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본 직업은 아니고 임시로 성인 평생교육 클래스를 개설해서 하는데

이게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는 수업이라

장애인, 노인들은 특별히 더 할인받아서 듣기 때문에

주로 노인들이 오는데

하... 나 무슨생각인지

귀가 열려있어야 배울수 있는 수업인데

23살짜리 농아가 수업을 듣거든?

아마 걔네엄마가 보낸거 같음


내가 알량한 동정심도 있고

선민의식이 있어서 얘한테 더 잘해주려고 했었음

수업을 하면 마이크를 휴대폰에 연결시키고

카키오톡으로 음성인식을 해서 걔한테 자막서비스를 하듯이

내가 한말을 그대로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수업을 함

다른사람보다 1분에서 30초 정도 늦게 듣겠지만

못듣는것보단 낫지

내가 생각해도 존나 천재적인 발상이었는데

그거 하고 나서부터

아오 씨


자꾸 저녁에 연락함

솔직히 난 머릿수만큼 받는 사람이 아니라서

얘가 출석을 하던말던 상관이 없는 사람인데

안알려줘도 된다고 해도 굳이 결석사유 보내고

주말에 수업 내용 물어보고

심지어 어떤날엔 엄마가 데리러 오는거 같이 기다려 줬다고 껴안기까지함

내가 기함하면서 비명을 질렀는데도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까 아랑곳 않더라

그 어떤 사람도 나의 주말과 저녁을 건들지 않는데

내가 준 호의가 너무 부담스럽게 돌아오니까 존나 고통스럽다

무례하지 않게 조금 거리를 두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음


아무한테나 너무 잘해주지 마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