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제2차 성명문
최근 “국민의 힘”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은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회적 해악에 대응한다며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한 강도 높은 사이트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이용자들은 '살인예고' 등의 불량게시물이 게재되었다는 이유로 게시물의 사전 검열로 귀결되는 일련의 커뮤니티의 탄압 예고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며 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특히 국민의 힘과 홍석준 의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자 한다.
1. 홍석준 의원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속성에 무지하거나 포퓰리즘에 야합, 고의적으로 간과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모니터링 인력을 늘리고 고품질의 AI를 도입하더라도, 게재되는 순간 수 초만에 캡처가 이루어지고, 순식간에 확산이 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 불량게시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용자가 작성한 게시물을 커뮤니티의 사업자가 사전에 모두 검열하여 등록하라는 것 외에 무슨 방법이 있는지 거꾸로 묻고 싶다.
2. 불량게시물이 게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논리라면, 홍석준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면 홍석준 의원도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홍석준 의원은 칼부림 사건을 막겠다고 모든 달서구민들의 외출 시 검문검색을 시행한다면 구민들이 이에 동의하겠는가?
3. 홍석준 의원과 일부 언론에서 악의적으로 왜곡하며 언급하는 유럽의 DSA(디지털서비스법)의 주요 내용은 이미 한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은 주로 빅테크회사들의 광고에 관한 규제가 주요 내용이고, 각국의 경찰, 검찰 등 관계기관이 인터넷 사업자에게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하면 협조해야 하며 불응 시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오래전부터 비슷한 규제를 시행해 왔다. 게다가 DSA는 연간 매출액 5천만 유로 이상의 빅테크회사들이 대상이다. 디시인사이드 같은 중소기업이 유럽에 있었으면 해당되지도 않는다.
4. 이미 다국적 거대 공룡 SNS 플랫폼에서도 많은 수의 불량게시물이 게재되고 있으며 사실상 사전에 제재하기도 힘들다. 홍석준 의원의 예고는 중소기업 규모에 불과한 토종기업 디시인사이드를 겨냥해 숨통을 끓어버리겠다는 반 기업적, 반 애국적 발상에 다름이 아니다. 또한 홍석준 의원이 예로 들은 우울증 갤러리 자살사건의 인터넷 방송중계가 이뤄진 것은 디시인사이드가 아닌 미국 회사다. 이런 해외법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는 것도 그 진의를 의심케 한다.
5. 야구장을 없애도 야구인들은 빈 공터를 찾아 야구를 즐긴다. 집창촌이 사라지니 학교와 주택에 주변에 오피스텔 불법영업이 생기고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불량게시물의 총량은 불변한다. 그들이 디시인사이드를 떠나 외국계 SNS나 해외법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로 분산될 경우, 그때는 수사기관 협조도 불가능해져 검거가 쉽지 않다. 그런 사태가 오면 홍석준 의원이 책임을 지겠는가?
6. 홍석준 의원이 말한 최근 3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유해정보 심의 및 시정요구 증가는 은둔자가 증가한 코로나 시기와 일치한다. 홍석준 의원이 힘써야 할 것은 애꿎은 사이트 규제와 표현의 억압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의 극단적 정서와 행동이다.
7. 홍석준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은 과거 군사정권에서 각 언론사마다 기관원을 보내, 인쇄하기 전의 모든 기사를 사전에 검열하고 군사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내보내도록 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정녕 이 나라를 검열이 난무하던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발상인가?
8. 디시인사이드는 왼쪽으로 기울어진 사막 같은 대한민국 인터넷 공간에서 보수의 오아시스 같은 성지로, 그 중심에는 우리 “국내야구 갤러리”가 버티고 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는 홍석준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시민들에게는 샘물 같은 공간이기에 더욱더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엄혹한 좌파정권 시절에서도 무분별한 선동에 맞서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가 바로 표현의 자유라는 사실은 홍석준 의원은 아는가? 모르는가?
들어라, 국민의 힘과 홍석준 의원!
우리 “국내야구 갤러리”는 강력하게 경고한다. 더이상 우리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면 하루 300만 명의 갤러리 이용자를 비롯, 타 커뮤니티와 연대하여 총선을 앞두고 시민혁명에 준하는 강도 높은 투쟁을 통해 국민의 힘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자유의 가치를 무시했던 폭압 정권의 말로는 역사가 증명한다. 결코 허언으로 끝날 일은 없을 것이다.
2023년 9월 6일
-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이용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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