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운수 좋은 날,1924(도입부)모바일에서 작성

야갤러(39.122) 2023.09.29 02:02:38
조회 103 추천 0 댓글 2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 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 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 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하여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가, 마 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장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 ---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하지 않은 일이었 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김첨지는 십 전짜리 백 통화 서 푼, 또는 다섯 푼이 찰깍하고 손바닥에 떨어질 제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더구나 이날 이때에 이 팔십 전이라는 돈이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 다. 컬컬한 목에 모주 한 잔도 적실 수 있거니와, 그보다도 앓는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도 사다줄 수 있음이다.
그의 아내가 기침으로 쿨룩거리기는 벌써 달포가 넘었다. 조밥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약 한 첩 써본 일이 없다. 구태여 쓰려면 못쓸 바도 아니로되, 그는 병이란 놈에게 약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는 자기의 신조(信條) 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의사에게 보인 적이 없으니 무슨 병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반듯이 누워 가지고 일어나기는커녕 새로 모로도 못 눕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병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조밥을 먹고 체한 때문이다. 그때도 김첨지가 오래간만에 돈을 얻어서 좁쌀 한 되와 십 전 짜리 나무 한 단을 사다 주었 더니 김첨지의 말에 의하면, 오라질년이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남비에 대고 끓였 다. 마음은 급하고 불길은 닿지 않아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 오라질년이 숟가락은 고만두고 손으로 움켜서 두 뺨에 주먹덩이 같은 혹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처박질하더니만 그날 저녁부터 가슴이 땅긴다, 배가 켕긴다 하고 눈을 홉뜨고 지랄 을 하였다. 그때 김첨지는 열화와 같이 성을 내며,
“에이, 오라질년, 조랑복은 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하고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 홉뜬 눈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이슬이 맺히 었다. 김첨지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였다.
환자가 그러고도 먹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 다고 남편을 졸랐다.
“이런 오라질 년! 조밥도 못 먹는 년이 설렁탕은. 또 처먹고 지랄병을 하게.”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못 사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인제 설렁탕을 사 줄 수도 있다. 앓는 어미 곁에서 배고파 보채는 개똥이(세살먹이) 에게 죽을 사줄 수도 있다. ---팔십 전을 손에 쥔 김첨지의 마음은 푼푼하였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땀과 빗물이 섞여 흐르는 목덜미를 기 름 주머니가 다 된 왜목 수건으로 닦으며, 그 학교 문을 돌아 나올 때였다. 뒤에서 “인력거!”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입금 전,후 관리에 따라 외모 갭이 큰 스타는? 운영자 25/01/20 - -
9471306 낙지야 너는 요즘 뭐하니? 디씨에서 애미애비 욕하는데요? ㅇㅇ(118.235) 23.09.29 20 0
9471305 지금 틀딱세대 죽으면 제사문화 사라질듯 ㅇㅇ(61.42) 23.09.29 78 0
9471304 흙명절특) 이새끼 무조건 있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107 0
9471301 제삿상 깽판치는 백수장인 [1] 야갤러(223.39) 23.09.29 96 0
9471300 오랜만에 움짤쩌왔어유~ [1] ㅇㅇ(175.116) 23.09.29 88 1
9471299 낙지가 친척이라 안볼수도 없고 무슨 죄야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18.235) 23.09.29 20 0
9471298 [속보] 김성욱(43세 백수) '이재명은 무죄다' 폭탄 발언 ㅇㅇ(121.145) 23.09.29 57 0
9471297 비엣남 가고싶다 [1] 샤키와근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76 0
9471296 와 존나 예쁘노 ㅇㅇ(175.116) 23.09.29 173 0
9471295 흑인 ㅇㅇ(223.38) 23.09.29 88 0
9471294 뉴진스 다음 사인회 언제냐? [1] ㅇㅇ(223.39) 23.09.29 73 0
9471292 30대틀딱인데 옷 어디서 사야하누? [4] ㅇㅇ(39.112) 23.09.29 106 0
9471291 ✅ 흙특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3.39) 23.09.29 45 0
9471290 낙지한테 안부 묻는 친척들은 비위도 좋네ㅋㅋㅋ ㅇㅇ(118.235) 23.09.29 22 0
9471288 흙명절특)갈비찜 3젓가락째 먹을때 애비가 쿠사리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52 0
9471287 외갓집왜가? ㅇㅇ(223.38) 23.09.29 25 0
9471286 추석날 이모 외숙모랑 있는 집안은 뭔 근본없는 집안임? [4] 야갤러(106.101) 23.09.29 68 0
9471284 사촌누나 자는 모습 ㅇㅇ(218.50) 23.09.29 750 9
9471283 비상 ㅇㅇ(118.235) 23.09.29 107 1
9471282 니미 씨발새끼들아 안봐 그냥 성묘갈란다 [3] ㅇㅇ(185.104) 23.09.29 84 1
9471280 이거 귀여우면 개추 야갤러(116.47) 23.09.29 108 0
9471278 흙명절특)앞접시달라하면 그냥 떠먹지 호들갑이냐고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50 0
9471277 장원영 vs 안유진 ......jpg [3] ㅇㅇ(1.218) 23.09.29 201 0
9471274 자유주의 vs 공산주의 [1] 야갤러(122.43) 23.09.29 68 0
9471272 아니 씹새끼들아 사촌눈나 보여달라고 [2] ㅇㅇ(223.39) 23.09.29 175 0
9471271 비상 [1] ㅇㅇ(118.235) 23.09.29 115 1
9471270 민지 .. [2] ㅇㅇ(119.66) 23.09.29 270 5
9471269 오늘 보름달 보고 소원빌면 이뤄지려나 [6] 돌콩수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59 0
9471266 재밌는 야동이나 사이트 추천점 야갤러(51.19) 23.09.29 256 0
9471264 근데 ㄹㅇ진짜 있는 집들은 명절에 죄다 해외여행가더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72 2
9471263 나방금 똥 구수하게 쌌는데 작은이모 화장실에 바로들어감 [1] ㅇㅇ(223.38) 23.09.29 101 0
9471262 샷샤리 불렀다요 [1] 샤키와근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52 0
9471261 흙집구석특) 냄비에 다같이 숟가락 넣고 쳐먹음 [1] 야갤러(223.38) 23.09.29 70 0
9471259 데블스 플랜 봐야지~ 야갤러(59.11) 23.09.29 66 0
9471258 사칠아.. 좋지.. ㅇㅇ(223.62) 23.09.29 81 0
9471256 보겸 왜 게이됐냐 [2] ㅇㅇ(223.39) 23.09.29 253 1
9471255 실시간)사촌누나 속옷만 입혔다.. [1] ㅇㅇ(211.235) 23.09.29 434 0
9471253 근친 ㅇㅇ(223.38) 23.09.29 166 0
9471249 흙명절특)막내이모 < 돌싱이라 친척들이 호시탐탐 노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109 1
9471247 이런 사람이 너네 주위에 있으면 어떨 거 같음? 샤키와근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97 0
9471246 공시생 사촌누나랑 나랑 둘은 시골 안감 [1] 야갤러(106.101) 23.09.29 103 1
9471244 배운 집안들 지금 다 해외여행 갔잖아ㅋㅋㅋㅋㅋㅋ [1] ㅇㅇ(117.111) 23.09.29 72 1
9471243 이서야 [3] ㅇㅇ(119.66) 23.09.29 159 0
9471240 난 아직도 가끔 이걸로 해결함 [4] ㅇㅇ(42.28) 23.09.29 129 2
9471237 아이돌 친척들 ㅈㄴ 부럽네 시발 ㅡㅡ 야갤러(118.235) 23.09.29 73 0
9471234 흙명절특) 울애비 < 막내이모 궁디 뚫어져라 노려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69 0
9471233 NASA 선생님 인스타 숙제 올라왔다~ 야갤러(59.11) 23.09.29 69 0
9471232 보추랑 야스하고싶다 야갤러(175.124) 23.09.29 77 0
9471231 대한민국 명절 ㄹㅇ좆미개하노 ㅇㅇ(1.237) 23.09.29 44 0
9471230 왼쪽 개추 오른쪽 비추...jpg [1] ㅇㅇ(223.39) 23.09.29 396 25
뉴스 '히든아이', 치매 노모 폭행한 패륜남의 충격적 실태 폭로 디시트렌드 01.1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