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가 쪽이 기독교를 믿음. 특히 작은 외삼촌 네는 독실함.

울 엄마도 나 어릴 적에 교회 사람들이 직접 우리집으로 와서 기도하고 그랬음.

근데 친가 쪽은 전통적으로 제사 지내는 집안.

아부지가 기독교라면 치를 떨며 싫어하시는 유교탈레반이심. 패드립 같지만 가장 정확한 표현임.

엄마 앞에서 성경책 북북 찢으면서 교회 다니지 말라고 싸우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남.

제사 지내는 집안에서 제사 음식 안 만들고 제사 안 모신다고 할까봐 그러신 거 같은데 아직도 이 장면 생각하면 너무하셨다는 생각이 듦.

지금 생각하면 이혼각인데 엄마 인내심이 극상타취인 듯.

지금은 엄마 교회 다니시고 아부지도 좀 유해지셔서 별 문제 없이 지냄.

엄마가 제사 잘 지내고, 광신적으로 매달려 있는 거 아니고, 종교 강요 안 하고, 그 동안 집안에 별의별 일이 다 있어서 종교에 기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듯. 

사실 딱히 말릴 이유가 없는 듯. 종교의 순기능이랄까.

2. 처음 교회 가본 게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서울에 있는 큰 교회였음.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해서 갔더니 무슨 총동원주일인가? 암튼 크게 행사 같은 걸 하는 것 같았음.

설교 듣고 기도하고 노래 부르고 뭐하고 하는데 뭐 여기까진 그러려니 했음.

근데 막판에 교회에 안 나와서 기도를 안 드리면 이렇게 된다고 하더니 내 나이 또래 혹은 고등학생 정도로 되보이는 애들이 우루루 앞으로 나감.

그러더니 목사가 애들 머리에 손을 올리면서 뭐라고 블라블라 하더니 갑자기 애들 머리를 뒤로 제끼듯이 밀면서 "악마야 가라, 가!" 라고 소리지름.

애들 울면서 뒤로 넘어감.

멘탈붕괴

난 그 이후로 교회 안 감.

3. 리처드 도킨슨의 <만들어진 신>을 읽었음.

여러가지 이유로 신이나 종교라는 건 인간이 심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 거라는 내용인데, 특히 기독교에 대해 무참히 까는 내용임.

특히 재미 있었던 구절 중 하나가 예수가 만약 십자가가 아닌 전기의자에서 감전사 당했더라면 지금쯤 기독교 심볼은 십자가가 아닌 전기의자였을 거라는 내용이었음.

극공감.

되게 두꺼운 책인데 딱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내게 신이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다면 나는 신을 믿겠다. 근데 없잖아? 안 될 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