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전창진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심판에게 강경하게 항의하는 것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고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에게 "아니~ 이 사람들아~"하며 질책을 하는 모습에서   타감독의 그것과는 다른 묘한 절실함이 느껴진다.   전창진은 성실한 사람이다. 또 우직하다. 달리 말하면 기교가 없고 고지식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신선우는 냉철하다. 신선우가 경기 전 70%의 준비와 30%의 임기응변으로 경기를 임한다면   전창진은 경기 전 90%의 준비, 임기응변은 10%에 불과하다.   작전타임을 봐도 전창진은 타팀에 대응한 즉흥적인 리액션이라기 보다는 이미 그 전에 연습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그 내막은 알 수 없으나 그렇게 보인다.)   따라서 전창진은 상대에 휘들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리듬을 가능한 느리게하고   철옹성같은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친다. 가능한 예측 못한 변수를 줄여가는 농구를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우승 두 번, 준우승 한번을 이루었기에 나는 그의 안정적인 팀운영을 좋아한다.   난 그가 무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어느 누가 자신의 감독 생명을 내걸고 잘하고 있는 용병교체를 할 수가 있겠는가   물론 결과는 우승이었다. 그러나 그레이로 계속 갔어도 우승을 하지 못하리란 단언 또한 할 수 없다.   다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파이널을 대비해 용단을 내린 그 능동성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팀워크가 얼추 맞아들어가며 스토리의 위력이 배가 된 것도 사실이다.   1라운드는 김승기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좋을 성적을 거두었으나   지난 전랜전을 보면서 불길한 징후를 읽을 수 있었고, 2라운드에서는 5승 4패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보다 더 깊이 전창진도 그 징후를 느꼈을 것이다. 김승기가 빠졌을 때의 그 어이없는 경기   력을.....아마도 동부호의 침몰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많을 준비를 했었겠지.   그러나 실패했다.   지난 케티앤지와 케시시전을 보면 동부가 못하고 상대가 잘해서 진 수준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멸이었고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과거에도 확인했듯이 전창진은 지는 경기는 과감히 버리는 감독이다.   운으로라도 한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즌전체를 생각하고 파이널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전창진이다.   전창진의 스타일을 아는 사람은 어제 경기 후 인터뷰를 보고   감독의 단순한 선수탓으로만 몰아 부칠 수 없을 것이다.   "이기고 싶지 않았다." 난 전감독의 이 한 마디를 주목한다.   수비의 농구, 경기 전 철전한 준비의 농구가 무너지고 있다.   요약하면 동부라는 팀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2라운드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고 오히려 동부라는 팀의 문제점이 시즌 조기에 부각되어서   다행이라고 본다.   쉽지 않겠지만 전감독이라면 팀을 재정비해 다시 한 번 파이널로 팀을 이끌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