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요 ㅈㅅ

내가 삼십년쯤 살아오면서 신기할 정도로 기변병/장비병이 없는 사람이었음.

먹고 사는 직업에 쓰는 장비에도 기변병이 없음.

일할때 무조건 '호환성 좋고(어디서나 구할수 있고 카피품 많은) 싸고 좋은 장비'를 좋아함.

마트에서 파는 일반인용 장비가 만원쯤 하고 샵의 전문가용 고급장비가 30만원쯤 한다치면 난 그냥 5-10만원대가 제일 좋음.

어차피 장비는 다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삼십만원짜리 쓰나 십만원짜리 쓰나 어차피 결국 쓰다보면 망가지고 버릴건데 비싼거 사서 뭐해.

걍 퀄리티 괜찮으면서 어디서나 구하기 쉽고 카피제품도 많은 중저가 많이 굴려서 익숙해지는게 낫지.

취미생활에 돈쓰는 것도 비슷한 마음가짐이었음.

어차피 취미라는 것도 뭘 '잘 하는 재미'보다는 취미에 '익숙해지는 재미'를 더 느끼는 사람이라

그냥 중저가 입문용 중에 명품 소리듣는거 사서 막 쓰고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고장냄)

그리고 수명 다되면 같은 물건 사서 익숙해지고. 

그러다 지겨우면 비슷한 물건 사서 어 이건 이런 특징이 있군 저건 저렇군 이런 재미로 취미를 즐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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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런 마음가짐으로 화석 스티드600을 산지 보름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면허 따고 첫 바이크. 그냥 한 일이년 연습삼아 열심히 굴리고 퍼지면 박스 뜯어야지 하는 마음가짐..

그렇게 적산거리 300킬로.

데일리 바이크라기보다는 레저바이크로 타고다니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행풍이 신경쓰임. 윈드실드를 달아야 하나. 아오 이건 왜 쉴드도 카울도 없어 하는 생각이 듬.

어느 순간부터 느리다고 느껴짐. 자료보면 스티드 신차 탑기어 풀스로틀 땡겨도 130 나올까말까던데 화석은 어떻겠음까..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이걸 일이년을 어떻게 타고다녀. 돈 되는대로 리터급 크루저 질러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키작고 쫄보라 레플리카는 무리데스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이 장비에 대한 욕구...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