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서 배운 농구의 최고 레벨은

내가 왼쪽으로만 가는데 왼쪽을 뚫어야되고

내가 손을 들고 있는데 이 수비자가 내가 슛을 쏘는 걸 아는데 못 막아야 돼요."

이대성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의 선수가 하는 행동과,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행동을 착각한다는 것임.

이대성이 정말 압도적인 최고의 선수라면 좀 멋대로 굴 수도 있겠지. 그런 제멋대로의 행동을 감수할만한 퍼포먼스를 팀에게 제공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NBA의 MVP급 플레이어들은 팀을 사유화에 가까울 정도로 지배할 수 있는 것이고(그게 괜찮다는 얘기는 아님. 그게 용서받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있다는 것.)

그런데 이대성은 그런 선수가 아님.   

이대성급의 선수라면 팀을 살리기 위한 플레이를 해야 함. 최대한 확률을 높이면서 외국인들을 살리거나, 팀 전체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플레이가 이대성의 임무임. 이런 플레이를 반복하며 팀이 강해지고 이긴다면 그것이 이대성에게 최고의 플레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위의 인터뷰를 보면, 이대성은 팀에게 필요한 플레이가 이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음. 상대가 막으면 노마크인 선수에게 공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막으니까 더 달려들어야 한다는 괴상한 플레이관을 가지고 있음. 

위의 인터뷰에서 드러나는 이대성의 농구관은 리그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만 허용되는 것임. 정말 조던처럼 상대가 뭘 어쩌든 막을 수 없는 플레이어라면 그래도 되겠지. 

그런데 이대성이 저러면 어떡하냐? 슬램덩크로 치면 윤대협도 변덕규도 아니고 황태산이 능남이야 지건 말건 난 무조건 돌파해서 강백호에게 인유어페이스를 먹여주는데만 몰두하는 셈인데. 이런 선수가 주축인 팀이 과연 강해질 수 있겠냐? 이대성에게 더 큰 권한이 주어질수록 그 팀이 약해졌는지 강해졌는지를 돌아보면, 이대성의 역할을 철저하게 지정한 팀들이 성공했었음. 주어진 역할을 해낼 실력은 충분한 선수였으니까.

그러고보니 이대성은 포인트가드 보겠다고 그렇게 아우성이었는데, 이대성이 생각하는 포인트가드는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그냥 공 오래 잡을 수 있으니까 자기 맘대로 굴기 편한 플레이어가 아닌가 싶다. 

어찌보면 이번 사태도 이대성의 위와 같은 농구관과 연결된 것도 같다.

주위의 상황이야 어쨌든, 자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