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강인식] 농구스타 김승현(오리온스)은 시즌이 아닐 때는 주로 낚시를 즐긴다. 입질이 왔을 때의 그 짜릿함과 잡아챘을 때의 쾌감 때문에 자주 찾게 된다고 한다. "제가 원하는 어시스트.슈팅이 딱 들어맞았을 때의 느낌이에요." 물고기를 낚아 올렸을 때의 기분을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가 자주 찾는 낚시터는 충북 보은의 작은 소류지들. 이곳을 가리켜 김승현은 "숨겨 놓고 싶은 보물 같은 장소죠"라는 말로 친근감을 나타냈다. 다른 사람들처럼 김승현도 낚시에서 기다림을 배운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모비스전에서 발바닥을 다친 김승현은 열흘 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소속팀은 1승3패를 기록했다. 김승현이 잠시 뛴 LG전만 이겼다. 김승현이 제대로 뛴 9일 SK전에선 대승했다. 부상이 그의 존재를 빛나게 했다. 팀 성적이 부진했을 때 성치 않은 몸이지만 코트에 나서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그러나 낚시하면서 배운 대로 기다리며 몸을 추스르는 데 전력했다. 그리고 부상을 털어내고 화려하게 코트를 수놓았다. 김승현은 화려한 선수다. 어깨를 장식한 문신과 현란한 몸놀림, 의표를 찌르는 플레이. 그러나 김승현은 조용하다. 말을 아끼는 편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은 피하려고 해요. 그냥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벌써부터 걱정이란다. 대구=강인식 기자 kangis@joongang.co.kr -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