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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찐녀랑4

판다가짱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02 09:05:49
조회 141 추천 0 댓글 1

어제 자기가 했던 말을 잊으라는거임. 오전에 일찐녀 핸드폰으로 전화했는데 일찐녀가 전화를 안받아서 집에 전화를 해봤는데 아침에 등교했다는거임;; 담임쌤 한숨 겁나게 쉼. 미안하다는듯이 나를 쳐다봄. 작심삼일도 아니고 전학 온 다음 날 바로 이런 꼬라지인거보면 의지가 없는것 같다고 괜히 자기가 어제 나한테 그런 부탁을해서 신경쓰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거임.


너무 깔끔하고 확신하고 단언하듯이 이야기해서 그 말을 반박하거나 비집고 들어갈만한 생각을 할 수 없었음. 나는 알겠다는 말을하고 교무실을 나왔음.


그때까지만해도 일찐녀가 무슨 이유가 있어서 학교를 못나왔겠지 했었는데, 담임쌤의 이야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병신처럼 느껴졌음. 화가 치밀어 올랐음. 내가 그렇게까지 신경썼는데 하며 혼자 씩씩거렸음. 수업시간 틈틈이 만들었던 요약집 쓰레기통에 버렸음. 일찐녀 줄려고 챙긴 중1, 중2 수학 기본서도 버렸음. 혼자 겁나 열폭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보니까 별것도 아닌 일인데 너무 열폭했음 중3+찐따.....ㅠ)


집에왔음. 엄마랑 아빠는 일땜시 늦게 들어온다했음. 동생들은 학원가거나 도서관에 갔음. 혼자 라면 먹는데 집에 혼자라 그런지 조용하기도 하고, 부엌 형광등이 나갈라고 깜빡거려서 그런지 그때까지도 기분이 안좋은 상태였음. 밥 먹고 침대에 누웠음. 나도 기말고사 공부해야했는데 도저히 공부할 기분이 아니었음ㅜㅜ 괜히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 일찐녀가 보낸 사진도 여러번 본 것 같음. 머리 속에 일찐녀 생각 밖에 없었던 것같음.


밥을 먹으면 똥이 마려운건 당연한거임. 난 아직도 분명히 기억함. 똥 싸고 방에 들어와서 또 일진녀 사진보려고 핸드폰 봤는데 부재중 전화 떠있음. 일찐녀임. 심박수 200까지 올라갔음. 내 인생 가족제외 여자한테 전화온거 1,2번째다 일찐녀임. 평상시의 나였으면 부재중 찍혔다고 전화 못함. 근데 배신감 + 내가 가르쳐봤던 입장 + 급발진 이 세박자가 맞아 떨어져서 전화 걸었음ㅋㅋㅋㅋㅋㅋㅋ 신호음 들리는데 심장 쿵광거리는데 내심 일찐녀가 안받았으면하는 마음도 들었음. 근데 받음ㅋ


무슨 말 할지 생각을 안해놨음. 또 병신처럼 어버버 어버버거림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뭐라 뭐라 이상한 소리 했던거 같은데 일찐녀가 내 말 짤랐음.


" 집이냐?"

"으응, 집......."

"가족들은?"

"ㅇㅓ어? 어...... 혼자있는데..."


내 말 끝나자마자 바로 우리 집 초인종 울렸음. 나는 이미 일찐녀랑 통화하느라 멘탈이 깨진 상태였음. 인터폰 보러감. 누구냐고 물어볼려했음. 근데 핸드폰 너머로 일찐녀의 목소리가 들렸음. 문 열어.


뭐에 홀렸는지 정신을 논건지 저항없이 문을 열어줬음. 일찐녀가 문 앞에 서 있었음. 일찐녀는 내가 들어오라는 말도 안했는데 우리 집에 자연스럽게 들어왔음. 이 년 너무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가더니 식탁 의자에 앉았음ㅋㅋㅋㅋㅋㅋ. 아까 먹은 라면 냄새가 덜 빠졌는지 라면 냄새 맛있겠다고 자기도 라면 먹고 싶다고함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괜히 자존심 상해서 일찐녀한테 너가 끓여먹어했는데 내가 끓여주는 라면 먹고싶다고함.


그 말에 나는 라면 끓여줌.....병신같이......ㅋㅋㅋㅋㅋㅋㅋㅋ


라면 물 올리고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음.

최대한 티 안나게 일찐녀를 힐끔힐끔 쳐다봤음. 일찐녀는 의자에 기대 앉아 핸드폰 문자만 정신없이 치고있었음. 계속 조심스럽게 일찐녀를 챠다보는데 그제야 나는 이상함을 깨달았음.


일찐녀는 어제 나와 헤어졌을 때 입고 있었던 '전에 다니던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었음.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음. '집에 전화했더니 등교했다.' 분명히 그렇게 들었었음. 뭔가 위화감? 그런 감정을 그때부터 느끼기 시작했던거같음.


일찐녀가 화장실 어디있냐고 물었음. 부엌 옆 화장실을 가르키니 일어나서 화장실에 들어갔음. 일찐녀가 내 앞을 지나가는 그 찰나에 일찐녀의 체취가 느껴졌음. 퀘퀘한 땀냄새. 잠깐 땀흘린다고 느껴지는 종류의 땀냄새가 아니라 안씻어야 나는 군내 느낌의 땀냄새였음(뭔지 알지?)


라면을 다 끓였는데 일찐녀는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음. 큰거인가? 싶었는데 샤워 호스로 물트는 소리가 들렸음. 설마했음. 한참 시간이 지나고, 라면은 팅팅 불다 못해 국물이 아예 사라지는 지경에 이르렀음. 그제야 일찐녀가 화장실에서 나왔음. 머리카락이 흠뻑 젖어있었고 얼굴과 팔 다리가 촉촉해져있었음. 더워서 세수하고 머리만 조금 감았다고 말하는데, 일찐녀의 몸에서 좀전까지 풍기던 땀냄새는 사라지고 익숙한 바디워시 냄새가났음. 누가봐도 샤워한거였음;; 뭔가 심각한 일이 있는거라는 직감이 들었음. 아까까지있었던 배신, 분노의 감정이 사라졌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봄. 일찐녀도 나를 쳐다봄.


씨발년이 라면 불었다고 다시 끓여달라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같은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는 그걸 또 다시 끓여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라면 끓여줬음. 일찐녀 존나 맛있게 먹음. 혹시나하는 마음에 두 개 끓였는데 처음에는 왜 두 개나 끓였냐며 자기가 돼지처럼 타박하던 년이 야무지게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대로 전 날 부터 쫄쫄 굶은것같았음.


일찐녀가 가족들 언제 오냐고 물어봤음. 9시쯤에나 하나 둘 들어온다고 말했음. 2시간 정도 시간 여유 있었던것 같음. 일찐녀 방구경 시켜달라고함;;; 살면서 가족 외 다른 여자가 내 방 들어온거 처음이었음;;; 심박 수 다시 200 넘어감. 그나마 다행인게 이틀 전에 엄마한테 청소하라고 잔소리 심하게 들어서 깨끗한 상태였음(이게 왜 다행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찐녀 내 방 입성함. 근데 대충 둘러보더니 내 침대에 누움. 나 존나 당황함. 앉은게 아니라 누운거임. 일찐녀 자기 피곤하니까 8시 반에 깨워달라고함. 그리고 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멘붕옴. 내 방 침대에 어제 전학 온, 오늘 학교에 나오지 않은 일찐녀가 자고 있는 이 상황을 내 사고가 따라가지 못했음.


일찐녀 자는 와중에 핸드폰이 계속 울렸음. 처음에는 뭐지? 했는데 남의 폰 만지는거 비매너라 생각하고 가만히 나뒀음. 근데 계속 울리는거임. 과장 조금 보태서 30분 내내 울리는겨. 처음에 울렸을때 일찐녀한테 말했더니 일찐녀가 그냥 둬 이래서 가만히 냅뒀는데 솔직히 궁금한거임.


일찐녀 확실히 자는거 확인한 뒤 몰래 일찐녀 폰을 봤음. 엄청나게 찍힌 부제중 전화와 함께, 누군가 보낸 문자 내용을 확인했는데 순간 너무 놀라호흡이 꼬여버려 헉 소리가 무의식중에 나왔음.








일찐녀랑3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sul&no=5000

 



일찐녀랑2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sul&no=4996

 



일찐녀랑1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sul&no=499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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