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효과' 김승현 몸달았네   [굿데이 2003-01-10 10:45]   '몸 달았네.' 에로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얘기가 아니다. 프로농구 대구 동양의 주전 포인트가드 김승현(25·178㎝·사진)과 파워포워드 박훈근(29·196㎝)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달 각각 손가락과 장딴지를 다쳐 부상자명단에 오른 김승현과 박훈근이 자신들을 대신해 출전한 식스맨들의 걸출한 활약으로 인해 바짝 달아올랐다. 이 때문에 김승현은 코트 복귀를 서둘렀고, 박훈근도 예상보다 일찍 훈련에 합류했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54경기 동안 1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매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소화해 냈던 김승현은 지난달 21일 코리아텐더전에서 왼손가락을 다쳐 3주가량 결장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승현이 출전을 강력히 희망, 부상 이후 보름 만인 지난 4일 삼성전에 복귀했다. 김승현이 이처럼 서두른 이유는 루키 박지현 때문. 김승현을 대신해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선 박지현은 침착하고 안정감 있는 경기운영으로 팀의 5연승을 주도, '김승현과 견줄 만한 신인 포인트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현이에게 라이벌 의식 같은 것은 없다. 지현이가 잘 뛰니까 좋다"고 말하던 김승현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복귀한 뒤에도 박지현과 20분가량을 나눠 출전하면서 김승현의 '갈증'은 더욱 커졌다. 박지현과 교체돼 벤치에 앉아 있는 일은 김승현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9일 LG전에서도 박지현이 선발로 나서자 김승현은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2쿼터에 투입된 김승현은 원숙하고 감각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였고, 이후 교체되지 않은 채 모처럼 30분을 뛰며 그간의 갈증을 풀었다. 여전히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지 못하고 있는 박훈근도 애가 타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를 대신해 선발로 출전하고 있는 박재일이 매경기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빠른 발을 이용한 공격으로 주전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훈근은 지난달 15일 SK 빅스전에서 오른쪽 장딴지 부상을 입어 '한달 이상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훈련을 속개, 빠른 복귀를 노리고 있다. 대구〓박지은 기자 jeenie@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