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에 대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는거 같아서 써봄.
이론상 ABS가 있는 차는 풀브레이킹 시에 논ABS보다 제동거리가 길다. 하지만 이론상 제동거리는 풀브레이킹을 했다는 가정하에 나오는 말이기 때문에 실제 공도에서는 ABS가 있는 편이 심적으로 안심하고 브레이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논ABS보다 제동거리가 짧게 나옴.
현재 시판되는 ABS는 실제로 바퀴가 "잠겨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앞바퀴와 뒷바퀴의 회전수가 일정수준 이상 차이가 나면 브레이크 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인위적으로 브레이크를 해제 해버림.
이건 앞/뒷바퀴의 회전수의 차이를 통해 핸들락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ABS의 구조적인 한계로인한 문제로, 아무리 ABS감도를 낮춘다고 해도 결코 해결되지 않는 문제임. 실제로 락이 걸리기 직전에 릴리즈가 되는 경우는 정말 위험한 케이스니까 미리미리 안전마진을 먹는 효과도 있고.
하지만 이게 레이스에서 왜 쓰이지 않는가?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레이스에서는 풀브레이킹을 해야 하기 때문이거든.
ABS가 있으면 이론상의 풀브레이킹이 불가능함. 왜? 최대한의 브레이킹이 되기 직전에 ABS가 개입해서 브레이크 릴리즈를 해버리거든.
레이스에서 사용하는 테크닉은 많지만 이론상으로는 직선 구간에서 가속 -> 코너 진입 전 클리핑 포인트(선회시작구간)까지 브레이킹을 하면서 감속 + 트레일 효과를 통한 바이크 안정 -> 브레이크 릴리즈를 통한 뱅킹과 선회가 기본이 됨.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건 최대한의 속도로 가속을 했다가 짧은 구간에서 최대한의 브레이킹을 통해 속도를 줄이고, 그 이후에 한 번의 릴리즈를 통해 뱅킹을 해야 하는 점임.
하지만 ABS가 있으면 최대한의 브레이킹 직전에 계속 릴리즈가 발생하면서 라이더가 원하는 클리핑 포인트에 정확히 맞추지 못함.
즉, 풀 브레이킹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 긴 제동구간이 필요하고 이는 곧 랩타임의 손실로 이어짐. 그리고 ABS로 인한 브레이크 릴리즈는 한 번의 릴리즈를 통해 빠른 선회를 해야 하는 바이크 상태에 영향을 미침.
S1000RR을 타는 조항대 선수나 R1M을 타는 임호곤 선수의 경우 전자장비 다른 것들은 다 사용하지만 ABS는 끄고 타는 것 처럼, ABS는 랩타임을 다투는 레이스에서 필요하지 않은 존재임.
애초에 실제 레이스 선수라면 자기 머신의 한계가 어느정도인지 알고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기 때문에 ABS가 필요하지도 않기도 하지만 트랙은 컨디션이 딱 정해져있으니까 더욱 그렇지. (맑은 날이면 노면에 이물질 없고 하이그립 타이어 낑궈져있고, 비오는 날이면 레인 타이어 꽂으니...)
실제로 바이크에 ABS가 달리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이고 각 메이커에서 투어러나 네이키드 모델에 ABS를 달아서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레플리카 타입에는 거의 달리지 않았었음. 물론 여기에는 ABS모듈의 설치에 따른 무게 증가가 제일 큰 원인이긴 했지만, 퓨어 스포츠 지향 레플리카 레이서에 ABS가 어울리지 않았기도 했기 때문임.
최근에 들어서야 안전을 위해 ABS가 달리지만 레플리카 모델은 옵션으로 ABS를 끌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레이스에 대응하고 있음.
공도와 트랙에서의 컨디션은 완전히 상이하고 ABS가 제동거리를 줄여주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왜 레이스에서 ABS가 사용되지 않는지 쉽게 정리가 될 듯.
추가로...
최근에 코너링 ABS라고 불리는 물건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것 역시 레이스에서는 노쓸모인 물건. 코너링 중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면 트레일 효과에 의해 바이크가 직립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바이크는 선회를 하지 못하고 코너에서 직진을 해버림.
많은 경우의 사고가 과속으로 코너 진입했다가 선회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브레이킹을 하다가 바이크가 일어나버리면서 코너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경우에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임.
메이커마다 세부적인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핵심적인 원리는 매우 단순함. 자이로센서가 바이크의 뱅킹각을 검출하여 ECU에 전달하는데, 이 때 일정 속도에서 일정 각도이상 바이크가 기울어져있다면 코너링중이라고 인식을 하고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면 선회 중에 브레이크 락과 관계 없이 계속 ABS를 작동시켜 바이크의 트레일 효과를 최대한으로 억재하면서 뱅크 상태로 감속이 가능하게 해주는 것.
물론 이 역시 레이스에서는 쓸 일이 없는 물건.
하지만 안전장치가 아무리 많아도 타는 새끼가 좆같이 타면 뒤지는건 매 한가지.
그러니까 공도에서 깝치지 말고 얌전히 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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