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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 첫 복싱 세계챔피언 김기수(11)

C&UNI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1.04 16:58:47
조회 176 추천 0 댓글 1

http://www.sports2.co.kr/column/column_view.asp?AID=188884



한국 첫 복싱 세계챔피언 김기수(11)




 
1960년 로마올림픽에 출전한 김기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함께 참가한 선수들과 선수촌으로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아마튜어복싱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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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스포츠도 그렇겠지만 프로복서인 김기수의 경우 자신감을 얻으면 그것이 링 위까지 연장돼 실력 이상의 파이팅을 나타냈다.

가이즈 후미오와의 동양 미들급 타이틀 매치를 앞둔 아침 8시 교통 혼잡이 극에 달한 세계적 대도시 도쿄의 출근 시간대에 계체가 열리는 곳까지 신호 한번 받지 않고 갔다는 기적과 같은 행운을 만난 것이 김기수에겐 커다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스포츠신문들은 가이즈가 어렵지 않게 타이틀을 방어할 것이라며 연일 낙관적 전망 기사를 실었으나 김기수에게는 모두가 헛소리였다.

김기수와 가이즈의 경기는 일본 전역에 TV로 중계됐고 고라쿠엔홀은 관중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드디어 경기 개시의 공이 울렸다.

훅이 강한 상대이기에 유도(誘導) 펀치로 가이즈의 허점을 찾아낸 다음 중반 이후 결정타를 넣어 승패를 가려 보자는 것이 김기수의 전략이었다.

예상했던 작전이 링 위에서 그대로 통한다면 지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미리 짠 작전이란 실전에서는 빗나가게 마련이다.

가이즈는 김기수의 유도 펀치에 말려들지 않았다. 그러나 초반 1, 2라운드를 마치고 김기수는 가이즈의 수비 허점이 복부에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복부에 승부를 걸려면 가이즈의 커버링을 턱에 고정시켜야 한다. 5라운드까지 김기수는 가이즈의 턱에만 펀치를 날렸다.

그때까지 경기에서 김기수는 자신이 앞서고 있다고 여겼다. 실제로 저지(부심)들은 가이즈의 턱에 잇따라 펀치를 넣는 김기수가 약간 유리하다고 봤다.

김기수의 펀치를 막느라 수비에 급급한 가이즈보다 2점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페이퍼에 기입했다. 그러나 경기 장소는 일본이다. 앞서고 있다고 하나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박빙의 리드였다.

6라운드 중반이었다. 가이즈가 앞으로 파고들려는 때를 잡아 김기수가 보디블로는 넣었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가이즈가 김기수 앞에서 낙엽처럼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복부에 치명타를 맞은 가이즈는 일어나려고 무진 애를 쓰는 듯 했다. 캔버스에 글러브를 대고 일어서기는 했다. 그러나 바로 폭삭 쓰러지더니 레퍼리가 ‘텐’까지 카운트하는 동안 미동도 하지 않는다.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어서 김기수도 어안이 벙벙했다. 바라고 바라던 동양 챔피언 타이틀을 6라운드 3분2초 만에 손아귀에 넣은 것이다. 은색 챔피언 벨트가 김기수의 허리에 감겼을 때 그는 여수의 어머니 얼굴을 떠올렸다.

가이즈가 보디블로 한방에 쓰러지리라고는 김기수도 예상치 못했던 일인데 그에게 간접적인 도움을 준 인물은 동양 타이틀을 성사시키는 데에도 힘썼던 재일동포 서순종이었다.

서순종은 가이즈의 대전 필름을 입수해 서울로 보냈고 김기수는 그 필름을 몇 번이나 틀면서 가이즈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서순종은 일본에서 폭력 사건을 일으켜 관헌에게 쫓기자 1966년 6월 마산으로 밀항했다.

김기수가 니노 벤베누티를 물리치고 WBA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을 딴 이튿날 아침 김기수에게 자신이 밀입국한 사실을 알렸다.

김기수는 서순종의 전화를 받고 정부 요로에 밀입국한 은인이 합법적 신분을 갖게 해 달라고 진정했다. 그 결과 서순종은 서울에 정착해 프로모터로 한 세월을 보낼 수 있었다.

외국에 원정해 좋은 성과를 올리면 그 업적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도쿄 한복판에서 가이즈에게 통쾌한 KO승을 거두고 개선하자 김기수는 하루아침에 민족의 영웅이 됐다. 해방 후 외국에 원정해 프로복싱 타이틀을 획득한 첫 번째 선수가 김기수였다.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해외 원정길에 오르는 프로 복서들은 말없이 당시의 국제공항인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장도를 격려하는 사람의 수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기수가 개선하는 날 김포공항은 대혼잡을 이뤘다.

노스웨스트항공편으로 귀국했을 때 공항 로비에서는 수백 명의 팬들이 김기수를 맞았다.

한국권투위원회 간부들과 모교 성북고의 은사들은 “정말 장한 일을 해 냈다”고 그의 어깨와 등을 쓰다듬었고 동양 타이틀 쟁취를 식구들과 함께 기뻐하며 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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