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4년전 중 2 때 정확히는 못 말하지만 지역은 대충 파주임

당시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고 있었었음. 그 때 우리 아파트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동네 뒷산 같은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예전 미군부대 부지로 쓰이던 곳이라 올라가면 포 방열하는 자리 만들어 놓은 거랑 펜스로 막힌 폐 미군부대 건물 같은 게 있는 그런 곳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 나는 겁이 없었는지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어둑어둑한 산에 올라 정상에서 해 뜨는 거 보는게 루틴이었는데 그 날도 산을 뛰어서 올라가고 있는데 폐 미군부대 건물이 보였음. 그 곳이 코스의 절반 조금 못 미치는곳이라 절반 조금 덜 왔네 생각하는 도중 메인 건물로 보이는 건물 뒤쪽에 검은색 승용차 한대가 라이트가 켜져 있는 거임.

뭐지 하고 한 50m 정도 거리까지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까 승용차 라이트 앞에 검은 정장 입은 남자 넷이 땅을 열심히 파고 있고 가운데 등산복 같은 거 입은 사람이 담배 피면서 땅 파는 걸 지켜보고 있더라고. 지금 이 시간에 공사를 하나 하고그 사람들 주변을 둘러 보는데 그 들것 같은데 실린 흰 천으로 둘러싸인 딱 사람 모양 물체가 그 사람들 옆에 있더라고.

씨발 사람 묻나? 이러면서 어찌해야 되나 하고 있는데 벨소리가 존나 울리는 거임. 보니까 내 핸드폰 알람이더라고. 그 때어떤 운동 정보를 봤는지 중간에 에너지 보충해야 한다고 (정상 근처에 턱걸이랑 웨이트 기구 있었음) 알람 맞춰 놨는데그게 울리는 거였음. 존나 깜짝 놀라서 바로 1초 남짓한 시간에 바로 껐는데 그 땅파던 사람들이 땅 파는 거 멈추더니 잡아!!! 이러더니 존나 달리는 거.

나도 좆됐다 이러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데 후레시 불빛이 존나 빠른 속도로따라 오는 거임. 아무리 중학생 체력이 좋다지만 속도 차이 땜에 잡힐 것 같아서 이거 그냥 길로 가면 잡힌다 어떡하지 하다가 배수로가 떠올라서 아 거기로 튀면되겠다 하고 배수로로 갔음. 그 배수로 깊이가 거의 2.5-3m 되는 깊은 배수로였는데 존나 무서운 것도 모르고 그 아래로뛰어서 가운데로 가면 걸릴 것 같으니 벽쪽에 풀 무성한 곳으로 숨어서 천천히 돌아갔음.

풀에 얼굴 베이고 지랄 났는데 진짜 잡히면 같이 묻혀서 뒤질 것 같아서 숨 죽이고 가는데 체감상 50m 이내에서 이 씨발새끼 어디갔어 찾아 이러는데 진짜 오줌 찔끔 지리는 느낌 나고 그 영화에서 입 틀어막고 있는 것처럼 수풀에 숨어서 입틀어막고 그 사람들 갈 때까지 기다렸음. 얼마나 기다렸을까 슬슬 해도 뜨고 그 사람들 소리도 안 들리길래 진짜 전속력으로 집까지 쉬지 않고 뛰었음.

집에 가니까 엄마가 아침밥 해놨다 하다가 갑자기 니 꼴이 왜 그래 이러는데 현관 거울로 보니까 진흙 범벅에 얼굴이랑팔이랑 상처 가득하고 난리인거임. 그래서 사람 묻는 거 봤다 그 사람들이 쫓아왔다 말하려다가 이거 말하고 신고했다가우리가족 보복 당하고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팍 들면서 엄마한테는 산에서 넘어졌다 굴렀다 이러니까 새벽에산 가지 말라니까! 이러고 등짝 맞고 그렇게 끝났다.

무튼 보복이 무서워서 신고는 못 했고 한동안 그 산도 못 가다가 한달쯤 있다가 그 자리에 다시 가보니까 언제 파졌냐는듯이 그냥 멀쩡하더라고…그래서 왔다 간건가 이러고 말았는데 지금도 그게 뭐였는지 존나게 궁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