이 얼개를 과연 이렇게 오래 그대로 두어도 될 일인가?


수구당, 사대당, 개화당 등의 구분은 특정한 인물의 정치 성향 파악으로서, 때로는 회유가 필요한 상대에 대한 정탐을 목표로 한 것일 수도 있었다. 1895년 10월 왕비 시해 사건 때 국왕이 일본군의 경복궁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에 협조를 요청하자 일본 공사관 측은 관계자들을 즉각 친러파, 친미파로 분류했다. 이런 성향 분석은 배척의 의미만이 아니라 주요 인물일 경우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공작 대상을 가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였다. 일본 배척을 표방해 군란을 일으켰던 대원군이 일본의 개혁 공작의 선봉에 내세워진 것이 좋은 예이다.

1894년 7월 일본은 청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조선이 ‘야만’의 청국과 관계를 청산하고 ‘문명’의 나라가 되도록 일본이 돕기 위한 전쟁이라고 선전했다. 개전과 동시에 조선의 내정 개혁을 요구할 때 대원군 회유 공작을 벌였다. 일본 공사가 개혁안을 들고 입궐할 때 대원군이 앞장서면 입궐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점을 노린 회유였다. 대원군은 대권을 약속받고 나섰지만, 며칠 뒤 개혁 본부로 군국기무처가 출범했을 때 자신이 허수아비란 것을 깨달아야 했다.

전쟁이 끝난 뒤, 일본군의 철수가 문제 되었다. 일본은 삼국간섭으로 랴오둥반도를 ‘포기’하면서 권토중래를 위해 한반도에 대대 규모의 병력 잔류를 원했다. 그러나 조선 군주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군주 고종은 우리나라가 전장터가 된 것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인데 전쟁이 끝난 후 일본군의 잔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일본 측은 청국의 배상금 일부(300만엔)를 조선 왕실에 내놓는 뇌물 공작을 부렸으나 실패하자 비상사태를 일으켜 친일 정권을 세우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그 비상사태란 것이 바로 왕비 살해였다.

수구·개화당 구분, 광복 후 그대로 답습

1895년 10월 8일 D-데이 자정에 대원군과 면식이 있는 오카모토 류노스케(岡本柳之助)가 마포 아소정(我笑亭)에서 대원군과 마주하여 다시 입궐에 나서주기를 간청하였다. 왕비가 정사를 좌지우지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원군 당신의 집권을 돕겠다고 회유하였다. 왕비의 전횡이란 것도 과장이었고 일본이 돕겠다는 말도 사탕발림이었다. 지난번의 일로 대원군은 많이 망설였지만, 끝내 가마를 타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경복궁 북편 끝 왕의 처소 건청궁에 도달했을 때 “대원군 납시오”란 외침 속에 왕비 살해의 참극이 벌어졌다. 대원군 자신도 왕비를 살해하는 상황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사후에 일본 측은 대원군이 오랜 원한 관계로 왕비를 살해하려는 것을 조선의 장래를 위해 도왔을 뿐이라고 발뺌하였다.

마에마 교사쿠(前間恭作)는 쓰시마 출신으로 일찍이 부산까지 와서 조선어를 익히고 1894년 게이오 의숙을 졸업한 뒤 조선 주재 영사관 서기로 취직하여 주한 일본 공사의 통역관이 되었다. 그는 1905년 11월 17일 ‘보호조약’ 강제 때 특사 이토 히로부미의 통역을 맡기도 하였다. 1910년 8월 ‘한국병합’ 강제 때는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의 지시에 따라 ‘병합조약’ 한국어본과 일본어본을 자필로 작성할 정도로 유능한 한국통이었다. 그의 저술 가운데 필사본 『명세보(名世譜)』가 남아있다. 조선의 명문 대족을 성씨별로 정리하여 주요 인물의 당색(남인, 노론, 소론)을 표시했다. 조선 주요 정치인의 성향 분석을 목적으로 한 저술이란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일본은 이렇게 조선을 속국으로 만들기 위해 각양각색의 정치 공작을 폈다. 광복 후 7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그 공작의 산물인 수구당, 개화당, 친청파, 친러파, 친미파 등의 용어로 우리의 근대사를 논하는 상황은 과연 어떻게 헤아려야 할 것인가. 깊은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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