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토요일 아침, 집에서 출발한 여행이 벌써 10일차를 바라보고 있다

9일동안 7일 비를 맞으며 다녔다

달릴때는 그저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지도 한장만 가지고 떠난다고 패기있게 마음먹었지만 비때문에 지도는 꺼내지도 못하고

네이버 지도만 줄창 쓰고있기는 하다

2차선 이상의 국도는 일부러 피하고 지방도만 찾아다닌다

국도로 쏘면 20분이면 갈 거리를 3시간, 4시간씩 지나간다

할배감성에 물들었는지 최고속도 50키로로 정말 느리게 다닌다



느리면 보인다.

느리면 산이 보이고 물이 보이고 하늘이 보인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다

일반 국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린 지방도만의 매력이 있다


아까 여행적산 2천키로가 넘어갔다

병신같은 머림은 캠체인쪽에서 헠헠펔펔 부숴지는 소리때문에 긴장감이 더해진다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다



지금은 진주 시내에서 지방도를 타고 내려와 시골동네 입구 쉼터에서 몰래 텐트치고 누워있다


바이크 상태가 점점 병신이 되어가는게 느껴져서 걱정이 점점더 커진다

집갈때까지만 무사했으면 좋겟다




내일도 또 비가오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