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위의 과정을 거치고 병입을 한 다음 일정 기간 보존하다가 물량을 조금씩 푼다.

여기서 여자를 와인이라 부르는 이유를 대부분 숙성과정때문인걸로 알고있는데, 보통은 나이가 들어가는걸 숙성에 비교하고, 자신을 숙성되면서 가치를 올리는 와인에 비유하는것이다.

그러나 이건 개소리다.

와인의 가치는 숙성이 아니라, 한정된 물량과 철두철미한 보존에서 온다.

숙성은 와인의 기본적인 가치, 상품성을 위한것이고 가치와 연동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후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식초가 될수도, 비싼값을 주고도 살수없는 희귀한 와인이 된다.

와인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정도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킨다.

이걸 여자에 비유하면,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빠르게 취업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거나, 혹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준비를 통해 보다 높은곳으로 올라가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것이라 말할수 있다.

그리고 이 다음이 매우 중요하다!

숙성이 끝난 와인은 병입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것은 숙성이 끝난 와인이 추가적인 발효(과발효)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그와 동시에 잡균이나 산소가 들어가면서 와인이 망가지는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것을 여자와 비교하자면 처녀성이라 말할 수 있다.

코르크가 싸구려거나, 뚜껑을 한번 딴 와인은 그순간부터 열화가 시작된다.

잡균이 들어가서 완전히 상해버리거나, 산소가 유입되어 산화가 진행되거나, 혹은 과발효가 진행되어 시큼해지고 떫어지는것이다.

이런 와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것이 아니라 가치가 수직하락하기 시작한다.

이런 관점에 여자는 정말 와인이라 부를만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이 굉장히 고급진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유럽같은 외국만 나가도 와인은 평범한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막노동하는 아재나 갈법한 싸구려 펍에서 싸구려 와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지인의 소개가 없다면 출입조차 불가능한 와이너리에서 막 병입한 고급 와인을 가장 맛있는 타이밍에 먹을 수도 있으며, 한번 방문하는데 눈이 돌아갈만한 돈을 지불해야하는 고오급 바에서 적절하게 보존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개봉된 고오급 와인을 맛볼수도 있는것이다.

와인은 그야말로 각 계층에서,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만인의 술인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잡균에 오염되고, 시간이 지나 변질되서 식초가 되버린 걸 와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스스로를 와인이라 생각하기전에, 자신이 진짜 와인이 맞는지부터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