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아버지가 전형적인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남이 평가하는 자신을 중요시 하기에 타인 앞에서 가족을 깎아 내리는 것 조차 서슴치 않는 사람이다

그 희생자는 상당수가 어머니였고 때로는 나와 동생이었다

내가 중학생 때 학원 국어강사와 크게 타퉜던 적이 있다

결국 원장과 면담을 하게 되었고 사과하고 끝내라는 이야기가 되었는데 평소같으면 사과하고 넘어갔겠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었다고 생각했기에 이야기는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내가 학원을 그만두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그리고 그 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아버지께 맞았다

매를 맞거나 욕을 먹는건 익숙한 일이기에 아무렇지 않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매를 휘둘렀다는 점이다

당연히 학원으로부터 어느정도 내용은 들었겠지만 이쪽과 분쟁이 있은 후이기에 세부 내용에서 빠지거나 축소된 내용이 있을 것이고 그걸 감안해 나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비교 후 행동을 취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기대는 무너졌고 나는 깨달았다

이 사람은 내가 잘못된 길로 가는걸 바로잡기 위해 매를 휘두르는게 아니라 내 행동으로 인해 본인의 외부평가가 흠집을 입었기에 매를 휘두르는구나

그렇다면 내 행동의 정당성을 따질 이유가 없고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도 말이 되는구나

어머니는 휴대폰을 잘 못다루시기에 때때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신다

1년쯤 전 도와드리는 과정에서 최근 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내용은 근무처 업무에 관한 내용인데 저장된 이름이 자기 였다

누가 봐도 바람이었지만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다

아버지는 바람핀 사실을 알았다고 한들 외부 시선이 두려워 그대로 살 것을 알았기에

내 주위 환경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